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헌가5 기부금품모집금지법 제3조 등 위헌제청
1) 쟁점
적법요건 판단
- 심판대상: 구 기부금품모집금지법(1951. 11. 7. 법률 제224호 제정, 1970. 8. 12. 법률 제2235호 개정) 제3조 및 제11조 중 제3조에 관한 부분
- 재판의 전제성: 제청신청인이 서울지방법원 95고단10975호 기부금품모집금지법위반 등 사건의 피고인으로 재판 계류 중이고, 위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가 재판 주문에 영향을 미침
- 제청권자: 서울지방법원이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에 의하여 직권 제청
본안 판단
- 법 제3조가 행복추구권(일반적 행동자유권, 계약의 자유)을 침해하는지 여부
- (1) 허가 여부를 행정청의 재량으로 규정한 것이 행복추구권의 본질에 반하는지
- (2) 모집목적을 7가지로 한정하여 모집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 법 제11조 중 제3조에 관한 부분이 구성요건인 제3조의 위헌으로 인하여 위헌인지 여부
2) 사실관계
사건개요
- 제청신청인 권○길은 서울지방법원 95고단10975호 노동쟁의조정법위반 등 사건의 피고인으로서, 공소사실 중 서울특별시장의 허가 없이 기부금품을 모집하여 법 제3조 및 제11조를 위반하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음
- 제청신청인이 법 제3조 및 제11조 중 제3조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위헌제청 신청(96초210)
- 서울지방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여 1996. 2. 7.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 제청
당사자 주장
제청법원·제청신청인
- 법 제3조는 기부금품 모집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오직 정부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7가지 경우에만 허가하도록 하여 행복추구권·재산권·결사의 자유를 침해함
- 허가 대상 7가지 사업은 지나치게 제한적이며, 미허가 모집에 대한 형사처벌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됨
- 원칙적으로 기부금품 모집 자체는 타인의 법익이나 사회적 법익을 침해하는 행위가 아니어서 범죄로 금지할 필요성이 없음
행정자치부장관·법무부장관·서울지방검찰청 검사장
- 무분별한 기부금품 모집의 폐해가 여전히 존재하므로 규제의 필요성이 있음
- 법 제2조에 의해 법인·정당·종교단체의 소속원 갹출은 규제 대상 제외
- 기부금품 모집행위는 현행 민·형법으로 효과적 규제가 어려워 독자적 규제 필요
- 허가규정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않으므로 기각되어야 함
3) 적용법령 및 결정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구 기부금품모집금지법 제3조 (모집의 금지와 허가) | 누구든지 기부금품 모집 불가; 국제구제금품·천재지변구휼·국방기재헌납·현충시설 자선사업·체육시설·반공기관·기능올림픽 등 7가지에 한하여 내무부장관·도지사·서울특별시장이 기부위원회 심사를 거쳐 허가 가능 |
| 구 기부금품모집금지법 제11조 (벌칙) | 제3조에 의한 허가 없이 기부금품을 모집한 자: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 벌금 |
| 행복추구권 |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서 파생되는 일반적 행동자유권·개성의 자유로운 발현권 포함; 헌법 제10조 |
| 계약의 자유 | 행복추구권에 포함된 일반적 행동자유권으로부터 파생; 헌법 제10조 |
| 기본권 제한의 한계 | 과잉금지원칙(비례원칙): 목적의 정당성·방법의 적정성·침해의 최소성·법익의 균형성; 헌법 제37조 제2항 |
결정요지
(가) 제한되는 기본권
- 법 제3조는 행정자치부장관 등의 허가를 요구함으로써 기부금품을 모집할 수 있는 자유를 제한하며, 이는 행복추구권(일반적 행동자유권, 계약의 자유)에 의하여 보호됨
- 결사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법 제3조가 가져오는 간접적·부수적 효과일 뿐이고, 법이 규율하려는 영역은 기부금품 모집행위이므로 우선적으로 적용되는 기본권은 행복추구권임
- 법 제3조는 기부금품을 모집하고자 하는 자의 재산권 행사와 무관하고, 기부를 하고자 하는 자도 법 제3조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재산을 자유로이 기부로 처분할 가능성이 변함없이 남아 있으므로 재산권 제한도 아님
- 기부행위 기회의 보장은 헌법상 재산권의 보호범위에 포함되지 않음
(나) 허가의 법적 본질에 관한 법리
- 허가는 법령에 의한 일반적 금지를 특정한 경우에 해제하여 적법하게 일정한 행위를 할 수 있게 하는 행정행위
- 허가의 법적 의미: 의도하는 행위의 적법성이 확인된 경우 사전적으로 권리행사를 제한하는 잠정적 금지를 다시 해제하는 것
- 허가의 본질: 특별히 권리를 설정하여 주는 것이 아니라 공익목적을 위하여 제한된 기본권적 자유를 다시 회복시켜 주는 행정행위
- 기본권에서 파생하는 국민의 원칙적 주관적 공권을 규율하는 것으로, 달리 정당한 공익이 대치하지 않는 한 국민이 허가를 요구할 권리가 있음
- 기본권의 본질과 부합하는 허가절차가 되려면: 기본권에 의하여 보장된 자유를 행사할 권리 자체를 제거해서는 아니 되고, 법률요건을 충족시킨 경우 기본권 주체에게 기본권행사의 형식적 제한을 해제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부여하여야 함
(다) 기본권 제한 규정의 유형 구분에 관한 법리
- 기본권을 제한하는 규정은 기본권행사의 '방법'에 관한 규정과 기본권행사의 '여부'에 관한 규정으로 구분됨
- 침해의 최소성 관점에서, 입법자는 우선 기본권행사의 '방법'에 관한 규제로써 공익을 실현할 수 있는가를 시도하고, 이러한 방법으로 공익달성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비로소 기본권행사의 '여부'에 관한 규제를 선택하여야 함
4) 적용 및 결론
쟁점 1: 허가 여부를 행정청 재량에 위임한 것의 위헌성
법리
- 허가의 본질은 기본권에서 파생하는 원칙적 주관적 공권을 규율하는 것이며, 달리 정당한 공익이 대치하지 않는 한 국민이 허가를 요구할 권리가 있음. 허가 법률요건을 충족시킨 경우 기본권 주체에게 기본권행사의 형식적 제한 해제를 요구할 법적 권리가 부여되어야 함
포섭
- 법 제3조는 열거된 7가지 모집목적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허가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허가 여부를 오로지 행정청의 자유로운 재량행사에 맡기고, 어떠한 경우에 행정청이 허가할 의무가 있는가에 관한 구체적 허가요건을 규정하지 아니함
- 따라서 기부금품을 모집하고자 하는 자는 비록 법 제3조에 규정된 요건을 충족시킨 경우에도 허가를 청구할 법적 권리가 없음
- 법 제3조는 허가를 재량행위로 형성하여 헌법상 부여된 기본권적 권리의 행사 여부를 행정청의 재량에 맡김으로써, 허가관청이 임의로 국민의 기본권적 권리를 처분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음
결론
- 법 제3조는 국민에게 허가를 청구할 법적 권리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행복추구권의 본질에 반하는 위헌 규정
쟁점 2: 모집목적 제한을 통한 원칙적 금지 —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가) 제한되는 기본권
- 기부금품 모집행위는 행복추구권에서 파생하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에 의하여 기본권으로 보장됨
(나) 과잉금지원칙에 의한 심사
(1) 목적의 정당성
- 법 제1조의 표현에도 불구하고 법이 의도하는 바는 궁극적으로 모집행위에서의 공공의 안녕과 질서 유지, 사기·강박에 의한 모집행위 및 질서위반 방지 등 질서유지행정 차원의 규율 필요성으로 해석 가능 → 입법목적의 정당성 인정
(2) 수단의 적합성
- 법 제3조가 허가 대상을 국가가 필요하다고 인정한 몇 가지 공익사업에만 국한함으로써 입법목적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개인의 모든 모집행위를 완전히 봉쇄하는 방법을 선택하였으며, 이 수단이 입법목적 달성에 기여한다는 점 → 수단의 적정성 인정
(3) 침해의 최소성
- 법리: 침해의 최소성 관점에서 입법자는 기본권행사의 '방법'에 관한 규제로 공익을 실현할 수 있는가를 우선 시도하고,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만 기본권행사의 '여부'에 관한 규제를 선택하여야 함
- 포섭:
- 법 제3조에 규정된 7가지 목적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기부금품을 모집하고자 하는 자는 기본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이 처음부터 막혀 있으므로, 이는 기본권행사의 '방법'이 아니라 '여부'에 관한 규제에 해당함
- 법이 달성하려는 공익인 '모집행위에 의한 폐해나 부작용의 방지'는 모집목적의 제한보다 기본권을 적게 침해하는 단계인 모집절차·방법 및 모집된 기부금품의 사용에 대한 통제를 통하여 충분히 달성 가능함
- 구체적 대안: ① 방문모집·가두모집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거나 엄격한 요건하에서만 예외적으로 허용, 우편에 의한 모집으로 제한, 모집장소를 일정한 공개장소로 제한하는 등 모집절차에 대한 통제; ② 모집결과 신고의무, 기부금품 모집상황 및 사용내역 장부 비치의무, 관계서류 제출의무 등 행정청 감독권한을 통한 통제; ③ 모집목적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제한을 두지 않으면서,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침해할 위험이 없고 합법적 시행 및 목적에 따른 사용이 충분히 보장되며 모집비용과 모집금액 사이의 명백한 불균형이 우려되지 않는 경우 허가를 해 주는 질서유지행정 차원의 허가절차
- 이러한 모집방법의 제한은 자연스럽게 모집목적이 사회공익적 성격의 사업이나 자선행위에 국한되도록 형성하는 효과를 가져옴
- 법 제3조는 국가만이 기부금품 모집을 정당화하는 공익적 목적과 모집의 필요성을 결정하고, 국민이 기본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는가를 결정할 수 있게 하였는바, 이는 기본권에 대한 매우 심각한 침해로서 그에 상응하는 중대한 공익에 의하여 정당화되지 아니하는 한 허용될 수 없음
- 결론: 모집목적의 제한을 통한 원칙적 금지는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수단의 범위를 훨씬 넘어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 → 침해의 최소성 위반
(4) 법익의 균형성
- 본문에 법익의 균형성에 관한 독립적 판단이 명시된 바 없음 (소결론은 재량행위·모집목적 제한 양자 모두 위헌으로 선언)
쟁점 3: 법 제11조 중 제3조에 관한 부분의 위헌성
법리
- 형벌조항은 처벌의 전제가 되는 구성요건이 위헌이면 당연히 위헌
포섭
- 법 제11조 중 제3조에 관한 부분은 법 제3조에 위반한 경우에 대한 형벌조항으로, 그 구성요건인 법 제3조가 위헌으로 선언됨
결론
- 법 제11조 중 제3조에 관한 부분도 헌법에 위반됨
최종 결론 (주문)
- 구 기부금품모집금지법 제3조 및 제11조 중 제3조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됨
-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
참조: 헌법재판소 1998. 5. 28. 선고 96헌가5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