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다31574 손해배상(기)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경화제 생산방법 및 거래처 정보가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여부
- 퇴직 종업원이 신의칙상 영업비밀유지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 부정경쟁방지법 시행 전 취득한 영업비밀을 시행 후 사용하는 행위가 위법한지 여부
- 영업비밀 침해로 인한 재산적 손해 외에 위자료 청구가 가능한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대한 구체적 사실인정 및 이유 설시의 충분성
- 특별손해(정신적 손해)에 대한 심리 여부
2) 사실관계
- 원고는 1971년경 세기화학공업사(세기화학)를 설립, 화공약품 제조업 영위
- 원고는 1983년 일본 삼건화공 주식회사와 MEKPO(메틸 에틸 케톤 페록사이드) 경화제 제조기술 도입계약 체결, 5년간 독점사용 약정
- 기계설비 설치업체(한립지엘 주식회사)로부터 비밀유출 금지 각서를 받음
- 경화제 품질의 핵심 인자는 촉매제 선택이며, 생산업자 간에도 촉매제 정보는 비밀로 유지됨
- 세기화학은 인산소다를 촉매제로 사용하여 국내 경화제 시장의 약 90% 점유
- 피고는 1982. 3. 15. 세기화학에 입사, 입사 시 기밀 누설 금지 서약서 제출
- 원고는 피고를 생산 총책임자로 하여 삼건화공 하리마 공장에 여러 차례 파견, 제조기술 연수
- 피고는 1992. 8. 31. 부산사무소로의 전보를 이유로 세기화학 사직
- 퇴직 후 약 1년 뒤 소외 1과 금정산업을 설립, 경화제 생산 착수
- 세기화학 출신 직원을 채용하고, 세기화학 설비공사 경험 업체에 공장공사 도급
- 세기화학과 동일한 인산소다 촉매제, 동일한 원료 배합비율·반응온도 등을 사용하여 MEKPO 경화제 생산
- 원고의 거래처(주식회사 미원 등)에 원고 납품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납품, 약 30,000,000원 상당 공급
- 금정산업 제품은 세기화학 제품과 비중·경화시간이 같고 활성산소량이 0.1% 차이에 불과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부정경쟁방지법(1991. 12. 31. 개정) 부칙 제1항, 시행령 부칙 제2항 | 개정법 1992. 12. 15. 시행, 법 시행 전에 영업비밀을 취득한 자가 시행 후 이를 사용하는 행위에는 제10조 내지 제12조, 제18조 제1항 제3호의 개정규정을 적용하지 않음 |
| 민법상 신의성실 원칙 | 명시적 약정 없어도 신뢰관계에 기초한 영업비밀유지의무 근거 |
판례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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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비밀의 개념: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며,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관리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기타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의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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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비밀 해당 여부: 공지된 화학식만으로는 시장성 있는 경화제 생산이 어렵고, 촉매제 선택은 업계 내에서도 비밀로 유지되는 점, 원고가 상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기술을 도입하여 계속 연구개발한 점, 비밀유지 약정을 체결한 점 등을 종합하면 세기화학의 경화제 생산방법 및 거래처 정보는 영업비밀에 해당함. 공지 여부가 부정된 이상 개발·도입 시기가 오래되었는지와 무관하게 영업비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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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종업원의 영업비밀유지의무: 종업원은 재직 중 영업비밀을 유지할 의무가 고용계약의 취지상 당연히 있으며, 퇴직 후에도 영업비밀이 특별한 신뢰관계에 의하여 제공되었다면 명시적 약정이 없어도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신의칙상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는 비밀유지의무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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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비밀 침해의 판단 한계: 영업비밀 침해는 단순히 비밀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이를 "누설하거나 공개"한 경우를 의미함. 피고가 경화제를 직접 생산·판매한 사실만으로는 영업비밀을 소외 1 등에게 공개하여 비밀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사실인정이 없거나 부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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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경쟁방지법 시행 전 취득·사용 행위: 피고는 법 시행 전에 영업비밀을 취득한 자로서 법 시행 후에 이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에 저촉되지 않음이 명백함. 이와 같이 부정경쟁방지법에 저촉되지 않는 행위가 신의칙상 영업비밀유지의무 위반이 되기 위하여는 위법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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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적 손해와 위자료: 타인의 불법행위 등으로 재산권이 침해된 경우 재산적 손해의 배상에 의하여 정신적 고통도 회복된다고 보아야 함. 재산적 손해의 배상에 의하여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이는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가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음 (대법원 1992. 5. 26. 선고 91다38334 판결, 1994. 12. 13. 선고 93다59779 판결 참조)
4) 적용 및 결론
쟁점 ① 경화제 생산방법 등의 영업비밀 해당 여부
- 법리: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며 상당한 노력으로 비밀 유지·관리된 정보는 영업비밀에 해당함
- 포섭: 촉매제 선택은 업계 내에서도 비밀로 유지되고, 원고가 상당한 대가를 지급하여 기술을 도입하고 비밀유지 약정을 체결한 점, 시장의 90%를 점유할 정도의 독자적 성과가 인정됨. 개발·도입 시기가 오래되었다는 사정은 영업비밀성 부정 사유가 되지 않음
- 결론: 경화제 생산방법 및 거래처 정보는 영업비밀에 해당함. 원심 판단 수긍, 상고이유 이유 없음
쟁점 ② 피고의 영업비밀 침해행위 성립 여부
- 법리: 퇴직 종업원도 신의칙상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비밀유지의무를 부담하나, 영업비밀 침해는 비밀의 누설·공개를 전제로 함. 부정경쟁방지법 시행 전 취득한 영업비밀을 시행 후 사용하는 행위에는 동법이 적용되지 않으며, 위법성을 인정하려면 특별한 사정이 필요함
- 포섭: 원심은 피고가 경화제 생산을 책임지고 금정산업을 설립한 후 생산·판매하였다는 사실만을 인정하였을 뿐, 영업비밀을 소외 1 등에게 공개·누설하였는지에 관한 구체적 사실인정 및 판단이 없거나 부족함. 또한 피고는 부정경쟁방지법 시행 전 영업비밀을 취득한 자로서 법 시행 후 사용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동법에 저촉되지 않으며, 원심 인정 사실만으로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함
- 결론: 원심 판단은 부정경쟁방지법 및 신의칙, 손해배상책임 법리 오해 또는 이유불비·심리미진의 위법이 있음. 상고이유 이유 있음
쟁점 ③ 영업매출액 감소로 인한 위자료 청구 가능 여부
- 법리: 재산권 침해의 경우 재산적 손해 배상으로 정신적 고통도 회복된다고 봄이 원칙. 재산적 배상으로 회복 불가한 정신적 손해는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가해자가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해 위자료 청구 가능
- 포섭: 원고는 영업매출액 감소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주장하였을 뿐이고, 피고는 영업비밀을 사용하여 자신의 상품으로 판매하였을 뿐 원고의 영업이나 상품의 신용을 실추하게 한 사정은 없음. 원심은 특별한 사정의 존재 및 피고의 인식 가능성에 관하여 아무런 심리판단이나 설시 없이 위자료 지급의무를 인정함
- 결론: 원심 판단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에 관한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이유불비의 위법이 있음. 상고이유 이유 있음
최종 결론: 원심판결 파기,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
참조: 대법원 1996. 11. 26. 선고 96다31574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