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다23383 수표금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발행지 기재가 없는 수표(국내수표)의 수표법상 유효 여부
- 발행지 백지 상태로 지급제시된 수표에 대한 적법한 지급제시 인정 여부
- 발행인의 소구(소구)의무 부담 여부
소송법적 쟁점
- 소액사건에서 종전 대법원 판례에 상반되는 원심 판단의 정당성
2) 사실관계
- 피고가 할인 목적으로 소외인에게 발행일·발행지 백지, 액면금 각 금 1,000,000원, 지급지 대구, 지급인 주식회사 국민은행 대구지점으로 된 가계수표 5장을 발행함
- 원고는 1997. 10. 9. 소외인에게 위 각 수표를 할인하여 주고 배서·양도받은 후 발행일을 각 1997. 12. 9.로 보충함
- 원고는 1997. 12. 11. 발행지를 보충하지 아니한 채 위 각 수표를 지급인에게 지급제시하였으나 지급거절됨
- 원고는 같은 날 지급인으로부터 지급거절선언을 작성받아 각 수표를 소지 중임
- 이 사건 각 수표는 국내 금융기관인 국민은행이 교부한 용지에 의해 작성되었고, 지급지·지급장소·발행인(국내 자연인)·수표금액(원화)·수표문구(국한문 혼용) 등 모든 기재가 국내수표임을 나타냄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수표법 제1조 제5호 | 발행지를 수표의 필요적 기재사항(수표요건)으로 규정 |
| 수표법 제2조 제1항·제4항 | 발행지 미기재 시 수표 효력 없음. 다만 발행인 명칭에 부기한 지가 있는 때에는 그 곳을 발행지로 봄 |
| 수표법 제2조 제3항 | 지급지 미기재 시 지급인 명칭에 부기한 지를 지급지로 보고, 그 기재도 없으면 발행지에서 지급할 것으로 함 |
판례요지
- 수표에서 발행지의 의미: 수표의 발행지란 실제 발행행위 장소가 아니라 수표상의 효과를 발생시킬 것을 의욕하는 장소를 의미함
- 국내수표에서 발행지 기재의 의의: 발행지 기재는 발행지와 지급지가 국토·세력(歲曆)을 달리하는 국제수표에서는 중요한 해석 기준이 되나, 국내에서 발행되고 지급되는 국내수표에서는 별다른 의미를 가지지 못함
- 국내수표의 추단 기준: 수표면상 발행지 기재가 없더라도 지급지·지급장소, 발행인, 수표금액의 화폐, 수표문구의 문자, 어음교환소 명칭 등에 의하여 국내에서 수표상 효과를 발생시키기 위한 것으로 여겨지는 경우에는 발행지 백지 여부에 불구하고 국내수표로 추단 가능
- 거래 관행 및 당사자 의사: 발행지 미기재 국내수표도 관행상 완전한 수표와 마찬가지로 발행·양도·결제 과정에서 취급되고 있으며, 그 유통에 관여한 당사자들은 유효한 수표행위를 하려 한 것으로 봄이 상당
- 결론적 법리: 수표면상 국내수표로 인정되는 경우 발행지 기재 흠결만으로 무효 수표로 볼 수 없고, 발행지 미기재 상태의 지급제시도 적법한 지급제시에 해당함
- 종전 판례 변경: 발행지 기재 없는 수표는 효력이 없다는 취지의 대법원 68다1516 판결, 89다카15540 판결, 94다8754 판결을 위 법리와 저촉되는 한도에서 변경함
4) 적용 및 결론
국내수표 해당 여부 및 유효성
- 법리: 수표면 기재로 국내수표로 인정되는 경우 발행지 미기재 수표도 무효로 볼 수 없고 적법한 지급제시로 인정됨
- 포섭: 이 사건 각 수표는 국민은행 교부 용지 사용, 지급지 대구, 지급장소 국민은행 대구지점, 발행인 국내 자연인, 수표금액 원화, 수표문구 국한문 혼용 등 수표면상의 모든 기재에 비추어 국내에서 발행되고 지급되는 국내수표임이 명백함. 발행지 기재가 없더라도 국내수표로 추단되므로 수표는 유효하고, 발행지 미기재 상태로 이루어진 지급제시도 적법한 지급제시에 해당함
- 결론: 발행인인 피고는 소구권을 행사하는 원고에게 위 각 수표 액면 합계 금 5,000,000원 및 지연손해금 지급 의무 있음. 상고 기각.
5) 소수의견
대법관 정귀호, 대법관 김형선의 반대의견
- 명문 효력규정 위반 문제: 수표법 제2조는 발행지·발행인 명칭 부기지 미기재 시 '수표의 효력이 없다'고 명문 규정함. 법원이 명문 효력규정의 적용범위를 벗어나는 해석은 수표법에 없는 단서 조항을 신설하는 셈으로 법률해석권의 범위를 명백히 일탈함
- 관행·당사자 의사를 법규 해석 논거로 삼는 것의 부당성: 발행지를 수표요건으로 할지 여부는 입법정책으로 정할 사항이며, 관행이나 당사자 의사는 법률행위 해석 논거는 될 수 있으나 효력규정인 법규의 해석 논거로 삼는 것은 법리에 맞지 않음. 관행으로 강행법규를 개폐하는 결과는 성문법주의 하에서 용납될 수 없음
- 발행지 기재의 실질적 의의: 발행지 기재는 수표발행 후 이를 취득하거나 수표행위를 하려는 자에게 발행인을 특정하고 신용을 가늠하게 하는 역할을 함. 국내수표에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다수의견은 본말을 전도한 것
- 절대적 요식증권성 훼손: 수표는 법정사항 하나라도 결하면 증권 전체가 무효가 되는 절대적 요식증권임. 발행지 기재 흠결 수표를 유효로 보는 것은 수표의 요식성 자체를 파괴하는 것이며, 수표유효해석의 원칙이 적용될 여지 없음
- 국제적 신뢰 손상: 우리 수표법은 제네바통일법계에 속하고, 같은 법계 국가들은 발행지 미기재 수표를 무효로 함. 국내수표에 한하여 유효로 보는 것은 세계적 통일화 경향에 역행하고 국제적 신뢰를 손상시킴
- 이 사건 결론: 이 사건 수표는 발행지 미기재 미완성수표 상태에서 지급제시된 것으로 적법한 지급제시가 아니므로 피고는 소구의무를 부담하지 않음. 원심 파기·환송이 마땅함
참조: 대법원 1999. 8. 19. 선고 99다2338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