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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판례

[표준] 35. 북한의 법적 지위: 헌법재판소 1993. 7. 29. 선고 92헌바48 결정

1993. 7. 29.

AI 요약

92헌바48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3조 위헌소원

1) 쟁점

적법요건 판단

  •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의 적법요건으로서 재판의 전제성 구비 여부
  • 구체적으로,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이하 '남북교류법') 제3조의 위헌 여부가 청구인의 당해 형사사건(국가보안법위반) 재판의 주문 또는 법률적 의미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
  • 구 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의 잠입·탈출죄와 남북교류법 제27조 제2항 제1호가 형법 제1조 제2항의 적용을 받는 구법·신법 관계에 있는지 여부

본안 판단

  • 남북교류법 제3조의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라는 표현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및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각하로 본안 미판단)

2) 사실관계

사건개요

  • 청구인은 천주교 전주교구 소속 신부이자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소속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1989. 7.경 미국 영주권자인 재외국민 문규현 신부를 북한에 파견한 행위가 문제되어, 청구인은 국가보안법 제6조(잠입·탈출) 위반(공동정범)으로 서울형사지방법원에 공소제기됨
  • 동 법원에서 1989. 12. 5. 유죄판결(징역 2년, 자격정지 2년, 집행유예 3년) 선고 후 항소하여 항소심 계속 중
  •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1990. 8. 1. 법률 제4239호)이 공포·시행되자 항소심에서 동법 제3조에 관하여 위헌여부심판 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됨(기각결정 정본이 1992. 11. 25. 청구인에게 송달됨)
  • 청구인이 1992. 12. 7.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청구

당해사건 및 위헌제청신청 경위

  • 당해 사건: 서울형사지방법원 90노1344 국가보안법위반 항소심
  • 위헌제청신청 기각 후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청구

청구인 주장

  • 문규현 신부는 재외공관의 장(뉴욕 총영사)에게 신고를 마치고 북한을 방문한 것
  • 남북교류법 제9조 제2항·제27조 제2항 제1호에 의하면, 재외공관의 장에게 신고하고 북한을 왕래한 재외국민은 처벌대상에서 제외됨
  • 신고가 유효한 경우 범죄 불성립, 신고가 무효인 경우에도 형이 경한 남북교류법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형법 제1조 제2항에 의해 남북교류법이 의율 기준이 됨
  • 그런데 남북교류법 제3조의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라는 표현이 애매하여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및 평등의 원칙에 위배됨

제청법원(서울형사지방법원 항소부) 기각이유 요지

  • 남북교류법 제3조가 위헌무효라면 청구인에게 동법이 적용될 여지가 없게 되어 당연히 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이 적용되고, 당해 사건 판결 주문에 아무런 영향이 없음 → 재판의 전제성 없음
  • 가사 적법하더라도, 북한왕래의 목적 및 방북 기간 중 구체적 행위내용으로 통상의 판단능력을 가진 일반인이 충분히 식별 가능하므로 불명확하지 않음

3) 적용법령 및 결정요지

적용법령

조문요지
헌법 제107조 제1항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 법원은 헌법재판소에 제청하여 그 심판에 의하여 재판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때 당해 사건 담당 법원은 직권 또는 당사자 신청에 의한 결정으로 헌법재판소에 위헌 여부 심판 제청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제41조 제1항에 의한 위헌 여부 심판 제청신청이 기각된 때 그 신청을 한 당사자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 청구 가능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3조남북교류와 협력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에 관하여는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다른 법률에 우선하여 동법 적용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9조 제2항재외국민이 외국에서 북한을 왕래하는 때에는 재외공관의 장에게 신고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27조 제2항 제1호재외공관의 장에게 신고하지 아니하고 북한을 왕래한 재외국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 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국가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준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 지배 지역으로부터 잠입하거나 그 지역으로 탈출
형법 제1조 제2항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거나 형이 구법보다 경한 때에는 신법에 따름
죄형법정주의처벌될 행위를 국민이 예측 가능한 형식으로 정하도록 하여 개인의 법적 안정성 보호 및 국가형벌권의 자의적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 보장 (헌법 제12조 제1항)

결정요지

재판의 전제성 요건 법리

  •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은 어떤 법률 또는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되는 여부가 당해 사건에 대한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만 허용되고,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재판의 전제성이 결여되어 부적법 각하
  • 재판의 전제성 이란 ① 그 법률이 당해 본안사건에 적용될 법률이어야 하고, ② 그 법률이 위헌무효일 때와 합헌유효일 때에 본안사건 담당법원이 다른 내용의 판단을 하여야 할 경우, 즉 판결의 결론인 주문이 달라지거나, 주문 자체는 달라지지 않더라도 그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전혀 달라지는 경우이어야 함 (당 재판소 1992. 12. 24. 선고 92헌가8 결정 등 참조)

국가보안법과 남북교류법의 관계

  • 국가보안법: 국가의 안정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 (국가보안법 제1조)
  • 남북교류법: 남한과 북한과의 상호교류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 (남북교류법 제1조) → 상호 입법취지와 규제대상이 다름
  • 구 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의 잠입·탈출죄: 국가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준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 지배 지역으로부터 잠입하거나 그 지역으로 탈출하는 경우 성립
  • 남북교류법 제27조 제2항 제1호의 죄: 재외국민이 재외공관의 장에게 신고하지 아니하고 외국에서 북한을 왕래한 경우 성립; 여기서 "왕래"는 남북교류 및 협력을 목적으로 하는 왕래에 한정됨 (동법 제3조 참조) → 양자는 구성요건을 달리함
  • 헌법 제4조가 천명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 수립·추진을 위해서는 남북교류법으로,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 규제를 위해서는 국가보안법으로 대처하는 이원적 법체계
  • 국가보안법과 남북교류법은 그 입법목적과 규제대상을 달리하므로, 형법 제1조 제2항이 적용되는 구법·신법 관계에 있지 않음

4) 적용 및 결론

재판의 전제성 판단

  • 법리: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다는 것은, 해당 법률이 당해 사건에 적용될 법률이어야 하고, 위헌무효일 때와 합헌유효일 때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법률적 의미가 전혀 달라지는 경우이어야 함
  • 포섭:
    • 청구인은 형법 제1조 제2항에 의하여 범죄 후 법률의 변경(구 국가보안법 → 남북교류법)이 있으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있다고 주장
    • 그러나 국가보안법과 남북교류법은 입법목적·규제대상을 달리하고, 잠입·탈출죄(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와 무신고 북한왕래죄(남북교류법 제27조 제2항 제1호)는 구성요건을 달리함
    • 두 법률은 형법 제1조 제2항이 적용되는 구법·신법 관계에 있지 않음
    • 청구인에 대한 공소장 기재 공소사실에 비추어 청구인의 행위에 대하여는 남북교류법이 적용될 여지가 없음
    • 따라서 남북교류법 제3조의 위헌 여부가 당해 형사사건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라 할 수 없음
  • 결론: 재판의 전제성 결여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

최종 결론(주문)

  • 심판청구를 각하

5) 반대의견

재판관 이시윤, 재판관 김양균의 반대의견

  • 남북교류법의 목적이나 규제대상에 관한 다수의견의 입장을 따를 수 없음
  • 남북교류법과 국가보안법은 법체계상 특별법과 일반법의 관계에 있음
  • 만약 남북교류법 제3조 중 "정당하다고 인정하는 범위 안에서"의 부분이 위헌이 되어 위 규정의 구성요건이 단순화된다면, 국가보안법의 구성요건과의 사이에 공통성이 생겨 결국 당해 사건에서 범죄 후 법률의 변경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게 됨
  • 법률적용의 문제는 법원의 직권사항이므로 공소장 변경 없이도 당연히 당해 사건 판결결과에 영향이 생김
  • 재판의 전제성을 지나치게 좁히면 국민의 헌법재판에 대한 접근권(access권)을 형해화시키며, 독립한 헌법재판소를 두어 입법작용에 대한 합헌적 통제 기능을 활성화시키려는 헌법의 본의에 배치됨
  • 따라서 본안심리에 들어가 이 중요한 헌법문제를 해명하여야 함 → 각하 의견에 반대

재판관 변정수의 반대의견

  • 재판의 전제성에 관하여

    • 남북교류법의 입법동기: 국가보안법의 처벌규정에 해당되는 행위라도 남북교류·협력을 위한 행위는 일정 요건 하에 처벌하지 않거나 훨씬 가볍게 처벌하여, 국가보안법으로 인한 남북교류협력의 장애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정된 것
    • 남북교류법에 규정된 각종 교류·협력행위는 국가보안법상의 처벌규정에도 해당될 수 있음을 당연한 전제로 규정된 행위 유형임
    • 잠입·탈출죄와 무신고 북한왕래죄 모두 북한왕래행위를 구성요건으로 삼고 있어 규제대상을 같이 함; 구성요건의 명칭(잠입·탈출 vs. 왕래)이 다르다는 것은 법률용어의 외형상 표현에만 집착한 피상적 형식논리
    • 남북교류법 제3조는 국가보안법도 "다른 법률"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것; 만약 다수의견처럼 국가보안법 해당 행위에 남북교류법 적용 여지가 없다면 제3조와 같은 규정을 둘 필요가 없음
    • 남북교류법 시행 이후 재외국민의 남북교류 목적 북한왕래는 재외공관장에게 신고하면 처벌 불가(범죄 불성립), 신고하지 않았더라도 국가보안법보다 훨씬 경한 처벌 → 형법 제1조 제2항에 의하여 남북교류법 적용이 마땅함
    • 다수의견의 각하논리는 위헌 여부 심판청구 대상인 제3조 자체에 의해 재판의 전제성이 부인되는 것으로 논리적 모순
    • 결론: 재판의 전제성이 있음
  • 남북교류법 제3조의 위헌성에 관하여

    • 동 조항은 남북교류협력행위에 대하여 남북교류법 벌칙규정과 국가보안법 처벌규정 중 어느 것을 적용할지 가려내는 준거규정으로서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적 성질을 가짐 → 죄형법정주의 준수 요구됨
    • 죄형법정주의: 무엇이 처벌될 행위인가를 국민이 예측 가능한 형식으로 정하도록 하여 개인의 법적 안정성을 보호하고, 국가형벌권의 자의적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함; 처벌법규의 구성요건과 형벌내용은 법관이 자의적으로 확장할 수 없는 구체적 개념을 사용하여야 하고 추상적·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하여서는 아니 됨
    •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는 그 의미를 구체적으로 한정할 아무런 기준도 없는 매우 애매모호하고 추상적인 개념
    • 행위자는 물론 법집행자조차 의미를 이해할 수 없어, 법집행당국이 추단하는 행위자의 내심의 의사 및 정부당국 이해관계에 대한 순응 여부를 기준으로 적용 여부를 달리하는 결과 초래
    • 이는 범죄구성요건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는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될 뿐 아니라, 똑같은 행위라도 사람에 따라 차별대우를 가능하게 하여 평등의 원칙에도 위반
    • 결론: 위헌선언 마땅; 각하는 부당하여 반대

참조: 헌법재판소 1993. 7. 29. 선고 92헌바48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