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헌마652 피의사실 언론공표 등 위헌확인
1) 쟁점
적법요건 판단
- 보도자료 배포행위 및 촬영허용행위가 헌법소원 대상인 공권력 행사에 해당하는지
- 보도자료 배포행위에 대한 보충성 요건 충족 여부
- 촬영허용행위에 대한 권리보호이익(객관적 헌법질서 수호 측면) 존부
본안 판단
- 촬영허용행위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인격권(초상권 포함)을 침해하는지 여부
2) 사실관계
사건개요
- 피청구인(○○경찰서 사법경찰관)은 2012. 4. 24. 사기 혐의로 구속된 청구인을 서울강동경찰서 조사실에서 조사하면서, 같은 날 경찰서 기자실에서 "교통사고 위장, 보험금 노린 형제 보험사기범 검거"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함
- 보도자료에는 청구인과 그 형의 나이·직업·실명 일부, 범죄전력·피의사실·범행방법·증거 내용 등이 기재됨
- 피청구인은 보도자료 배포 직후 기자들의 취재 요청에 응하여 청구인이 양손에 수갑을 찬 채 조사받는 모습을 촬영하도록 허용함
- KBS, 중앙일보 등은 2012. 4. 25. 청구인을 '정모씨(36세)' 또는 'A씨' 등으로 표현하고, 수갑을 차고 얼굴을 드러낸 장면을 흐릿하게 처리하여 방송·보도함
- 청구인은 2012. 7. 20.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 청구함
당사자 주장
- 청구인: 피청구인이 보도자료 배포 시 피의사실·인적사항을 언론사에 제공하고, 수갑을 착용한 상태에서 얼굴이 드러난 조사 장면을 촬영하게 허용한 행위는 무죄추정원칙에 반하여 인격권·신체의 자유를 침해함
- 피청구인: 청구인이 취재 당시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않아 공권력 행사 자체가 없었으며, 보도자료에서 개인정보를 삭제하였고 언론사에 초상권 보호 요청을 하였으며 실제 모자이크 처리되어 방영되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음
3) 적용법령 및 결정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형법 제126조(피의사실공표) | 범죄수사 관련 직무를 행하는 자가 지득한 피의사실을 공판청구 전에 공표한 때 3년 이하 징역 또는 5년 이하 자격정지 |
| 구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경찰청훈령 제461호) 제83조 | 원칙적으로 공판청구 전 언론공개 금지; 공공의 이익 및 알권리 보장 위해 예외적 허용 요건 규정 |
| 구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 제84조(수사사건 언론공개의 한계) | 예외적 언론공개 시에도 범죄와 무관한 명예·사생활, 신원, 자세한 범죄수법 등은 공개 불가 |
| 구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 제85조(초상권 침해 금지) | 경찰관서 안에서 피의자 등의 신원을 추정하거나 신분이 노출될 우려 있는 장면 촬영 금지 |
| 구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경찰청훈령 제617호) 제85조의2(예외적 촬영 허용) | 특정강력범죄·성폭력범죄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해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 가능 |
| 헌법 제10조 | 인간의 존엄과 가치·행복추구권; 일반적 인격권(초상권 포함)의 근거 조문 |
| 헌법 제27조 제4항 | 무죄추정원칙 |
| 헌법 제37조 제2항 | 기본권 제한의 일반 법리; 법률에 의한 제한, 과잉금지원칙 |
| 일반적 인격권(초상권) | 자신의 얼굴 및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하여 함부로 촬영당하지 아니할 권리; 헌법 제10조 도출 |
결정요지
(가) 공권력 행사성
- 수사기관이 촬영에 협조하지 않는 이상 기자들이 수사관서 내에서 피의자의 조사장면을 촬영하는 것은 불가능함
- 수사기관이 피의자 개인보다 훨씬 우월적 지위에 있어 취재·촬영 과정에서 사실상 피의자의 의사가 반영되기 어려움
-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의사에 관계없이 언론사의 취재 요청에 응하여 촬영을 허용한 이상 청구인은 수갑을 차고 얼굴을 드러낸 상태에서 조사받는 모습이 언론사에 공개당하는 불이익을 입게 된 것임
- 심판대상 행위들은 권력적 사실행위로서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함
(나) 보충성 — 보도자료 배포행위
- 보도자료 배포행위는 형법 제126조 피의사실공표죄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됨
- 피청구인의 행위가 피의사실공표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라면, 수사기관을 상대로 고소하여 행위자를 처벌받게 하거나 처리결과에 따라 검찰청법에 따른 항고를 거쳐 재정신청을 할 수 있음
- 위와 같은 권리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곧바로 제기한 이 부분 심판청구는 보충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함
(다) 권리보호이익 — 촬영허용행위
- 촬영허용행위는 이미 종료된 행위로서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은 소멸함
- 헌법소원제도는 개인의 권리구제뿐 아니라 헌법질서를 보장하는 기능도 가지므로,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거나 헌법질서 수호·유지를 위하여 헌법적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는 경우 심판청구이익을 인정할 수 있음(헌재 2003. 12. 18. 2001헌마163 등 참조)
- 피의자의 얼굴 및 조사받는 모습이 수사과정에서 피의자의 의사에 관계없이 언론에 노출되는 일은 현재도 일어나고 있어 앞으로도 구체적으로 반복될 위험이 있음
- 피의자의 인격권 보호와 국민의 알권리 보장이라는 두 법익이 충돌하는 영역으로서 헌법질서 수호·유지를 위하여 헌법적 해명이 긴요한 사항임
- 수사기관 내부적으로 신원 노출 우려 있는 장면의 촬영을 금지하고 있으나 수사기관이 자의적으로 해석함으로써 기본권이 침해될 여지가 있고 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해명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심판청구이익을 인정함이 상당함
(라) 제한되는 기본권
- 사람은 자신의 얼굴을 비롯하여 일반적으로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하여 함부로 촬영당하지 아니할 권리를 가짐
- 촬영허용행위는 헌법 제10조로부터 도출되는 초상권을 포함한 일반적 인격권을 제한함
-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 침해 주장은 계구 착용으로 인해 촬영을 피하거나 취재를 거부할 수 없었고 계구 착용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어 인격권이 침해되었다는 주장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인격권 제한 문제로 보아 판단함
(마) 피의자 인격권 제한의 헌법적 한계 — 법리
- 피의자의 인격권도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나,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수 없음
- 헌법 제27조 제4항의 무죄추정원칙상, 아직 공소제기가 없는 피의자는 물론 공소가 제기된 피고인이라도 유죄의 확정판결이 있기까지는 원칙적으로 죄가 없는 자에 준하여 취급하여야 하고 불이익을 입혀서는 안 되며, 가사 불이익을 입힌다 하여도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함(헌재 1990. 11. 19. 90헌가48; 헌재 2011. 4. 28. 2010헌마474 참조)
- 수사기관에 의한 피의자의 초상 공개에 따른 인격권 제한 문제는 무죄추정에 관한 헌법적 원칙, 수사기관의 인권 존중의무(형사소송법 제198조 제2항), 인격권 침해가 피의자 및 그 가족에게 미치게 될 영향의 중대성 및 파급효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헌법적 한계의 준수 여부를 엄격히 판단하여야 함
4) 적용 및 결론
가. 보도자료 배포행위 — 각하
- 법리: 청구인이 다른 효과적인 권리구제절차(피의사실공표죄 고소 → 불기소 시 항고·재정신청)를 모두 거치지 않으면 보충성 요건 미충족
- 포섭: 보도자료 배포행위는 형법 제126조 피의사실공표죄에 해당할 수 있으며, 청구인은 고소 및 재정신청 등 권리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곧바로 심판청구를 제기함
- 결론: 보충성 요건 미충족으로 각하
나. 촬영허용행위 — 인격권 침해 위헌확인
(가) 제한되는 기본권
- 헌법 제10조로부터 도출되는 초상권을 포함한 일반적 인격권이 제한됨
(나) 과잉금지원칙에 의한 심사
(1) 목적의 정당성
- 법리: 원칙적으로 피의자 개인에 관한 부분은 일반 국민에게 알려야 할 공공성이 없음. 예외는 피의자가 공인인 경우, 특정강력범죄·성폭력범죄 피의자의 재범방지·범죄예방을 위한 경우, 미체포 피의자 검거 필요가 있는 경우에 극히 제한적으로 인정됨. 특히 수사관서 내 수사 장면의 촬영은 보도를 실감나게 하기 위한 목적 외에 어떠한 공익도 인정하기 어려움
- 포섭: 청구인은 공인이 아니며 보험사기 혐의로 체포된 피의자에 불과하여 신원공개가 허용되는 어떠한 예외사유에도 해당하지 않음. 수갑을 차고 얼굴을 드러낸 상태에서 조사받는 장면의 공개 및 촬영을 정당화할 어떠한 공익 목적도 인정하기 어려움
- 결론: 목적의 정당성 자체가 인정되지 않음
(2) 침해의 최소성
- 법리: 피의자의 얼굴은 개인의 인격주체성을 결정짓는 가장 기본적인 정보로서 공개 시 각인 효과가 크고, 현대 정보화 사회에서 한 번 공개된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언제나 다시 볼 수 있어 파급효가 강력함. 이후 무죄 확정판결을 받더라도 낙인 효과를 지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함.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수사기관은 모자, 마스크 등으로 피의자 얼굴을 가리는 등 신원 노출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화 조치를 취하여야 함
- 포섭: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얼굴 및 수갑 등의 노출을 방지할 만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아니한 채 얼굴과 수갑이 그대로 드러난 상태에서 조사받는 장면을 촬영하게 함. 이는 구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 제85조에도 위반됨. 피청구인이 언론사에 수차례 초상권 보호 요청을 하였고 모자이크 처리되어 방영되었다고 하나, 이는 언론사가 국민을 상대로 보도하는 단계에서의 사후적 조치에 불과하고, 언론사 자체에 대한 청구인의 얼굴 공개행위에 대한 침해 최소화 조치로서의 의미를 갖지 않음
- 결론: 침해의 최소성 원칙 미충족
(3) 법익의 균형성
- 법리: 달성되는 공익과 제한되는 사익 사이에 균형이 유지되어야 함
- 포섭: 촬영허용행위는 언론 보도를 보다 실감나게 하기 위한 목적 외에 어떠한 공익도 인정할 수 없음. 반면 청구인은 국가기관에 의해 범죄혐의를 받아 사회윤리적 비난가능성이 높은 피의자로서 얼굴이 공개되어 초상권을 비롯한 인격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받았고, 수사기관에 의한 초상 공개가 언론 보도로 이어질 경우 범인으로서의 낙인 효과와 그 파급효가 매우 가혹함
- 결론: 법익의 균형성을 극단적으로 상실함
최종 결론
- 촬영허용행위: 과잉금지원칙 위반으로 청구인의 인격권 침해 → 위헌 확인
- 보도자료 배포행위: 보충성 요건 미충족 → 각하
5) 반대의견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강일원의 의견 — 이 사건 심판청구 전부를 각하하여야 한다는 견해
가. 보충성 요건의 흠결
- 요지: 보도자료 배포행위와 촬영허용행위는 동일한 목적 아래 시간적·장소적으로 밀접하게 이루어진 것이므로 전체적으로 피청구인이 언론기관에 피의사실을 알리는 일련의 행위로서 하나의 공권력행사로 보아야 함
- 하나의 공권력행사 전체가 형법 제126조 피의사실공표죄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청구인은 고소 및 항고·재정신청을 통해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음
- 청구인이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곧바로 심판청구를 제기하였으므로 보충성 요건 미충족으로 전부 각하하여야 함
나. 권리보호이익의 흠결
(1) 반복 위험성 부존재
- '침해행위가 반복될 위험성'은 단순히 추상적·이론적 가능성이 아니라 구체적 위험성이 있어야 하며, 일반적·계속적으로 이루어져 구체적으로 반복될 위험성이 인정되어야 함(헌재 1994. 7. 29. 91헌마137; 헌재 2012. 12. 27. 2011헌마351 각하의견 참조)
- 청구인은 신상정보 공개가 허용되는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며, 피청구인도 구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 제85조에 따라 신분이 노출될 우려 있는 장면 촬영을 금지하여야 함이 명백함
- 피청구인 스스로 청구인의 의사에 관계없이 촬영을 허용하는 것이 위법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촬영허용행위는 명백히 위법한 것으로서 일반적·계속적으로 반복하거나 관행으로 지속한 것이라 볼 수 없음
- '침해행위가 반복될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음
(2) 헌법적 해명 필요성 부존재
- 권력적 사실행위에 대한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은 그 사건으로부터 일반적인 헌법적 의미를 추출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하여야 함(헌재 2006. 6. 29. 2005헌마703 참조)
- 그러나 행정청이 일반적·계속적으로 관련 법규정을 합헌적으로 해석·적용하고 있음에도 구성원 중 누군가가 예외적 상황에서 법령에 대한 명백한 오해로 인하여 위법한 행위를 한 경우에는 헌법적 해명까지 필요하지 않음(헌재 2012. 12. 27. 2011헌마351 각하의견 참조)
- 청구인의 동의 없이 촬영을 허용한 행위가 위법하다는 것은 관련 규정의 해석상 명백하고 피청구인도 이를 인식하고 있었음. 이 사건 촬영허용행위는 법령에 대한 오해로 인해 개별적·예외적으로 위법하게 법령을 해석·적용한 것에 불과하여 일반적이고 중요한 헌법적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없음
- 이 사건은 결국 '위법의 문제'로 귀착되며, 청구인은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또는 피의사실공표죄 고소 등으로 구제받을 수 있음
(3) 결론
- 촬영허용행위 부분을 분리하여 보더라도 반복 위험성과 헌법적 해명 필요성이 없으므로 심판청구이익이 없어 부적법함. 이 사건 심판청구 전부를 각하하여야 함
참조: 헌법재판소 2014. 3. 27. 선고 2012헌마652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