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헌바129 형법 제7조 위헌소원
1) 쟁점
적법요건 판단
- 심판대상: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7조(외국에서 받은 형의 집행) — 형식적 의미의 법률에 해당함
- 재판의 전제성: 당해 사건(대법원 2013도2208 공문서위조, 위조공문서행사)에서 형법 제7조의 위헌 여부가 재판 주문에 영향을 미침
- 위헌제청신청 기각: 대법원 2013초기137로 기각결정 통지 후 30일 이내 청구함
본안 판단
- 형법 제7조가 헌법 제13조 제1항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 형법 제7조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
- 형법 제7조가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2) 사실관계
사건개요
- 청구인은 홍콩국제공항에서 대한민국 여권을 위조·행사한 범죄사실로 홍콩 법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약 8개월 복역 후 대한민국으로 강제추방됨
- 입국 시 체포되어 인천지방법원(2012고단10017)에서 동일 범죄사실로 징역 6월을 선고받음; 항소·상고 모두 기각되어 확정됨
- 상고심 계속 중 형법 제7조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대법원 2013초기137로 기각되자, 2013. 5. 1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함
당사자 주장
- 청구인: ① 형법 제7조는 이중처벌금지원칙 위반, ② 신체의 자유 및 인간의 존엄과 가치 침해, ③ 외국에서도 처벌받은 자와 국내에서만 처벌받은 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여 평등원칙 위반
3) 적용법령 및 결정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형법 제7조 (외국에서 받은 형의 집행) | 범죄에 의하여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집행을 받은 자에 대하여는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음 |
| 형법 제3조 (내국인의 국외범) | 형법은 대한민국 영역 외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에게 적용함 |
| 헌법 제13조 제1항 | 이중처벌금지원칙 —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함 |
| 신체의 자유 | 정신적 자유와 더불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자유로서 모든 기본권 보장의 전제조건; 헌법 제12조 |
결정요지
(1) 이중처벌금지원칙 위반 여부
헌법 제13조 제1항의 이중처벌금지원칙은 일사부재리원칙이 국가형벌권의 기속원리로 헌법상 선언된 것으로서, 동일한 범죄행위에 대하여 국가가 형벌권을 거듭 행사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임. 여기서 '처벌'은 범죄에 대한 국가의 형벌권 실행으로서의 과벌을 의미하고, 국가가 행하는 일체의 제재나 불이익처분을 모두 포함하지 않음.
형사판결은 국가주권의 일부분인 형벌권 행사에 기초한 것으로서, 외국의 형사판결은 원칙적으로 우리 법원을 기속하지 않으므로 동일한 범죄행위에 관하여 다수의 국가에서 재판 또는 처벌을 받는 것이 배제되지 않음. 따라서 이중처벌금지원칙은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대한민국 내에서 거듭 형벌권이 행사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새겨야 함.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4조 제7항 및 유엔 인권이사회도 일사부재리원칙이 다수 국가의 관할에 대하여 적용되는 것이 아님을 확인하고 있음.
→ 헌법상 일사부재리원칙은 외국의 형사판결에는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형법 제7조는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함.
(2)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 신체의 자유 침해
형법 제7조는 우리 형법에 의한 처벌 시 외국에서의 형 집행 반영 여부를 법관의 재량에 맡김으로써, 이러한 사정이 반영되지 않은 채 별도로 처벌받을 수 있도록 하여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를 제한함.
- 목적의 정당성: 속지주의(제2조, 제4조) 원칙에 속인주의(제3조)·보호주의(제5조, 제6조)를 가미한 결과 동일 행위에 외국 형법과 우리 형법이 함께 적용될 수 있는바,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국가형벌권을 적정하게 행사하면서도 피고인의 실질적 불이익을 완화하기 위하여 외국에서의 형 집행 사실을 고려하여 형을 정하도록 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 인정됨.
- 수단의 적합성: 외국 판결의 집행을 임의적 감경 또는 면제 사유로 정한 것은 위 입법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임.
- 침해의 최소성: 신체의 자유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자유로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므로, 외국에서 실제로 형의 집행을 받았음에도 우리 형법에 의한 처벌 시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면 과도한 제한이 될 수 있어 어느 범위에서든 반드시 반영되어야 함. 그런데 형법 제7조는 형의 임의적 감면사유로만 정하고 있어 법관의 재량에 따라 외국에서의 형 집행 사실이 전혀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음. 형을 필요적으로 감면하거나 외국에서 집행된 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필요적으로 산입하는 방법을 취하더라도 국가형벌권 행사에 지장이 없으므로, 필요적 감면·필요적 형기산입 등의 입법형식과 임의적 감면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음. 독일(필요적 산입, 독일 형법 제51조 제3항·제4항), 일본(필요적 감면, 일본 형법 제5조 단서) 입법례에 비추어도, 입법자는 신체의 자유를 덜 침해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취하지 아니함. 결국 입법재량의 범위를 일탈하여 필요최소한의 범위를 넘은 과도한 기본권 제한임.
- 법익의 균형성: 국가형벌권의 적정한 행사라는 공익보다, 외국에서의 처벌이 전혀 반영되지 않을 수 있어 개인이 받는 신체의 자유 제한 등의 불이익이 훨씬 더 중대함. 법익의 균형성원칙에도 위반됨.
→ 형법 제7조는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신체의 자유를 침해함.
(3) 평등원칙 위반 여부
이중처벌금지원칙은 대한민국 내에서 구속력을 가지므로, 동일한 범죄로 외국에서 형의 집행을 받고 다시 국내에서 처벌을 받은 자와 국내에서만 형의 집행을 받은 자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이라고 할 수 없어 차별 취급 여부를 논할 수 없음. 평등원칙 위반 주장은 이유 없음.
(4) 헌법불합치결정 및 잠정적용명령
형법 제7조의 위헌성은 임의적 감면 자체가 아니라, 외국에서 받은 형의 집행이 반드시 반영되도록 하는 규정(필요적 감면 내지 필요적 형기산입 조항 등)을 두지 않은 데 있음. 즉시 효력 상실 시 임의적 감면 근거마저 없어져 법적 공백이 발생하므로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되,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계속 적용을 명함. 입법자는 늦어도 2016. 12. 31.까지 개선입법을 이행하여야 하고, 미이행 시 형법 제7조는 2017. 1. 1.부터 효력을 상실함.
4) 적용 및 결론
이중처벌금지원칙 위반 여부
- 법리: 이중처벌금지원칙은 대한민국 내에서 동일 범죄에 대해 국가형벌권이 거듭 행사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고, 외국의 형사판결은 우리 법원을 기속하지 않음.
- 포섭: 청구인이 홍콩에서 받은 형사판결은 우리 법원을 기속하지 않으므로 기판력이 인정되지 않고, 국내에서의 별도 처벌은 대한민국 형벌권의 독자적 행사에 해당함.
- 결론: 형법 제7조는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함.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 신체의 자유 침해
(가) 제한되는 기본권
- 형법 제7조가 외국에서의 형 집행 반영 여부를 법관의 재량에 맡겨 이러한 사정이 반영되지 않은 채 별도 처벌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신체의 자유를 제한함.
(나) 과잉금지원칙에 의한 심사
- (1) 목적의 정당성: 국가형벌권을 적정하게 행사하면서 피고인의 실질적 불이익을 완화하려는 목적 — 정당함.
- (2) 수단의 적합성: 외국 형 집행을 임의적 감면 사유로 규정한 것은 위 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 — 인정됨.
- (3) 침해의 최소성: 청구인이 홍콩에서 약 8개월 복역하였음에도 국내 법원에서 징역 6월을 선고받을 때 외국에서의 형 집행 사실이 법률상 필요적으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는 임의적 감면 구조는, 필요적 감면 또는 필요적 형기산입이라는 덜 침해적인 수단이 존재함에도 이를 택하지 않은 것임. 피고인으로서는 외국에서 받은 형의 집행이 실제로 감안된 것인지, 감안된 정도가 얼마인지 알기 어렵고, 법관의 재량에 전적으로 위임되어 있어 개별 사건에 따라 신체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제한이 발생할 수 있음. 입법재량의 범위를 일탈하여 필요최소한의 범위를 넘은 과도한 기본권 제한임.
- (4) 법익의 균형성: 국가형벌권의 적정한 행사라는 공익보다, 외국에서의 처벌이 전혀 반영되지 않을 수 있어 개인이 받는 신체의 자유 제한의 불이익이 훨씬 더 중대함 — 법익 균형성에도 위반됨.
평등원칙 위반 여부
- 포섭: 외국에서 처벌받은 자와 국내에서만 처벌받은 자는 이중처벌금지원칙 적용 범위의 차이로 인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이 아님.
- 결론: 평등원칙 위반 주장 이유 없음.
최종 결론
- 형법 제7조는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나, 즉시 효력 상실 시 법적 공백 발생 우려로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고, 2016.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됨.
5) 반대의견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의 반대의견
요지: 형법 제7조는 입법재량의 범위 내에 있어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함.
근거
- 외국에서 형의 집행을 받은 자에게 어떠한 요건 아래 어느 정도의 혜택을 줄 것인지는 형벌의 특수성 및 국가사법권의 독자성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할 수 있는 입법정책의 문제임. 외국형사판결의 일사부재리 효력을 인정할 것인지, 필요적 산입·필요적 감면·임의적 감면 중 어느 방법을 선택할 것인지는 입법자의 재량에 속함.
- 국가안보 위협 범죄 등 처벌 필요성이 강한 영역이 있고, 외국에서 우리 형사법이 정한 형보다 가벼운 형이 규정되거나 실질적으로 동일한 불법내용이 규정되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임의적 감면 방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음.
- 일선 법원에서는 범죄사실의 동일성과 형 집행 정도를 고려해 법률상 감경, 형의 면제, 집행유예, 양형 반영 등의 방법으로 형법 제7조를 사안에 맞게 적절히 적용하고 있음.
- 각국 입법례도 다양함: 감면 조항 자체를 두지 않은 미국, 외국에서 형의 전부 집행 시 처벌을 배제하는 오스트리아,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임의적 감면을 정한 중국 등 — 독일·일본 사례만으로 임의적 감면이 입법재량 일탈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움.
- 국가형벌권의 적정한 행사와 개인의 기본권 보장의 조화라는 공익에 비추어, 임의적 감면에 그친다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불이익이 더 중대하다고 볼 수 없음.
결론: 단지 법관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는 이유만으로 입법재량의 범위를 일탈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형법 제7조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하여 헌법에 위반되지 않음.
참조: 헌법재판소 2015. 5. 28. 선고 2013헌바129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