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헌가5 국가보안법 제13조 위헌제청
1) 쟁점
적법요건 판단
- 심판대상 확정: 제청법원은 국가보안법 제13조 전부에 대해 위헌제청하였으나, 당해 항소심 재판의 전제가 되는 부분은 전범·후범 모두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제1항에 한정됨. 나머지 조항들과 위헌성 판단에 있어 완전히 동일한 심사척도와 법리가 적용된다거나 필연적 연관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어 심판대상을 전부로 확장하지 않음. 전범 부분은 신분에 관한 규정이므로 후범 부분만 제7조 제5항, 제1항으로 한정하는 것이 신분범의 특수성에 상응함
본안 판단
- 이 사건 법률조항이 비례의 원칙(책임과 형벌 간 비례 원칙) 위반인지 여부
- 이 사건 법률조항이 명확성 원칙(죄형법정주의) 위반인지 여부
2) 사실관계
사건개요
- 당해사건 피고인 홍○선은 출판사 대표로서 1996. 11.경부터 1998. 11.경까지 마르크스·레닌 관련 서적을 판매하여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제1항(찬양·고무 등)으로 기소되어, 1999. 1. 26. 서울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및 자격정지 1년 선고, 검사 항소 기각으로 1999. 4. 28. 위 판결 확정됨
- 피고인은 그 확정 이후인 1999. 4. 21.부터 같은 해 6. 8.까지 다시 동종 서적 판매·소지 등으로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제1항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1999. 12. 2. 서울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 및 자격정지 1년 선고받음
- 피고인이 항소하자, 항소심 법원(서울지방법원)이 재판의 전제가 되는 국가보안법 제13조가 헌법에 위반된다며 2002. 4. 25. 직권으로 위헌여부 심판 제청
제청법원의 위헌제청 이유
- 반국가적 범죄 재범자에 대해 행위의 불법과 적정한 비례관계에 대한 개별적 판단 없이 다양한 범죄 유형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사형을 법정최고형으로 정한 것은 비례의 원칙에 반함
- "법정형의 최고를 사형으로 한다"는 규정 문언이, 사형 이하 모든 형 선고 가능(처단형: 사형·무기 또는 1월 이상의 징역)으로 해석할 것인지, 사형만 추가(처단형: 사형 또는 7년 이하의 징역)로 해석할 것인지 불명확하여 명확성 원칙에도 반함
3) 적용법령 및 결정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국가보안법(1980. 12. 31. 법률 제3318호 전문개정) 제13조(특수가중) | 이 법, 군형법 제13조·제15조 또는 형법 내란·외환의 죄를 범하여 금고 이상 선고받고 형 집행 미종료 또는 집행 종료·면제 확정 후 5년 미경과 자가 제7조 등의 죄를 범한 때 법정형의 최고를 사형으로 함 |
| 국가보안법 제7조(찬양·고무 등) 제1항 |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 찬양·고무·선전·동조 또는 국가변란 선전·선동한 자에게 7년 이하의 징역 |
|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 제1항 등의 행위를 할 목적으로 표현물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취득한 자에게 각항 소정의 형 |
| 헌법 제10조 | 인간의 존엄과 가치 보장, 국가의 기본권 보장 의무 |
| 헌법 제12조 제1항 후문 |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는 처벌·보안처분·강제노역 불가(죄형법정주의) |
| 헌법 제13조 제1항 전단 | 행위시 법률에 의해 범죄 구성하지 않는 행위로 소추 불가(죄형법정주의) |
결정요지
(가) 비례의 원칙(책임과 형벌 간 비례 원칙) 법리
- 우리 헌법은 법치국가의 실현을 기본이념으로 하고, 법치국가의 개념은 범죄에 대한 법정형을 정함에 있어 죄질과 그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 사이에 적절한 비례관계가 지켜질 것을 요구하는 실질적 법치국가의 이념을 포함함(헌재 1992. 4. 8. 90헌바24)
- 형벌이 구성요건에 기술된 불법의 내용과 행위자의 책임에 일치되지 않는 과도한 것이라면 비례의 원칙을 일탈한 것으로 헌법상 용인될 수 없음
-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입법자의 권한에 속하나(헌재 1995. 10. 26. 92헌바45; 헌재 1999. 5. 27. 96헌바16),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입법은 용납될 수 없음
- 법정형 종류와 범위를 정할 때는 ①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보호하여야 한다는 헌법 제10조의 요구에 따라야 하고, ② 형벌개별화의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을 설정하여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를 구현하도록 하여야 하며, ③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함
- 이러한 요구는 특별형법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입법취지에서 보아 중벌주의로 대처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라도 그 가중의 정도가 통상의 형벌과 비교하여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성을 잃은 것이 명백하다면, 그러한 입법의 정당성은 부인되고,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반하여 위헌적인 법률이 됨(헌재 2001. 11. 29. 2001헌가16)
- 사형이라는 형벌은 비례의 원칙에 따라서 최소한 동등한 가치가 있는 다른 생명 또는 그에 못지 아니한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성이 충족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인정되어야 함(헌재 1996. 11. 28. 95헌바1)
(나) 명확성 원칙(죄형법정주의) 법리
- 헌법 제13조 제1항 전단 및 제12조 제1항 후문에 규정된 죄형법정주의 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게끔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함(헌재 2000. 6. 29. 98헌가10)
4) 적용 및 결론
쟁점 1 — 비례의 원칙 위반 여부
법리
- 형벌은 죄질과 행위자의 책임 사이에 적절한 비례관계가 지켜져야 하며, 사형은 동등한 가치의 생명 또는 그에 못지 아니한 공공의 이익 보호를 위한 불가피성이 충족되는 예외적 경우에만 허용됨
포섭
-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국가 안전과 국민의 생존·자유 확보)을 위해 중벌이 요구된다 하더라도, 반국가적 범죄를 반복하여 저질렀다는 이유만으로 다시 범한 죄가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제1항과 같이 비교적 경미한 범죄라도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법정형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현저히 상실하여 정당성을 잃은 것임
- 이러한 형의 불균형은 반국가적 범죄로부터 국가 및 국민을 보호한다는 입법목적으로도 극복할 수 없음
- 양형재량권은 법정형의 상한과 하한이 어느 정도 합리적으로 정해져 있을 때 의미가 있으며, 법정형 상한을 사형으로 정하여 사형 선고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위험성을 내포함
결론
-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정하여야 한다는 실질적 법치국가의 이념에 반하여 비례의 원칙 위반
쟁점 2 — 명확성 원칙 위반 여부
법리
- 죄형법정주의는 처벌 행위와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함
포섭
- "법정형의 최고를 사형으로 한다"는 규정의 의미가, ① 사형 이하 모든 형 선고 가능(처단형: 사형·무기 또는 1월 이상의 징역)한 것인지, ② 기존 법정형에 사형이 추가(처단형: 사형 또는 7년 이하의 징역)되는 것인지 불명확함
- 전자로 해석하면 실질적으로 절대적 부정기형을 정한 것과 마찬가지여서 명확성 요청에 반하고, 후자로 해석하면 법정형의 중간에 공백이 생겨 형벌법규 체계상 용인할 수 없는 법정형의 모순이 발생함
- 어느 쪽으로 해석하더라도 형벌법규 체계상 문제점이 있어 형벌법규의 명확성 원칙에 반함
결론
최종 결론 — 주문
- 국가보안법(1980. 12. 31. 법률 제3318호 전문개정) 제13조 중 "이 법, 군형법 제13조·제15조 또는 형법 제2편 제1장 내란의 죄·제2장 외환의 죄를 범하여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하지 아니한 자 또는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가 … 제7조 제5항, 제1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그 죄에 대한 법정형의 최고를 사형으로 한다." 부분은 헌법에 위반됨 —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
참조: 헌법재판소 2002. 11. 28. 선고 2002헌가5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