2001다46440 손해배상(기)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피해자의 승낙에 의한 양식장 철거행위의 위법성 유무
- 각서 작성이 불공정 법률행위(민법 제104조)에 해당하는지 여부
- 치어 폐사에 대한 불법행위의 고의·과실 구별
- 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에 대한 상계 허용 여부(민법 제496조)
소송법적 쟁점
- 과실상계 비율 결정의 사실심 전권 여부
- 폐사 치어 수량 및 가격에 관한 사실인정의 채증법칙 위반 여부
2) 사실관계
- 원고는 소외 1로부터 부산 해운대구 소재 토지를 임차하여 △△수산이라는 상호로 광어·우럭 양식장(이하 '이 사건 양식장')을 운영함
- 원고는 소외 3 은행으로부터 1억 5,000만 원을 대출받으면서 소외 1이 연대보증 및 물상담보를 제공하였는데, 원고가 1995. 10. 28. 부도를 내어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게 됨
- 원고는 1996. 2. 28. 소외 1에게 "1996. 5. 15.까지 은행 채무를 변제하지 못할 경우 양식장 시설 및 생물 일체를 철거해도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교부함
- 원고가 약정기한까지 채무를 변제하지 않자, 소외 1은 1996. 5. 20.부터 인부와 포크레인을 동원하여 보온덮개를 걷어내고 수조벽을 파괴하는 등 이 사건 양식장을 철거함
- 철거 과정에서 수조관에 이물질이 들어가고 햇빛에 노출되어 수조관 내 우럭치어 약 240만 마리 및 광어치어 약 10만 마리가 전부 폐사함
- 소외 1은 1998. 2. 21. 사망하였고, 상속인으로 처(피고 1)와 아들(피고 2)이 있음
- 원고 승계참가인들은 원고로부터 소외 1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하여 채권압류 및 전부·추심명령, 채권양도 등을 각 받음
- 피고들은 소외 1이 원고를 위해 부담한 연대보증 및 담보제공으로 취득한 구상금 내지 사전구상금 채권(금 143,554,774원 상당)을 가지고 원고의 손해배상채권(금 44,800,000원)과 상계를 주장함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민법 제104조 | 궁박·경솔·무경험으로 인한 현저히 불공정한 법률행위는 무효 |
| 민법 제496조 | 채무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인 때에는 그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함 |
판례요지
- 불법행위에 있어서 고의의 의미: 고의는 일정한 결과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알면서 감히 이를 행하는 심리상태로서, 객관적으로 위법이라고 평가되는 일정한 결과의 발생이라는 사실의 인식만 있으면 되고, 그것이 위법한 것으로 평가된다는 것까지 인식할 필요는 없음
- 피해자의 승낙과 위법성: 원고가 각서를 통해 자력구제에 의한 철거행위를 승낙하였으므로, 별지 1 순번 1 내지 5 기재 시설물 철거행위는 원고의 승낙 범위 내에 포함되어 위법성 없음
- 철거 시 주의의무: 치어 폐사와 관련하여, 소외 1은 철거에 앞서 원고에게 치어 이전을 촉구하거나 다른 수조관으로 이송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할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채 철거를 단행함으로써 치어를 폐사시킨 불법행위 성립함
- 민법 제496조의 상계 제한: 소외 1은 차양막을 걷어내면 치어들이 폐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각서로 인해 책임이 없다고 믿고 아무런 보존조치 없이 철거를 단행하여 폐사시켰는바, 이는 '결과 발생 사실의 인식'이 있는 고의 불법행위에 해당함. 따라서 피고들(소외 1의 상속인)은 민법 제496조에 의하여 상계로 대항할 수 없음
- 과실상계 비율: 불법행위에서 과실상계 사유의 사실인정 및 비율 결정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임
- 각서의 불공정 법률행위 여부: 원고의 각서 작성이 궁박·경솔·무경험으로 인하여 현저히 공정을 잃은 것이라고 볼 만한 증거가 없어 민법 제104조의 불공정 법률행위에 해당하지 않음
4) 적용 및 결론
쟁점 1: 시설물 철거행위의 위법성 및 각서의 효력
- 법리: 피해자의 승낙이 있으면 그 범위 내의 행위는 위법성이 조각됨; 민법 제104조상 불공정 법률행위는 궁박·경솔·무경험 요건 충족 시에만 무효
- 포섭: 원고가 1996. 2. 28. 소외 1에게 약정기한까지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면 양식장 시설과 생물을 철거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교부하였고, 이를 불공정 법률행위로 볼 만한 궁박·경솔·무경험에 관한 증거가 없음. 따라서 별지 1 순번 1 내지 5의 시설물 철거행위는 원고의 승낙 범위 내에 있어 위법성 없음
- 결론: 시설물 손괴 부분 및 각서 무효 주장 상고이유 모두 기각
쟁점 2: 치어 폐사 손해 인정
- 법리: 사실인정 및 증거취사는 사실심 전권사항으로, 채증법칙 위배가 없는 한 상고심이 개입 불가
- 포섭: 원심은 증거를 종합하여 우럭치어 약 240만 마리(마리당 30원), 광어치어 약 10만 마리(마리당 400원) 폐사를 인정하고 손해액을 금 112,000,000원으로 산정하였으며, 이에 채증법칙 위배가 없음
- 결론: 치어 수량 및 가격에 관한 사실인정 부분 상고이유 기각
쟁점 3: 고의 불법행위 해당 여부 및 민법 제496조 상계 제한 — 파기환송
- 법리: 불법행위에 있어서 고의는 위법한 결과 발생 사실의 인식으로 족하고, 위법성 인식까지는 불요;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에 대하여 채무자는 민법 제496조에 의해 상계로 대항 불가
- 포섭: 소외 1은 차양막을 걷어내면 치어들이 폐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각서가 있어 책임이 없다'고 믿으며 아무런 치어 보존조치 없이 철거를 강행하여 전부 폐사시킴. 이는 결과 발생 사실을 인식하면서 행한 것으로 고의 불법행위에 해당함. 위법성 인식 여부는 고의 인정에 불필요함. 따라서 피고들(소외 1의 상속인)은 민법 제496조에 의해 구상금 채권으로 손해배상채무에 상계 대항 불가
- 결론: 원심이 소외 1의 불법행위를 과실에 의한 것으로 보아 상계를 허용하여 손해배상채권(금 44,800,000원 및 지연손해금)이 소멸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음. 해당 부분 파기환송
참조: 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1다4644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