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다7854 손해배상(의)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혈액원(피고 대한적십자사)의 에이즈 감염 혈액 공급 관련 주의의무(결과회피의무) 위반 여부
- 수혈 전 에이즈 감염 위험에 관한 의사의 설명의무 범위 및 위반 여부
- 혈액원의 공급 혈액에 위험경고 표기의무·일반 대중 홍보의무 존부
- 피고들 각 행위의 공동불법행위 성립 여부
소송법적 쟁점
2) 사실관계
- 원고 1은 1989. 5. 16. 피고 학교법인 ○○중앙학원 산하 △△병원에 입원하여 질식자궁적출술을 시술받음
- 수술 중 출혈로 헤모글로빈·헤마토크리트 수치가 정상 이하로 저하되어 같은 해 5. 20. 피고 대한적십자사로부터 공급받은 농축적혈구 2단위를 수혈받음
- 수혈된 혈액 중 1단위(혈핵관리번호 2)는 같은 해 5. 15. 가두 헌혈행사에서 소외 1로부터 채혈한 것으로, 효소면역측정법 검사 결과 음성(이상 없음)으로 판정되어 공급되었으나 실제로는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 혈액(위음성)이었음
- 같은 해 11. 2. 소외 1이 재헌혈한 혈액이 양성으로 판명되자 역학조사 결과 소외 1이 동성연애자(10여 명과 동성 성접촉)임이 확인되고, 이전 헌혈 혈액이 원고 1에게 수혈된 사실이 밝혀짐
- 같은 해 12. 15. 원고 1의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됨
- 헌혈 당시 소외 1의 신상카드 설문에 에이즈 관련 항목이 전무하였고, 직업·생활관계란이 공란이었으며, 서명란에는 본인 아닌 타인 명의의 서명이 기재되어 있었음
- 피고 대한적십자사는 헌혈 시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무료로 검사해 준다는 홍보 포스터를 배포하여 동성연애자 등 감염 위험군이 헌혈을 에이즈 검사 수단으로 이용하도록 조장한 사실도 있었음
- △△병원 의사들은 수혈 전 원고 1에게 에이즈 감염 위험에 관한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음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혈액관리법 제4조 제2항 제2호 | 혈액원 개설 및 채혈·공급 업무 근거 |
| 혈액관리법 제12조 제1항 | 보건복지부장관의 헌혈 권장 권한 |
| 혈액관리법시행령 제3조 제1·2·3항 | 헌혈 권장 계획 수립·시행, 협력 요청, 공공장소 헌혈행사 협의 의무 |
| 혈액관리법시행규칙 제9조 | 채혈금지 범위 |
| 혈액관리법시행규칙 제11조 | 공혈자 신상카드 작성·비치의무 |
| 민법 제760조 제1항 | 공동불법행위 성립 요건 |
판례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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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원의 주의의무: 혈액원 업무는 전문적 지식을 요하며 수혈자 등의 생명·신체에 직접 영향을 미치므로, 혈액원은 혈액의 순결 보호와 혈액 관리의 적정을 위하여 최선의 조치를 다할 고도의 주의의무를 짐. 구체적 내용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고 의학기술 수준에 맞추어 병원균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에이즈 감염 위험군으로부터의 헌혈 배제 등 예견의무와 결과회피의무임. 위반 여부 판단 시 당시 일반적 의학 수준, 결과 발생 가능성의 정도, 피침해법익의 중대성, 결과회피의무 부담으로 희생되는 이익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함(94다47803 판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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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원 결과회피의무의 한계: 수혈로 인한 에이즈 감염 위험 경고 표기 의무 및 일반 대중 홍보 의무는 혈액원이 아닌 직접 환자에게 수혈하는 의사에게 있음. 혈액원이 공급 혈액에 위험경고 표기를 하지 않았거나 일반 대중에게 홍보하지 않은 것은 결과회피의무 불이행에 해당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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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설명의무: 의사는 응급환자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술·투약 등 인체에 위험을 가하는 의료행위 전에 질병의 증상, 치료방법, 예후, 예상되는 위험과 부작용 등을 당시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한 정도로 설명하여 환자가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가지도록 할 의무가 있음. 위험·부작용이 당해 치료행위에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위험이거나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경우에는 발생가능성이 희소하더라도 설명의 대상이 됨. 설명 없이 의료행위를 한 경우 치료상 과실이 없더라도 환자의 승낙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가 됨(94다3421 판결, 95다56095 판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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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불법행위 불성립: 민법 제760조 제1항의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하려면 각 행위가 독립하여 불법행위의 요건을 갖추고 있으면서 객관적으로 관련되고 공동하여 위법하게 피해자에게 손해를 가한 것으로 인정되어야 함(87다카2723, 96다46903 판결 참조). 각 행위의 결과 발생을 구별할 수 있는 경우에는 공동불법행위 불성립
4) 적용 및 결론
① 피고 대한적십자사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
- 법리: 혈액원은 에이즈 감염 위험군으로부터의 헌혈 배제 등 결과회피의무를 부담하며, 위반 여부 판단 시 당시 의학 수준·결과 발생 가능성·피침해법익 중대성 등을 함께 고려
- 포섭:
- 항체 미형성 기간(window period) 중 헌혈된 혈액은 효소면역측정법으로도 감염 여부 확인 불가하여, 에이즈 감염 위험군의 헌혈을 사전에 배제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유일한 예방 수단이었음
- 피고 대한적십자사는 ① 헌혈자의 직업·생활관계를 전혀 조사하지 않았고, ② 신상카드 설문에 에이즈 관련 항목을 포함시키지 않았으며, ③ 에이즈 감염 위험에 관한 문진을 전혀 하지 않아 동성연애자인 소외 1의 헌혈을 무방비 상태에서 허용함
- 나아가 헌혈 시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 여부 무료 검사를 홍보하여 감염 위험자들이 헌혈을 검사 수단으로 이용하도록 적극 조장함
- 원심이 위험경고 표기·대중 홍보 불이행까지 결과회피의무 불이행에 포함시킨 것은 잘못이나, 나머지 과실(위험군 배제 조치 미이행, 헌혈 조장)만으로도 과실 인정에 충분함
- 결론: 피고 대한적십자사에게 원고들에 대한 위자료 지급의무 인정. 상고 기각
② 피고 학교법인 ○○중앙학원의 설명의무 위반 여부
- 법리: 당해 치료행위에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위험이거나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위험은 발생가능성이 희소해도 설명의 대상이 되며, 설명 없는 의료행위는 환자의 승낙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임
- 포섭:
- 수혈로 인한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은 수혈행위에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위험이고, 현대의학으로 치료 불가하여 사망에 이르는 회복 불가능한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며, 의학적 문외한인 환자로서는 예상할 수 없는 의외의 위험임
- 수술 후 수혈에 따른 에이즈 감염 위험은 수술 자체의 위험과 별개인 수혈 특유의 위험으로서, 수술 동의와는 별도로 설명이 필요함
- △△병원 의사들은 긴급한 상황이 아님에도 원고 1에게 에이즈 감염 위험에 관하여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아 원고 1이 수혈 여부 및 수혈 혈액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상실한 상태에서 에이즈 감염이라는 치명적인 결과를 맞이하게 됨
- 결론: 피고 학교법인 ○○중앙학원은 소속 의사들의 사용자로서 원고들에 대한 위자료 지급의무 인정. 상고 기각
③ 피고들의 공동불법행위 성립 여부
- 법리: 공동불법행위는 각 행위가 객관적으로 관련되고 공동하여 위법하게 단일한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에 성립하며, 각 행위의 결과를 구별할 수 있으면 불성립
- 포섭:
- 피고 대한적십자사의 과실은 원고 1의 신체상해(에이즈 바이러스 감염) 자체에 대한 것
- 피고 학교법인 ○○중앙학원 소속 의사들의 과실은 수혈 여부와 수혈 혈액에 대한 자기결정권(인격권) 침해에 대한 것
- 양 행위가 경합하여 단일한 결과를 발생시킨 것이 아니고 각 행위의 결과 발생을 구별할 수 있음
- 결론: 공동불법행위 불성립. 피고들의 각 배상채무는 연대·부진정연대 관계에 있지 않은 별개의 채무로 인정. 상고 기각
참조: 대법원 1998. 2. 13. 선고 96다7854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