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헌바48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3조 위헌소원
1) 쟁점
적법요건 판단
-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의 적법요건으로서 재판의 전제성 구비 여부
- 구체적으로,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이하 '남북교류법') 제3조의 위헌 여부가 청구인의 당해 형사사건(국가보안법위반) 재판의 주문 또는 법률적 의미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
- 구 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의 잠입·탈출죄와 남북교류법 제27조 제2항 제1호가 형법 제1조 제2항의 적용을 받는 구법·신법 관계에 있는지 여부
본안 판단
- 남북교류법 제3조의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라는 표현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및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각하로 본안 미판단)
2) 사실관계
사건개요
- 청구인은 천주교 전주교구 소속 신부이자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소속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1989. 7.경 미국 영주권자인 재외국민 문규현 신부를 북한에 파견한 행위가 문제되어, 청구인은 국가보안법 제6조(잠입·탈출) 위반(공동정범)으로 서울형사지방법원에 공소제기됨
- 동 법원에서 1989. 12. 5. 유죄판결(징역 2년, 자격정지 2년, 집행유예 3년) 선고 후 항소하여 항소심 계속 중
-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1990. 8. 1. 법률 제4239호)이 공포·시행되자 항소심에서 동법 제3조에 관하여 위헌여부심판 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됨(기각결정 정본이 1992. 11. 25. 청구인에게 송달됨)
- 청구인이 1992. 12. 7.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청구
당해사건 및 위헌제청신청 경위
- 당해 사건: 서울형사지방법원 90노1344 국가보안법위반 항소심
- 위헌제청신청 기각 후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청구
청구인 주장
- 문규현 신부는 재외공관의 장(뉴욕 총영사)에게 신고를 마치고 북한을 방문한 것
- 남북교류법 제9조 제2항·제27조 제2항 제1호에 의하면, 재외공관의 장에게 신고하고 북한을 왕래한 재외국민은 처벌대상에서 제외됨
- 신고가 유효한 경우 범죄 불성립, 신고가 무효인 경우에도 형이 경한 남북교류법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형법 제1조 제2항에 의해 남북교류법이 의율 기준이 됨
- 그런데 남북교류법 제3조의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라는 표현이 애매하여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및 평등의 원칙에 위배됨
제청법원(서울형사지방법원 항소부) 기각이유 요지
- 남북교류법 제3조가 위헌무효라면 청구인에게 동법이 적용될 여지가 없게 되어 당연히 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이 적용되고, 당해 사건 판결 주문에 아무런 영향이 없음 → 재판의 전제성 없음
- 가사 적법하더라도, 북한왕래의 목적 및 방북 기간 중 구체적 행위내용으로 통상의 판단능력을 가진 일반인이 충분히 식별 가능하므로 불명확하지 않음
3) 적용법령 및 결정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헌법 제107조 제1항 |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 법원은 헌법재판소에 제청하여 그 심판에 의하여 재판 |
|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 |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때 당해 사건 담당 법원은 직권 또는 당사자 신청에 의한 결정으로 헌법재판소에 위헌 여부 심판 제청 |
|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 | 제41조 제1항에 의한 위헌 여부 심판 제청신청이 기각된 때 그 신청을 한 당사자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 청구 가능 |
|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3조 | 남북교류와 협력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에 관하여는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다른 법률에 우선하여 동법 적용 |
|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9조 제2항 | 재외국민이 외국에서 북한을 왕래하는 때에는 재외공관의 장에게 신고 |
|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27조 제2항 제1호 | 재외공관의 장에게 신고하지 아니하고 북한을 왕래한 재외국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
| 구 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 | 국가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준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 지배 지역으로부터 잠입하거나 그 지역으로 탈출 |
| 형법 제1조 제2항 |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거나 형이 구법보다 경한 때에는 신법에 따름 |
| 죄형법정주의 | 처벌될 행위를 국민이 예측 가능한 형식으로 정하도록 하여 개인의 법적 안정성 보호 및 국가형벌권의 자의적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 보장 (헌법 제12조 제1항) |
결정요지
재판의 전제성 요건 법리
-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은 어떤 법률 또는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되는 여부가 당해 사건에 대한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만 허용되고,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재판의 전제성이 결여되어 부적법 각하
- 재판의 전제성 이란 ① 그 법률이 당해 본안사건에 적용될 법률이어야 하고, ② 그 법률이 위헌무효일 때와 합헌유효일 때에 본안사건 담당법원이 다른 내용의 판단을 하여야 할 경우, 즉 판결의 결론인 주문이 달라지거나, 주문 자체는 달라지지 않더라도 그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전혀 달라지는 경우이어야 함 (당 재판소 1992. 12. 24. 선고 92헌가8 결정 등 참조)
국가보안법과 남북교류법의 관계
- 국가보안법: 국가의 안정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 (국가보안법 제1조)
- 남북교류법: 남한과 북한과의 상호교류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 (남북교류법 제1조) → 상호 입법취지와 규제대상이 다름
- 구 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의 잠입·탈출죄: 국가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준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 지배 지역으로부터 잠입하거나 그 지역으로 탈출하는 경우 성립
- 남북교류법 제27조 제2항 제1호의 죄: 재외국민이 재외공관의 장에게 신고하지 아니하고 외국에서 북한을 왕래한 경우 성립; 여기서 "왕래"는 남북교류 및 협력을 목적으로 하는 왕래에 한정됨 (동법 제3조 참조) → 양자는 구성요건을 달리함
- 헌법 제4조가 천명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 수립·추진을 위해서는 남북교류법으로,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 규제를 위해서는 국가보안법으로 대처하는 이원적 법체계
- 국가보안법과 남북교류법은 그 입법목적과 규제대상을 달리하므로, 형법 제1조 제2항이 적용되는 구법·신법 관계에 있지 않음
4) 적용 및 결론
재판의 전제성 판단
- 법리: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다는 것은, 해당 법률이 당해 사건에 적용될 법률이어야 하고, 위헌무효일 때와 합헌유효일 때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법률적 의미가 전혀 달라지는 경우이어야 함
- 포섭:
- 청구인은 형법 제1조 제2항에 의하여 범죄 후 법률의 변경(구 국가보안법 → 남북교류법)이 있으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있다고 주장
- 그러나 국가보안법과 남북교류법은 입법목적·규제대상을 달리하고, 잠입·탈출죄(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와 무신고 북한왕래죄(남북교류법 제27조 제2항 제1호)는 구성요건을 달리함
- 두 법률은 형법 제1조 제2항이 적용되는 구법·신법 관계에 있지 않음
- 청구인에 대한 공소장 기재 공소사실에 비추어 청구인의 행위에 대하여는 남북교류법이 적용될 여지가 없음
- 따라서 남북교류법 제3조의 위헌 여부가 당해 형사사건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라 할 수 없음
- 결론: 재판의 전제성 결여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
최종 결론(주문)
5) 반대의견
재판관 이시윤, 재판관 김양균의 반대의견
- 남북교류법의 목적이나 규제대상에 관한 다수의견의 입장을 따를 수 없음
- 남북교류법과 국가보안법은 법체계상 특별법과 일반법의 관계에 있음
- 만약 남북교류법 제3조 중 "정당하다고 인정하는 범위 안에서"의 부분이 위헌이 되어 위 규정의 구성요건이 단순화된다면, 국가보안법의 구성요건과의 사이에 공통성이 생겨 결국 당해 사건에서 범죄 후 법률의 변경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게 됨
- 법률적용의 문제는 법원의 직권사항이므로 공소장 변경 없이도 당연히 당해 사건 판결결과에 영향이 생김
- 재판의 전제성을 지나치게 좁히면 국민의 헌법재판에 대한 접근권(access권)을 형해화시키며, 독립한 헌법재판소를 두어 입법작용에 대한 합헌적 통제 기능을 활성화시키려는 헌법의 본의에 배치됨
- 따라서 본안심리에 들어가 이 중요한 헌법문제를 해명하여야 함 → 각하 의견에 반대
재판관 변정수의 반대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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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의 전제성에 관하여
- 남북교류법의 입법동기: 국가보안법의 처벌규정에 해당되는 행위라도 남북교류·협력을 위한 행위는 일정 요건 하에 처벌하지 않거나 훨씬 가볍게 처벌하여, 국가보안법으로 인한 남북교류협력의 장애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정된 것
- 남북교류법에 규정된 각종 교류·협력행위는 국가보안법상의 처벌규정에도 해당될 수 있음을 당연한 전제로 규정된 행위 유형임
- 잠입·탈출죄와 무신고 북한왕래죄 모두 북한왕래행위를 구성요건으로 삼고 있어 규제대상을 같이 함; 구성요건의 명칭(잠입·탈출 vs. 왕래)이 다르다는 것은 법률용어의 외형상 표현에만 집착한 피상적 형식논리
- 남북교류법 제3조는 국가보안법도 "다른 법률"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것; 만약 다수의견처럼 국가보안법 해당 행위에 남북교류법 적용 여지가 없다면 제3조와 같은 규정을 둘 필요가 없음
- 남북교류법 시행 이후 재외국민의 남북교류 목적 북한왕래는 재외공관장에게 신고하면 처벌 불가(범죄 불성립), 신고하지 않았더라도 국가보안법보다 훨씬 경한 처벌 → 형법 제1조 제2항에 의하여 남북교류법 적용이 마땅함
- 다수의견의 각하논리는 위헌 여부 심판청구 대상인 제3조 자체에 의해 재판의 전제성이 부인되는 것으로 논리적 모순
- 결론: 재판의 전제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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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교류법 제3조의 위헌성에 관하여
- 동 조항은 남북교류협력행위에 대하여 남북교류법 벌칙규정과 국가보안법 처벌규정 중 어느 것을 적용할지 가려내는 준거규정으로서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적 성질을 가짐 → 죄형법정주의 준수 요구됨
- 죄형법정주의: 무엇이 처벌될 행위인가를 국민이 예측 가능한 형식으로 정하도록 하여 개인의 법적 안정성을 보호하고, 국가형벌권의 자의적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함; 처벌법규의 구성요건과 형벌내용은 법관이 자의적으로 확장할 수 없는 구체적 개념을 사용하여야 하고 추상적·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하여서는 아니 됨
-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는 그 의미를 구체적으로 한정할 아무런 기준도 없는 매우 애매모호하고 추상적인 개념
- 행위자는 물론 법집행자조차 의미를 이해할 수 없어, 법집행당국이 추단하는 행위자의 내심의 의사 및 정부당국 이해관계에 대한 순응 여부를 기준으로 적용 여부를 달리하는 결과 초래
- 이는 범죄구성요건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는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될 뿐 아니라, 똑같은 행위라도 사람에 따라 차별대우를 가능하게 하여 평등의 원칙에도 위반됨
- 결론: 위헌선언 마땅; 각하는 부당하여 반대
참조: 헌법재판소 1993. 7. 29. 선고 92헌바48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