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다33789 손해배상(기)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국가가 시행·관리하는 시험(사법시험 제1차시험)에서 출제 및 정답 결정에 오류가 있어 불합격처분이 이루어진 경우, 시험관련 공무원 또는 시험위원의 고의·과실로 인한 국가배상책임(국가배상법 제2조)이 성립하는지 여부
- 행정처분이 위법하다고 인정되더라도 국가배상책임의 요건인 객관적 정당성 상실 여부를 별도로 판단하여야 하는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 항고소송에서 행정처분이 취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위법한 불합격처분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위자료) 청구의 허부
2) 사실관계
- 피고(대한민국)는 1998. 2. 22. 제40회 사법시험 제1차시험(이하 '이 사건 시험')을 시행함
- 이 사건 시험 중 헌법 5번, 민법 17번, 형법 2번, 형법 33번 총 4개 문항에 대하여 출제 또는 정답 결정의 오류가 원심에서 인정됨
- 원심은 해당 문제들에 대해 다른 정답을 인정하면 원고들이 합격점수 이상을 취득한 것으로 보아 불합격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지급 의무를 인정함
- 이 사건 시험은 각 과목별로 외부 전문가를 시험위원으로 위촉하여 출제하였고, 출제 당시 시험위원들 사이에 문제의 적정성 및 정답 결정에 관한 별다른 이견은 없었음
- 원고들은 불합격처분에 대한 제소기간을 도과하여 행정쟁송으로는 다툴 수 없게 되었으나, 행정자치부장관의 적극적 구제조치에 의하여 제2차시험에 응시할 기회를 부여받음
- 사법시험 1차시험의 경쟁률은 20여 대 1에 달하며, 수십 년간 실시되어 새로운 문제 출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임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국가배상법 제2조 | 공무원의 고의·과실로 인한 위법한 직무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국가의 배상책임 |
| 사법시험령 제10조 제2항 | 출제 및 채점은 특수한 학설에 편파됨 없이 주로 일반적인 학리의 해득과 그 응용능력을 시험함에 유의하여야 함 |
판례요지
- 행정처분이 항고소송에서 취소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기판력에 의하여 곧바로 공무원의 고의·과실로 인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단정할 수 없음
- 담당 공무원이 보통 일반의 공무원을 표준으로 하여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행정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른 경우에 비로소 국가배상책임의 요건이 충족됨(대법원 1999. 5. 12. 선고 99다70600 판결, 대법원 2001. 12. 14. 선고 2000다12679 판결 참조)
- 객관적 정당성 상실 여부 판단 기준: 피침해이익의 종류 및 성질, 침해행위(행정처분)의 태양 및 원인, 행정처분 발동에 대한 피해자측의 관여 유무·정도, 손해의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게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로 판단
- 법령에 의해 국가가 시행·관리하는 시험에서 출제 및 정답 결정에 오류가 있어 합격자 결정이 위법하게 된 경우, 국가배상책임 인정을 위하여는 다음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함:
- 해당 시험의 실시목적이 개인적 이해관계 외에 사회적·공익적 법익과도 관련되는지 여부
- 국가기관 내지 공무원이 법령이 정한 요건·절차에 따라 외부의 전문 시험위원을 적정하게 위촉하였는지 여부
- 위촉된 시험위원들이 출제 시 최대한 주관적 판단의 여지를 배제하고 객관적 입장에서 출제하였는지, 시험위원들 사이에 출제 및 정답 결정과정에 다른 의견은 없었는지 여부
- 오류를 주장하는 응시자에게 사후에 국가가 1차시험 합격을 전제로 2차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하였는지 여부
4) 적용 및 결론
국가배상책임 성립 여부
-
법리: 행정처분의 위법성이 인정되더라도 담당 공무원이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고,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에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국가배상책임이 성립함
-
포섭:
- 사법시험은 법률가 자격 부여라는 사회적 제도로서 합격 여부 결정과 관련된 법익은 개인적 이해관계 외에 사회적·공익적 법익도 포함되는 점은 인정됨
- 그러나 국가기관은 법령이 정한 요건·절차에 따라 각 과목별 외부 전문가를 시험위원으로 적정 위촉하였고, 출제 당시 시험위원들 사이에 문제의 적정성 및 정답 결정에 대한 별다른 이견이 없었음
- 이 사건 시험은 다음 단계인 제2차시험 응시자격만을 부여하는 객관식 시험으로, 객관식 시험방식의 한계로 분쟁의 소지를 일정부분 내포함
- 쟁점 문제들은 출제 당시에는 이견이 없었으나 후에 법원의 재판과정에서 비로소 다른 견해가 제시된 것으로서, 출제오류의 여부가 불명확함
- 사법시험 1차시험은 경쟁률이 20여 대 1에 이르고, 법학 과목은 법이론·법령 해석에 다양한 견해가 대립하여 재량성이 인정되는 분야로서 법원 상호간에도 판단이 다를 수 있음
- 원고들은 불합격처분에 대한 제소기간을 도과하여 행정쟁송으로 다툴 수 없었음에도 행정자치부장관의 적극적 구제조치로 제2차시험 응시기회를 부여받아 불합격처분에 따른 정신적 고통이 상당 정도 해소된 것으로 볼 수 있음
-
결론: 이 사건의 경우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에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불합격처분이 국가배상책임을 부담시켜야 할 만큼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정도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없음. 원심이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함
참조: 대법원 2003. 11. 27. 선고 2001다33789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