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헌마533 형법 제9조 위헌확인 등
1) 쟁점
적법요건 판단
- 헌법소원(권리구제형,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심판으로, 청구인 적격·공권력 행사 특정·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현재성·직접성 등에 관해 결정문에 별도 각하 판단 없이 본안으로 나아감
본안 판단
- ① 형법 제9조(14세 미만 형사미성년자 규정)가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헌법 제27조 제5항) 및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 ② 피청구인의 죄가안됨 불기소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 및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2) 사실관계
사건개요
- 청구외 김○수(고소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의 법정대리인인 청구인이, 당시 같은 학교 6학년 재학 중이던 피고소인 9명이 2001. 4. 23.부터 같은 해 12. 3.까지 평일 14:50경부터 17:30경 사이 공원 등에서 김○수를 주먹·돌로 폭행·성폭행하였다는 이유로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고소함
- 피청구인은 2002. 3. 7. 피고소인들이 형법 제9조 소정 형사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죄가안됨" 불기소처분을 함
- 청구인이 검찰청법에 따라 항고·재항고를 제기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자, 불기소처분 취소 및 형법 제9조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함
- 공권력 행사의 원인: ① 형법 제9조(형사미성년자 규정) 및 ② 피청구인의 죄가안됨 불기소처분
당사자 주장
청구인
- 형법 제9조: 현재는 신체적·정신적 성장이 빨라져 만 14세 미만에도 책임능력이 충분한 경우가 있는데, 14세 미만이면 일률적으로 처벌을 면제하는 것은 피해자를 가해자 연령에 따라 불공평하게 대우하는 것으로 평등권 침해이며, 피해자가 진술 기회조차 갖지 못하게 하여 재판절차진술권 침해임
- 불기소처분: 피고소인들 대부분이 12·13세 촉법소년으로서 소년법 제4조·제49조에 따라 소년부 송치 검토가 필요함에도 피청구인이 수사를 하지 않고 보호처분 해당 여부를 판단하지 않은 채 죄가안됨 처분을 한 것은 수사미진으로서 청구인의 평등권 및 재판절차진술권 침해임
피청구인(서울지방검찰청 의정부지청장)
- 형법 제9조: 성장이 빨라졌다 하더라도 14세 미만을 일률적으로 형사책임 성숙자로 평가하기는 이르고, 개별 판단은 법적 안정성상 불합리하며, 14세 미만의 책임능력 불인정은 합리적 평등임
- 불기소처분: 소년부 송치는 보호자의 적절한 지도·감독이 어려운 경우에 교육적 목적으로 하는 것인데, 이 사건 피고소인들은 보호자의 충분한 지도·감독을 받고 있어 송치할 필요가 없으며, 소년부 송치는 행정처분으로서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과 무관함
3) 적용법령 및 결정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형법 제9조 | 형사미성년자 — 14세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함 |
| 헌법 제27조 제5항 | 재판절차진술권 — 형사피해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당해 사건의 재판절차에서 진술할 수 있음 |
| 헌법 제11조 | 평등권 —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 |
| 소년법 제4조 | 소년보호사건 대상 — 형벌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2세 이상 20세 미만 촉법소년, 12세 이상 우범소년 등 |
| 소년법 제49조 제1항 | 소년부 송치 — 검사는 벌금 이하 형 해당 범죄이거나 보호처분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소년부에 송치하여야 함 |
| 검찰사건사무규칙 제69조 제3항 제3호 | 죄가안됨 불기소처분 — 피의사실이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나 법률상 범죄 성립을 조각하는 사유가 있어 범죄를 구성하지 않는 경우 |
| 재판절차진술권 | 범죄피해자가 당해 사건 재판절차에서 피해 내용과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권리; 근거: 헌법 제27조 제5항 |
| 평등권 |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받을 권리; 근거: 헌법 제11조 |
결정요지
(가) 형법 제9조 — 재판절차진술권 침해 여부
-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은 범죄 피해자가 당해 사건의 재판절차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해 내용과 사건에 관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권리로서, 기소독점주의 형사소송체계 아래에서 형사피해자로 하여금 형사재판절차에 참여하여 형사사건에 관한 의견진술을 할 수 있는 청문의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형사사법의 절차적 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본권임(헌재 1989. 4. 17. 88헌마3 참조)
- 헌법 제27조 제5항의 법률유보는 자유권적 기본권에 대한 기본권 제한적 법률유보가 아니라 재판절차진술권을 보장하는 헌법규범의 의미와 내용을 법률로써 구체화하기 위한 기본권형성적 법률유보에 해당함(헌재 1993. 3. 11. 92헌마48 참조). 따라서 그 구체적 내용에 관하여는 입법자에게 입법형성의 자유가 부여되며, 재량의 범위를 넘어 명백히 불합리한 경우에 비로소 위헌 문제가 생길 수 있음
- 형법 제9조의 입법목적은 ① 육체적·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소년은 사물의 변별능력과 그 변별에 따른 행동통제능력이 없어 비난가능성이 없고, ② 어린 아이들은 감수성이 강하고 상처받기 쉬운 정신상태이며 반사회성이 고정화되어 있지 않아 교육적 조치에 의한 개선가능성이 있으므로 형벌 이외의 수단에 의존함이 적당하다는 형사정책적 고려에 있음
- 육체적·정신적 성숙 정도는 소년 개인마다 차이가 심하므로 정신적 성숙의 정도와 사물의 변별능력이나 행동통제능력의 존부·정도를 각 개인마다 판단·추정하는 것은 곤란하고 부적절하여, 일정 연령을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형사책임연령을 정한 것은 합리적임
- 주요국 입법례: 독일·일본은 14세 미만, 프랑스는 13세 미만, 영국·호주는 10세 미만(단, 10세 ~ 14세는 doli incapax 추정, 영국은 1998년 폐지), 미국은 주에 따라 규정 없거나 7세 ~ 14세 범위에서 규정
- 형사책임이 면제되는 소년의 연령을 몇 세로 할 것인가는 소년의 정신적·신체적 성숙도, 교육적·사회적·문화적 영향, 세계 각국의 추세 등 제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할 입법정책의 문제로서 현저하게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것이 아닌 한 입법자의 재량에 속함. 14세 미만이라는 연령기준은 다른 국가들의 입법례에 비추어 지나치게 높다고 할 수 없고, 이 사건 법률조항이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기 어려움
- 입법자가 형사미성년자를 14세를 기준으로 획일적으로 구분한 것은 실질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겠지만, 법률관계의 안정과 객관성을 위한 부득이한 조치이므로 재판절차진술권 침해 아님
(나) 형법 제9조 — 평등권 침해 여부
- 아동의 성장발달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형사미성년자의 연령을 낮추는 문제를 검토해야 할 필요성은 있으나, 이는 입법자가 시대상황과 경제·문화여건 등 제반사항을 고려하여 정할 입법정책의 문제임
-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입법자가 재량의 범위를 넘어서 명백히 불합리하게 입법형성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가해자가 형사미성년자인지 여부에 따라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 행사에 있어서 차별이 발생하더라도 이는 합리적인 근거에 기한 것으로 평등권 침해 아님
(다) 이 사건 불기소처분 — 위헌 여부
- 피고소인 이○엽, 김○훈은 행위 당시 11세로서 촉법소년 연령(12세 이상)에 해당하지 않아 소년법상 보호사건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이들에 대한 죄가안됨 불기소처분 및 소년부 미송치는 타당함
- 피고소인 이○수 등 7명은 행위 당시 12세로서 촉법소년 연령에는 해당하나, 소년에 대한 피의사건을 보호처분의 필요가 있어 소년부로 송치할 것인가는 피청구인의 재량에 맡겨져 있음. 피청구인이 죄가안됨 불기소처분을 한 것은 보호처분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 할 수 있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수사미진이나 자의적인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만큼의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없음
4) 적용 및 결론
쟁점 1 — 형법 제9조의 재판절차진술권 침해 여부
- 법리: 헌법 제27조 제5항의 법률유보는 기본권형성적 법률유보에 해당하여 입법자에게 입법형성의 자유가 부여되고, 재량의 범위를 넘어 명백히 불합리한 경우에만 위헌 문제 발생
- 포섭: 형법 제9조는 ① 사물의 변별능력·행동통제능력 부재에 따른 비난가능성 없음, ② 교육적 조치에 의한 개선가능성이라는 형사정책적 고려에 근거하며, 개인별 판단이 곤란하다는 이유로 일정 연령 기준의 일률적 형사책임연령 획정은 합리적임. 14세 미만이라는 기준은 각국 입법례에 비추어 지나치게 높다고 할 수 없고, 법률관계의 안정과 객관성을 위한 부득이한 조치로서 합리적 재량 범위 내에 있음
- 결론: 재판절차진술권 침해 아님
쟁점 2 — 형법 제9조의 평등권 침해 여부
- 법리: 형사미성년자 연령 설정은 입법정책의 문제로서 현저하게 불합리하고 불공정하지 않은 한 입법자의 재량에 속함
- 포섭: 형법 제9조는 입법자가 재량의 범위를 넘어서 명백히 불합리하게 입법형성권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없고, 가해자의 형사미성년자 해당 여부에 따라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 행사에 차별이 발생하더라도 합리적 근거에 기한 것임
- 결론: 평등권 침해 아님
쟁점 3 — 불기소처분의 위헌 여부
- 법리: 죄가안됨 처분은 형법상 책임 조각 사유가 있는 경우 발령되고(검찰사건사무규칙 제69조 제3항 제3호), 소년부 송치는 보호처분 필요성 인정 여부에 관한 검사의 재량 영역에 속함
- 포섭:
- 11세 피고소인 2명(이○엽, 김○훈): 촉법소년 연령(12세 이상) 미해당으로 소년법상 보호사건 대상 자체가 될 수 없어 죄가안됨 처분 및 소년부 미송치 타당
- 12세 피고소인 7명: 촉법소년 연령에는 해당하나 소년부 송치 여부는 피청구인 재량 사항이고, 수사미진이나 자의적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만큼의 자의적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없음
- 결론: 불기소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 및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음
최종 결론(주문)
5) 보충의견 (재판관 전효숙)
다수의견(합헌)에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 다음과 같은 입법적 보완의 필요성을 지적함
주요 취지
- 조기교육 활성화·물질 풍요 등으로 정신적·육체적 성장속도가 빨라지고, 범죄의 저연령화·흉폭화가 문제됨. 12세 ~ 14세 청소년 범죄가 2001년 기준 6,000건에 달하고 12세 미만 청소년범죄도 상당수 발생. 통상 중학교 1~2학년까지에 해당하는 14세 미만 책임연령 기준은 현실적으로 높다고 하지 않을 수 없음
과소보호금지 원칙 관련 법리
- 헌법 제10조(인간의 존엄과 가치, 국가의 기본권 보장의무), 제37조 제1항(열거되지 않은 기본권 경시 금지), 제30조(범죄피해자 국가구조청구권)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신체 안전에 대한 기본권과 사인에 의한 침해로부터 적절히 보호할 국가의 의무가 도출됨. 국가는 기본권보호의무 이행에 있어 헌법이 요구하는 최소한도의 보호수준에 미달해서는 아니 된다는 과소보호금지 원칙을 준수해야 함(헌재 1997. 1. 16. 90헌마110 등 참조)
문제 지적
- 이 사건 법률조항은 소년법상 보호처분 대상을 12세 이상으로 한정하고 있는 현행 법체계와 결합하여, 범죄행위자가 12세 미만인 경우에는 피해자가 국가로부터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함
- 범죄행위자가 12세 미만이라 하여 보호처분의 필요성이 부정될 이유가 없고, 12세 미만 소년범죄 증가 추세에도 국가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범죄피해자의 생명·신체에 대한 보호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며 범죄행위자의 나이에 근거한 피해자 보호의 부당한 차별임
입법적 시정 촉구
- 이러한 문제가 이 사건 법률조항 자체의 위헌성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나, 소년법상 보호 대상 하한 연령을 없애거나, 소년보호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권을 인정하는 등 관련 형법 및 소년법 규정을 재검토하고 입법적 시정조치가 있어야 함을 촉구함
참조: 헌법재판소 2003. 9. 25. 선고 2002헌마533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