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다카23899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의 불이익변경금지 위반 여부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자동차종합보험보통약관 제10조 제1항 제6호의 무면허운전면책조항이 상법 제659조 제1항 및 제663조(불이익변경금지)의 적용대상인지 여부
- 무면허운전면책조항을 약관규제법상 신의성실 원칙에 근거하여 수정해석할 수 있는지 여부
- 수정해석 후 유효하게 존속하는 면책조항의 범위 —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지배 또는 관리가능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무면허운전'의 의미
소송법적 쟁점
- 원심 이유 설시의 당부(상법 제659조·제663조를 근거로 수정해석한 부분) 및 결론의 정당성 여부
2) 사실관계
- 원고는 1988. 7. 7. 피고 해동화재해상보험㈜와 봉고트럭에 관한 대인배상 자동차종합보험계약 체결, 보험기간: 1988. 7. 7. 24:00 ~ 1989. 1. 7. 24:00
- 원고는 1988. 9. 3. 21:00경 자신이 경영하는 공업사 앞길에 위 트럭을 열쇠를 꽂아 둔 채 정차시킴
- 과거 종업원이었던 소외 1이 이를 무단운전하여 같은 날 21:10경 보행자 소외 2를 충격, 소외 2는 고도의 뇌좌상 등으로 현장에서 사망함
- 소외 1은 자동차운전면허 없이 혈중알코올농도 2밀리그램/밀리리터의 주취상태로 운전
- 소외 2 유족이 원고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 청주지방법원에서 원고에게 합계 21,099,284원 지급 명령 판결 확정(1989. 8. 2.)
- 원고가 피고에게 보험금 청구 → 피고는 무면허운전면책조항(약관 제10조 제1항 제6호) 해당을 이유로 보상 거절
- 원심: 위 면책조항이 상법 제659조 제1항 반대해석 및 제663조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판단하여 피고 항변 배척
- 대법원: 원심 이유설시는 부당하나 결론은 정당 → 상고 기각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상법 제659조 제1항 | 보험사고가 보험계약자·피보험자의 고의·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 보험자 면책 |
| 상법 제663조 | 상법 제4편 제1장 규정은 당사자 특약으로 보험계약자·피보험자·보험수익자의 불이익으로 변경 불가 |
|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6조 제1항·제2항 |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약관조항 무효;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 등은 공정을 잃은 것으로 추정 |
|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7조 제2호·제3호 | 상당한 이유 없이 사업자의 손해배상범위를 제한·위험을 고객에게 전가하는 조항, 담보책임을 배제·제한하는 조항 무효 |
| 자동차종합보험보통약관 제10조 제1항 제6호 | 자동차의 운전자가 무면허운전을 하였을 때에 생긴 사고로 인한 손해 보상 제외 |
판례요지
4) 적용 및 결론
쟁점 ① 상법 제659조 제1항·제663조 위반 여부
- 법리: 상법 제659조 제1항은 손해발생원인에 전적 책임 있는 자를 면책하는 규정이므로, 손해발생시의 상황·조건에 의한 면책사유는 제663조 불이익변경금지의 적용범위 밖임
- 포섭: 무면허운전면책조항은 사고발생의 원인이 무면허운전에 있음을 이유로 한 것이 아니라 사고발생시 무면허운전중이었다는 법규위반상황을 면책사유로 규정한 것이므로, 이는 손해발생시의 상황에 의한 면책사유에 해당함. 원심이 상법 제659조 제1항 및 제663조를 근거로 수정해석을 시도한 것은 위 조항의 적용범위를 오해한 것임
- 결론: 원심의 이유설시는 부당함
쟁점 ② 약관규제법상 신의성실 원칙에 의한 수정해석 여부
- 법리: 약관의 내용통제원리로 작용하는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는 약관조항은 수정해석의 대상이 되고, 무효부분을 제외한 잔존부분만으로도 유효하게 존속시킬 수 있음
- 포섭: 무면허운전면책조항을 문언 그대로 적용하면 절취운전·무단운전과 같이 보험계약자의 지배관리가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보험 보호가 전면 배제되어 보험계약자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 기대에 어긋남.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고 보험자가 부담하여야 할 담보책임을 상당한 이유 없이 배제하는 것으로 현저하게 형평을 잃음.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지배 또는 관리가능성이 없는 무면허운전에까지 적용되는 한도에서 약관규제법 위반으로 무효
- 결론: 위 면책조항은 무면허운전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 등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승인하에 이루어진 경우에 한하여 유효한 면책사유로 존속함
쟁점 ③ 이 사건 사고에의 적용
- 포섭: 원심 확정사실에 의하면 소외 1의 무단운전에 대하여 보험계약자 겸 피보험자인 원고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승인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움(원고가 열쇠를 꽂아 둔 채 정차한 상태에서 전 종업원이 무단운전한 것이며, 승인 관계 존재를 인정할 사정이 없음)
- 결론: 이 사건 손해는 수정해석 후의 무면허운전면책조항의 면책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의 보상책임이 인정됨.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여 피고의 상고 기각
5) 소수의견
대법관 김용준의 별개의견 — 다수의견과 결론은 같으나 이유를 달리함
- 핵심 논거: 상법 제651조(고지의무)·제653조(위험유지의무)·제655조(사고 후 계약해지와 면책)를 종합하면, 위 규정들은 단순한 해지사유를 넘어 넓은 의미의 보험자 면책사유까지 규정한 것으로 볼 수 있음
- 무면허운전은 보험사고 발생가능성을 증가시키는 위험사정에 해당하므로, 무면허운전 사실은 고지의무 위반 또는 위험유지의무 위반의 요건에 해당할 수 있음
- 상법이 규정하는 해결방법: 보험자는 무면허운전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여 보험금 지급 책임을 면하되, 보험계약자·피보험자가 무면허운전이 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증명하면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음(인과관계 부존재의 입증책임을 피보험자 측에 부담시키는 방식)
- 이러한 상법 규정보다 보험계약자 등에게 불이익하게, 즉 고지의무 위반 여부·인과관계 여부를 가리지 않고 무면허운전 사실만으로 절취운전·무단운전까지 포함하여 면책을 규정한 약관조항은 상법 제663조에 위반되어 무효임
- 다수의견 비판:
- 무면허운전을 손해발생시의 '상황' 면책사유로 보아 상법 제663조 적용을 배제하면, 보험자가 손해발생시의 상황이라는 형식을 빌려 상법이 인정하는 피보험자 보호를 잠탈할 수 있음
- 보험자가 무면허운전면책조항을 둔 것은 법규위반 조장 방지가 아니라 경제적 이익교량의 관점이며, 음주운전은 책임보험에서 면책사유로 규정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법규위반상황'을 근거로 한 다수의견의 논리는 일관성이 부족함
- 무면허운전면책조항은 무면허운전을 애당초 보험사고에서 제외시키는 것이 아니라 보험자의 책임면제사유(exceptions)를 정한 것으로 보는 것이 약관 전체 구조에 부합함
참조: 대법원 1991. 12. 24. 선고 90다카23899 전원합의체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