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다55163 수표금등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상호변경 전 발행된 백지수표의 발행인란 기명을 변경 후 상호로 교체한 행위가 수표법상 위조·변조에 해당하는지 여부
- 무권리자로부터 백지수표를 취득한 소지인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 발행인의 수표금 지급책임 면제 여부
- 민법상 표현대리책임의 성부 (원고의 중대한 과실)
- 약속어음 배서란 기명날인의 진정성립 여부 및 입증책임
소송법적 쟁점
- 원심의 채증법칙 위반·자백·입증책임 법리오해 주장의 당부
- 원심의 석명의무·입증촉구의무 위반 여부
2) 사실관계
- 소외 1은 원고로부터 물품을 외상 공급받으면서 물품대금 채무 담보 목적으로, 지급인 주식회사 제일은행, 발행인 명의 피고 회사(당시 상호 '한일라켓트공업 주식회사') 및 소외 1로 된 당좌수표 1장을 금액·발행일·발행지란 백지인 채로 원고에게 교부함 (이하 '이 사건 백지수표')
- 피고 회사는 원래 '한일라켓트공업 주식회사'였다가 1990. 5.경 '주식회사 한일신소재'로 상호 변경함
- 이 사건 백지수표는 1989. 8. 23.경 주식회사 한일트레이딩의 현대종합상사에 대한 물품대금 채무 담보 목적으로 구상호 '한일라켓트공업 (주)' 명의로 적법 발행되어 현대종합상사에 교부되었던 수표임
- 피고 회사가 피담보채무를 전액 변제하자, 소외 1이 1991. 5.경 주식회사 한일트레이딩 영업담당이사 직책을 이용하여 위 백지수표를 회수한 후 피고 회사에 반환하지 않고 임의 보관함
- 소외 1은 발행인란의 '한일라켓트공업 (주)' 기명을 사선으로 지우고, 그 밑에 '(주) 한일신소재' 고무명판을 찍은 뒤 부전지를 붙여 자신의 이름을 공동발행인으로 추가 기재하여 원고에게 교부함
- 원고는 1992. 3. 20. 금액 2,394,759,584원, 발행일 1992. 3. 20., 발행지 서울로 백지를 보충하여 지급은행에 제시하였으나 '위조와 변조'를 이유로 지급거절됨
- 원고 담당직원 소외 3은 수표 취득 전 피고 2(소외 2의 아들, 피고 회사 임직원 아님)로부터 피고 회사 인감을 새로 찍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사정을 직접 들어 알고 있었음
- 취득한 백지수표의 발행인란은 기명 부분만 신상호로 변경되었을 뿐, 날인 부분에는 구상호로 된 종전 인영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기명 부분에 그 인영과 동일한 정정인이 찍혀 있었음
- 원고는 수표 취득 시 피고 회사에게 교부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소외 1 또는 피고 2의 말만 믿고 취득함
- 소외 1은 피고 회사의 임직원으로 근무한 적 없고, 피고 2도 당시 피고 회사에 재직하지 않았음
- 피고 2에 대한 청구: 소외 1이 피고 2 명의 배서가 기재된 약속어음 3장(합계 658,260,000원)을 원고에게 배서양도하였으나, 피고 2는 배서란 기명날인이 위조된 것이라고 다툼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수표법상 위조·변조 법리 | 새로운 수표행위의 외관 작출 여부, 수표 효력·관계자 권리의무 영향 여부로 판단 |
| 수표법 제21조 (선의취득) | 소지인이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수표를 취득한 경우 발행인이 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함 |
| 민법 표현대리 규정 | 대리권 수여 표시 또는 권한 초과 등의 요건; 상대방에게 중대한 과실 있으면 표현대리 성립 불가 |
판례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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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표의 위조·변조 해당 여부
- 상호변경 전후 기명은 모두 동일한 피고 회사를 가리키는 것이므로, 객관적으로 발행인란 기명날인의 동일성이 유지되고 다른 기재사항에 변경 없음
- 발행인란 기명의 변경에 의해 수표면에 부진정한 기명날인이 나타나게 되었다거나 새로운 수표행위가 있은 것과 같은 외관이 작출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수표법상 위조에 해당하지 않음
- 위와 같은 변경으로 백지수표의 효력이나 수표 관계자의 권리의무 내용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므로, 수표법상 변조에 해당하지도 않음 (대법원 1993. 7. 13. 선고 93다753 판결 참조)
- 따라서 이 사건 백지수표는 피고 회사가 현대종합상사에게 유효하게 발행한 수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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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권리자로부터의 취득 및 중대한 과실
- 소외 1은 무권리자로서 위 백지수표를 원고에게 교부한 것이므로, 원고가 취득 당시 소외 1의 무권리성을 알았거나 이를 알지 못함에 중대한 과실이 있었으면 피고 회사는 원고에 대한 발행인 책임을 면함
-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에게 중대한 과실 인정됨:
- 피고 회사의 임직원도 아닌 소외 1이 1,000,000,000원 이상의 거액 채무 담보를 위해 피고 회사 명의 수표를 제공한다는 것은 상거래상 극히 이례에 속함
- 원고 담당직원은 피고 회사 인감을 새로 찍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사정을 사전에 알고 있었음
- 취득한 수표는 날인 부분이 구상호 인영 그대로이고, 기명 부분만 변경되어 있어 의심할 만한 외관이 있었음
- 원고는 피고 회사에 교부 의사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무권한자인 소외 1·피고 2의 말만 믿고 취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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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대리책임
- 피고 회사가 소외 1에게 백지수표 교부에 관한 대리권 수여의 표시를 하였음을 인정할 자료 없음
- 원고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는 이상 표현대리책임 성립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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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어음 배서 진정성립 및 입증책임
- 피고 2가 배서란 기명날인의 진정성립을 부인하는 이상, 권리를 주장하는 원고가 진정성립의 요건사실을 입증하여야 함
- 인영이 피고 2의 인장에 의한 것임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원심이 누가 위조하였는지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석명·입증을 촉구할 의무가 없음
4) 적용 및 결론
쟁점 1: 수표의 위조·변조 해당 여부 및 발행인 책임
- 법리: 발행인란 기명 변경이 부진정한 기명날인이나 새로운 수표행위의 외관을 작출하지 않고 수표 효력·권리의무에 영향이 없으면 수표법상 위조·변조 모두 아님
- 포섭: 변경 전 '한일라켓트공업 (주)'와 변경 후 '(주) 한일신소재'는 모두 피고 회사를 가리키며, 다른 기재사항에 변경 없고 날인 부분 동일성 유지; 원심이 이를 위조·변조로 본 것은 잘못
- 결론: 이 사건 백지수표는 피고 회사의 유효한 발행 수표이나, 결론에는 영향 없음 (하기 쟁점 2 참조)
쟁점 2: 원고의 중대한 과실 및 발행인 책임 면부
- 법리: 소지인이 무권리자로부터 수표를 취득함에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발행인은 수표금 지급책임을 면함
- 포섭: ① 1,000,000,000원 이상 거액 채무 담보를 아무런 이해관계 없는 피고 회사가 부담한다는 것은 상거래상 극히 이례 ② 원고 담당직원은 피고 회사 인감 날인의 어려움을 미리 고지 받음 ③ 취득 수표에 구상호 인영이 그대로 남아 있어 외관상 의심스러움 ④ 피고 회사에 교부 의사를 전혀 확인하지 않음 → 소외 1의 무권리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충분했음에도 확인을 게을리함
- 결론: 원고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으므로 피고 회사는 발행인으로서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음; 원심의 결론(청구 배척)은 정당
쟁점 3: 표현대리책임
- 법리: 표현대리 성립에는 대리권 수여 표시 또는 기본대리권 존재가 필요하고, 상대방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성립 불가
- 포섭: 피고 회사의 대리권 수여 표시를 인정할 자료 없고, 원고에게 중대한 과실 인정됨
- 결론: 표현대리책임 불성립; 상고이유 배척
쟁점 4: 약속어음 배서 진정성립 및 입증책임 (피고 2)
- 법리: 권리를 주장하는 자가 권리발생의 요건사실을 입증하여야 함; 상대방이 기명날인의 위조를 주장하면 소지인이 진정성립을 증명
- 포섭: 피고 2가 배서란 기명날인 위조 주장으로 부인; 인영이 피고 2 인장에 의한 것임을 인정할 자료 없음; 원심이 석명·입증촉구를 하지 않은 것은 입증책임 분배 원칙 위반 아님
- 결론: 원고의 피고 2에 대한 청구 배척, 상고이유 이유 없음
최종 결론: 상고 기각, 상고비용 원고 부담
참조: 대법원 1996. 10. 11. 선고 94다5516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