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다4151 약속어음금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약속어음 배서가 위조된 경우 어음채무 발생(기명날인의 진정성)에 관한 입증책임의 소재 — 피위조자가 입증하여야 하는지, 어음소지인이 입증하여야 하는지
- 어음법 제16조 제1항의 "적법한 소지인으로 추정한다"는 규정이 어음채무 발생 자체까지 추정하는지 여부
- 인영의 진정성립 추정과 작성명의인 이외의 자가 날인한 것이 밝혀진 경우 추정이 번복되는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 원고 소송대리인이 스스로 피고 명의의 인영이 피고가 날인한 것이 아님을 자인한 진술을 원심이 간과하였는지 여부
- 지급거절증서 작성 면제 기재 인정 여부에 관한 채증법칙 위반 여부
2) 사실관계
- 소외 한미건산주식회사가 1992. 1. 20. 소외 2에게 액면 금 20,000,000원, 만기 1992. 4. 20., 발행지·지급지 서울특별시, 지급장소 한국주택은행 갈월동지점으로 된 약속어음 1통 발행
- 소외 2 → 소외 3 → 소외 4 → 피고 → 원고 순으로 지급거절증서 작성 면제 조건으로 순차 배서양도된 것으로 원심이 인정함
- 피고는 자신의 배서란에 찍힌 인영이 자신의 인장에 의한 것임은 인정하나, 인장을 보관하던 소외 1이 자신의 동의 없이 날인한 것이라고 주장
- 원고 소송대리인은 원심 제3차 변론기일에서 피고 명의의 인영이 피고가 아닌 소외 1이 날인한 것임을 스스로 자인하는 진술을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인정함
- 원심(부산지방법원 1992. 12. 11. 선고 92나9187 판결)은 소외 1의 증언을 배척하고 피고 명의 배서란이 진정한 것으로 추정하여 피고에게 어음금 지급의무를 인정함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어음법 제16조 제1항 | 배서의 연속에 의하여 권리를 증명하는 점유자는 적법한 소지인으로 추정 |
| 민사소송법 제329조 | 문서의 진정성립 추정 |
판례요지
① 어음배서 위조 시 입증책임 소재 (다수의견)
- 민사소송 입증책임의 일반 원칙상 권리를 주장하는 자가 권리발생의 요건사실을 주장·입증하여야 함
- 어음소지인이 어음채무자에 대하여 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어음채무자가 어음행위를 하였다는 점(어음채무 발생의 근거가 되는 요건사실)은 어음소지인이 주장·입증하여야 함
- 어음법 제16조 제1항은 어음상의 청구권이 적법하게 발생한 것을 전제로 그 권리의 귀속을 추정하는 규정일 뿐, 권리의 발생 자체를 추정하는 규정이 아님
- "적법한 소지인으로 추정한다"는 취지는 피위조자를 제외한 어음채무자에 대하여 어음상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자로 추정된다는 뜻에 지나지 아니함. 자신의 기명날인이 위조된 것임을 주장하는 사람에 대하여까지 어음채무의 발생을 추정하는 것은 아님
- 결론: 어음채무자로 기재된 사람이 자신의 기명날인이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우, 그 사람에 대하여 어음채무 이행을 청구하는 어음소지인이 그 기명날인이 진정한 것임을 증명하여야 함
- 이와 견해를 달리하는 종전 판결(대법원 1971. 5. 24. 선고 71다570 판결; 1987. 7. 7. 선고 86다카2154 판결 등) 변경
② 인영 진정성립 추정의 번복
- 피고 명의의 인영이 피고의 인장에 의한 것임이 인정되면 진정성립이 추정되나, 그 인영이 작성명의인 이외의 사람이 날인한 것으로 밝혀진 때에는 위 추정이 깨어짐
- 이 경우 어음을 증거로 제출한 원고가, 작성명의인인 피고로부터 날인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이 날인하였다는 사실까지 입증하여야만 배서 부분이 진정한 것임이 증명됨 (대법원 1989. 4. 25. 선고 88다카6815 판결; 1990. 4. 24. 선고 89다카21569 판결 참조)
③ 지급거절증서 작성 면제 인정 여부
- 피고 명의의 배서란에 지급거절증서 작성 면제 문구가 기재되어 있지 않고 이를 인정할 다른 증거도 없음. 원심이 이를 인정한 것은 채증법칙 위반임
4) 적용 및 결론
쟁점 ① — 배서 위조 시 입증책임
법리
어음법 제16조 제1항은 적법하게 발생한 청구권의 귀속을 추정할 뿐, 피위조자에 대한 어음채무 발생 자체를 추정하지 아니하므로 어음소지인이 기명날인의 진정을 증명하여야 함.
포섭
원심은 피고가 배서 위조를 주장하자, 피고 스스로 위조사실 및 원고의 악의·중과실을 입증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항변을 배척함. 그러나 다수의견에 의하면 이는 입증책임을 잘못 분배한 것임. 원고가 피고의 기명날인이 진정한 것임을 증명하여야 할 지위에 있음.
결론
원심의 입증책임 법리 오해 — 위법
쟁점 ② — 인영 진정성립 추정의 번복
법리
인영이 작성명의인 이외의 자가 날인한 것으로 밝혀진 경우 진정성립 추정이 깨어지며, 어음소지인이 날인 권한 위임 사실까지 입증하여야 함.
포섭
원고 소송대리인은 원심 제3차 변론기일에서 피고 명의의 인영이 피고가 아닌 소외 1이 날인한 것임을 스스로 자인함. 따라서 소외 1이 피고로부터 배서 권한을 위임받았다는 사실이 증명되어야만 갑 제1호증의2 피고 명의 배서 부분이 진정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음. 기록상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음. 그럼에도 원심은 소외 1의 증언이 믿기 어렵다는 이유로 배서 부분을 진정한 것으로 추정함.
결론
원고 소송대리인의 자인 진술을 간과하고 사문서 진정성립 추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 판결에 영향을 미침
쟁점 ③ — 지급거절증서 작성 면제 인정
법리
증거 없이 사실을 인정하면 채증법칙 위반임.
포섭
갑 제1호증의2 피고 명의 배서란에 지급거절증서 작성 면제 문구가 기재되어 있지 않으며, 이를 인정할 다른 증거도 없음. 원심이 피고가 지급거절증서 작성을 면제하고 배서양도하였다고 인정한 것은 증거 없는 사실 인정임.
결론
채증법칙 위반 — 판결에 영향을 미침
최종 결론: 원심판결 파기, 부산지방법원 본원합의부에 환송
5) 소수의견
(대법관 박우동, 김상원, 김석수의 별개의견)
요지
어음법 제16조 제1항은 피위조자를 포함한 모든 어음채무자에 대하여 어음상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자로 추정된다고 해석하여야 하며, 종전 판결의 견해를 유지하여야 함.
근거
- 어음법 제16조 제1항은 배서의 연속에 의하여 권리를 증명하는 점유자를 적법한 소지인으로 추정한다고 규정할 뿐, 피위조자를 제외한다는 문언이 없으므로 다수의견과 같은 제한해석은 합리적 근거가 없음
- 적법한 권리자의 추정은 의무발생의 추정을 전제로 포함하는 것으로 보아야 추정의 진정한 의미가 있음. 배서의 연속이라는 외형적 사실에 기초하여 어음채무 발생을 추정하는 것이 어음법 제16조 제1항의 규정취지(어음의 유통성 보장)에 부합함
- 입증책임 분배에서는 공평의 요청과 정책적 고려가 지도원리로 작용함. 입법자가 입증책임 전환을 규정한 예(민법 제755조, 제756조, 제758조, 제759조 등)와 같이, 어음법 제16조 제1항도 배서 연속에 기초하여 어음채무 발생을 추정하는 입증책임 전환 규정으로 볼 수 있음
- 인장 자체를 위조한 경우에도, 피위조자는 자신의 인장·진정 어음·거래은행 인감 등 자신의 활동영역 내 입증자료를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는 반면, 어음소지인은 위조사실의 증명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음. 따라서 어음의 유통성 보장을 위해 피위조자에게 위조사실 입증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이 공평에 반하지 않음
- 다만, 배서 위조 항변은 물적항변으로서 위조사실이 입증되면 소지인의 선의취득 여부와 무관하게 피위조자는 어음상 책임을 면함. 피위조자가 위조사실을 입증한 후에도 소지인의 선의취득 여부까지 입증하여야 한다는 86다카2154 판결의 취지는 변경되어야 함
-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피고의 인영이 소외 1이 날인한 것임을 자인하였으므로, 원고가 소외 1에게 배서 권한이 있었음을 입증하여야 함.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파기되어야 함 (결론은 다수의견과 동일)
참조: 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다4151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