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제11조 평등원칙·차별금지원칙의 조세법적 표현; 실질과세의 원칙을 실현수단으로 삼아 조세정의 구현
결정요지
(나) 조세법률주의와의 관계
조세법률주의는 과세요건 법정주의와 과세요건 명확주의를 핵심 내용으로 함. 조세는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므로 납세의무자·과세물건·과세표준·과세기간·세율 등 과세요건과 부과·징수절차를 모두 국회가 제정한 법률로 규정하여야 하고(과세요건 법정주의), 규정내용이 지나치게 추상적·불명확하면 과세관청의 자의적 해석·집행을 초래하므로 명확·일의적이어야 함(과세요건 명확주의). 조세법률주의의 이념은 과세요건을 법률로 규정하여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고,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보장하는 것임.
다만 조세법의 주된 규율대상인 경제적 현상은 천차만별하고 생성·변화가 극심하여, 조세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빠짐없이 망라하여 완결적으로 규정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음.
위 법률조항은 납세의무자·과세대상·과세방법 등 중요한 과세요건을 모두 법률로 정하고 있어 형식상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어긋남이 없고, 제3자 명의로 등기한 경우 외부적으로는 명의상의 소유자가 완전한 권리를 취득하므로 실질적으로도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음. 다만 규정내용이 다소 불명확하고 결과에 치중한 점은 입법목적에 비추어 축소해석 또는 한정해석을 하면 재산권 보장이나 법적 안정성·예측가능성을 크게 해치지 않음.
(다) 조세평등주의와의 관계
조세평등주의는 헌법 제11조 평등원칙·차별금지원칙의 조세법적 표현이며, 그 파생원칙인 실질과세의 원칙은 법률상 형식과 경제적 실질이 서로 부합하지 않는 경우 경제적 실질에 따라 과세함으로써 조세를 공평하게 부과하는 원칙임.
위 법률조항은 실질소유자와 명의자를 다르게 한 경우 원인이나 내부관계를 불문하고 일률적으로 증여의제하는 것으로, 실질과세의 원칙에 대한 예외·특례를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조세평등주의·조세정의의 헌법정신에 위배될 소지가 있음. 명의신탁을 일률적으로 증여의제하려면 명의신탁이 증여의 은폐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거나, 명의신탁의 경제적 실질이 증여와 같다는 고도의 개연성이 있어야 할 것임. 그러나 명의신탁의 수탁자가 형식상 소유명의만 보유하고 실질적으로 아무런 권리도 취득하지 못하는 진정한 의미의 명의신탁인 경우도 있으므로, 모든 명의신탁에 무차별적 증여의제를 적용한다면 조세평등주의와 실질과세의 원칙에 위반될 수 있음.
그러나 실질과세의 원칙은 조세회피 방지 또는 조세정의 실현을 위해 경우에 따라 예외·특례를 인정할 수 있음. 거래 형태에 따라 명목상 귀속자에게 과세하는 것이 오히려 공평과세와 조세정의 실현에 부합하는 경우도 있음. 국세기본법 제3조 제1항 단서도 단행세법에서 실질과세 원칙의 예외 설정을 허용하고 있음. 위 법률조항이 실질과세의 원칙에 대한 예외를 설정한 것만으로 위헌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움. 다만 증여의 은폐수단이 아닌 진정한 명의신탁에 대해서도 증여로 의제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위헌의 소지를 제거할 대책이 있어야 함.
(라) 합헌해석의 필요성
어떤 법률에 대한 여러 갈래의 해석이 가능할 때에는 원칙적으로 헌법에 합치되는 해석(합헌해석)을 하여야 함. 국가의 법질서는 헌법을 최고법규로 하여 그 가치질서에 의하여 지배되는 통일체를 형성하며, 그러한 통일체 내에서 상위규범은 하위규범의 효력근거가 되는 동시에 해석근거가 됨. 헌법은 법률에 대하여 형식적 효력의 근거가 될 뿐만 아니라 내용적 합치를 요구함.
위 법률조항은 조세법률주의와 조세평등주의를 규정한 헌법정신에 위배될 소지가 없지 않으나, 명의신탁을 이용한 조세회피 방지의 당위성과 실질과세 원칙에 대한 특례설정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합헌해석이 필요함.
따라서 위 법률조항은 원칙적으로 실질소유자와 명의자를 다르게 한 경우 증여로 해석하되, 예외적으로 조세회피의 목적이 없이 실정법상의 제약이나 제3자의 협력거부 기타 사정으로 인하여 실질소유자와 명의자를 다르게 한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증여로 보지 않는다고 해석하여야 함. 이 경우 그와 같은 사정은 납세의무자가 적극적으로 주장·입증할 책임을 부담함. 위와 같이 해석하는 한 헌법 제38조·제59조의 조세법률주의 및 헌법 제11조의 조세평등주의에 위배되지 않음.
4) 적용 및 결론
조세법률주의 위배 여부
법리: 과세요건 법정주의·명확주의를 핵심으로 하되, 불명확한 부분은 입법목적에 비추어 축소·한정해석 가능
포섭: 위 법률조항은 납세의무자·과세대상·과세방법 등 중요한 과세요건을 모두 법률로 정하고 있어 형식상 과세요건 법정주의에 어긋남이 없고, 명의자가 외부적으로 완전한 권리를 취득하는 점에서 실질적으로도 위배되지 않음. 다소 불명확하고 결과에 치중한 표현은 입법목적에 비추어 합헌해석으로 해소 가능
결론: 조세법률주의 위배되지 않음
조세평등주의 위배 여부
법리: 조세평등주의의 실현수단인 실질과세의 원칙은 조세회피 방지·조세정의 실현을 위해 단행세법에서 예외·특례 설정 가능(국세기본법 제3조 제1항 단서)
포섭: 위 법률조항은 명의신탁이 조세회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를 원천봉쇄하기 위한 입법으로, 실질과세 원칙에 대한 예외 설정 자체가 위헌은 아님. 다만 조세회피 목적 없는 진정한 명의신탁에도 무차별적으로 증여의제를 적용한다면 조세평등주의·재산권 보장·평등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음. 이를 합헌해석으로 제거함
결론: 조세회피 목적 없는 경우를 적용 제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조세평등주의 위배되지 않음
최종 결론(주문)
상속세법 제32조의2 제1항은, 조세회피의 목적이 없이 실질소유자와 명의자를 다르게 등기 등을 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함(한정합헌)
5) 반대의견
재판관 변정수·재판관 김진우의 반대의견
요지 및 근거
상속세법 제32조의2 제1항은 세수증대와 조세행정의 편의만을 위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고려하지 않은 위헌법률이며, 헌법 합치적 해석의 여지가 없음
헌법 합치적 해석은 법률문언이 다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고, 법률문언이 뚜렷하여 한 가지 뜻으로밖에 해석할 여지가 없을 경우에는 헌법 합치적 해석이 불가능하며, 이 경우 입법기관이 법률을 개정함으로써만 위헌 요소를 제거할 수 있음
위 조항은 법률문언 내용으로 보나 입법취지로 보나, 실질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경우에는 내부관계·실질적 증여 유무·조세회피 목적 유무에 상관없이 증여로 간주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한 규정임이 너무도 뚜렷하여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음
다수의견과 같이 명백한 문언을 가진 규정에 대해 헌법 합치적 해석을 하는 것은 합헌해석의 한계를 벗어난 것임
우리나라 헌법재판 제도는 서독 등 외국과 달리 위헌결정에 한하여 기속력을 인정하고(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1항), 재판집행권도 없으며,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이러한 제도 아래서 주문과 같은 조건부 합헌결정의 기속력도 의심스럽고 적의성도 없음
적용 및 결론
명의신탁 제도가 공인된 사법질서의 하나인 현실에서, 실질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경우 명의신탁으로 인정된다면 조세회피 목적 유무와 무관하게 증여세 부과대상으로 삼아서는 아니됨
위 조항은 실질적 조세법률주의를 규정한 헌법 제38조·제59조에 위반되는 규정이므로 마땅히 위헌 선언되어야 함
재판관 조규광의 보충의견
법률의 합헌성 여부 심사에서 다의적 해석 가능성이 생길 때, 헌법재판소는 일반적 해석작용이 용인되는 범위 내에서 가장 헌법에 합치되는 해석 가능성을 가려 한정·축소적 해석방법으로 합헌적 의미내용을 확정할 수 있음
합헌적 한정축소 해석(위헌적 해석 가능성을 소극적으로 배제)과 한정적 위헌선언(위헌적 법적용 영역을 적극적으로 배제)은 본질적으로 일종의 부분적 위헌선언으로 효과를 달리하지 않음. 헌법 규범질서의 전체적 통일성·조화성상 의심의 여지가 있을 때에는 합헌적 해석이 우선하고, 충격적 위헌선언은 가급적 회피하는 것이 바람직함
명의신탁을 행정법규상 규제 회피에 악용하는 사례는 그것대로 별도의 방법으로 제재·시정하여야 하고, 입법목적을 달리하는 상속세법 적용으로 규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