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헌마425 준법서약제 등 위헌확인
1) 쟁점
적법요건 판단
- 권리침해의 직접성: 법령 자체에 대한 헌법소원으로서 집행행위(가석방심사위원회의 준법서약서 제출요구) 존재 여부에도 불구하고 직접성 인정 여부
- 권리보호의 이익: 청구인들이 모두 석방된 이후에도 심판청구 이익 존속 여부
- 청구기간: 각 사건별로 기본권침해사유를 안 날로부터 60일 준수 여부 (99헌마498 사건의 청구기간 도과 여부 포함)
본안 판단
- 양심의 자유(헌법 제19조) 침해 여부
- 적법절차 원칙(헌법 제12조 제1항 후문) 위반 여부
- 가석방을 받을 권리 침해 여부
- 평등권(합리성 심사) 침해 여부
2) 사실관계
사건개요
- 98헌마425: 청구인 조○록, 국가보안법위반으로 무기징역 확정 후 안동교도소 복역 중 준법서약서 제출 거부로 1998. 8. 15. 가석방 제외 → 1998. 11. 26. 심판청구 (근거규정인 이 사건 규칙조항은 1998. 10. 10. 공포·시행)
- 99헌마170: 청구인 조○원, 민족해방애국전선사건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징역 8년 복역 중 준법서약서 제출 거부로 1998. 8. 15. 및 1999. 2. 25. 가석방 제외 → 1999. 3. 25. 심판청구
- 99헌마498: 청구인 이○철 외 28인, 국제사회주의자사건·한총련사건·범청학련집회사건 등으로 각 징역 선고 후 복역 중 준법서약서 제출 거부로 1999. 2. 25. 가석방 제외 → 1999. 8. 24. 심판청구
공권력 행사/불행사의 원인: 가석방심사등에관한규칙 제14조 제2항 — 국가보안법위반·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등 수형자에 대하여 가석방 결정 전 준법서약서 제출 요구 의무화
청구인들 모두 심판청구 이후 형집행정지 또는 형기종료로 석방됨
당사자 주장
- 청구인들: 준법서약서제도는 사실상 사상 전향 강요 또는 국법질서 준수의지 외부 표출 강제로서 양심의 자유·행복추구권 침해; 국가보안법위반·집시법위반 수형자에 한정한 요구로 평등권 침해; 기본권 제한의 목적·방식·정도 한계 일탈(헌법 제37조 제2항); 적법절차 조항(헌법 제12조 제1항 후문) 위반
- 법무부장관: 이 사건 규칙조항에 의한 직접 기본권 침해 부재; 청구인들 석방으로 권리보호이익 소멸; 준법서약은 내심 변경 요구 아니고 제출 여부는 수형자 자유 결정에 달린 것으로 양심의 자유 불침해; 사상범·확신범은 재범 위험성 판단상 합리적 차별 근거 있어 평등원칙 위반 없음; 과잉금지원칙 충족
3) 적용법령 및 결정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가석방심사등에관한규칙(법무부령 제467호) 제14조 제2항 | 국가보안법위반·집시법위반 등 수형자에 대하여 가석방 결정 전 출소 후 국법질서 준수 준법서약서 제출 요구 및 준법의지 확인 의무화 (심판대상) |
| 형법 제72조 제1항 | 징역·금고 집행 중인 자의 행장 양호·개전의 정 현저 시 무기 10년, 유기 형기 1/3 경과 후 행정처분으로 가석방 허용 |
| 행형법 제50조 제3항 | 가석방심사위원회에 관한 사항은 법무부령으로 위임 |
| 행형법 제51조·제52조 | 소장의 가석방심사 신청 요건·절차, 법무부장관의 가석방 허가 |
| 행형법시행령 제153조 | 가석방심사대상자 기준 (최상급 누진계급자 또는 재범 위험성 없고 사회 적응 가능자) |
| 헌법 제19조 | 양심의 자유 |
| 헌법 제12조 제1항 후문 | 적법절차 원칙 (처벌·보안처분·강제노역의 법률과 적법절차 요구) |
| 헌법 제11조 제1항 | 평등권 |
| 헌법 제37조 제2항 | 기본권 제한의 한계 (법률로써, 필요한 경우에 한해, 본질적 내용 침해 금지) |
결정요지
(가) 적법요건
- 직접성: 법령 자체가 헌법소원 대상이 되려면 구체적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현재·자기의 기본권이 침해되어야 함. 다만 집행행위가 존재하더라도 그 집행행위를 대상으로 하는 구제절차가 없거나 권리구제 가능성이 없어 불필요한 우회절차를 강요하는 것에 불과하고 당해 법령과의 전제관련성이 확실한 경우에는 법령을 직접 헌법소원 대상으로 삼을 수 있음. 이 사건에서 가석방심사위원회의 준법서약서 제출요구는 가석방 적격 판정 전 정상자료 수집을 위한 중간적·권고적 성격의 조치로서 독립한 행정처분으로서의 외형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대상으로 행정소송 등 사전구제절차를 통한 권리구제를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직접성 요건 충족
- 권리보호이익: 청구인들 모두 석방되어 주관적 권리구제에 도움이 되지 않으나, 헌법소원은 주관적 권리구제 외에 객관적 헌법질서보장 기능을 겸함. 같은 유형의 침해행위가 반복될 위험이 있고 헌법질서 수호를 위해 헌법적 해명이 긴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심판청구 이익 인정. 이 사건에서 준법서약서 제출요구는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것으로 보여 심판이익 존속
- 청구기간: 98헌마425 — 이 사건 규칙조항 공포·시행일(1998. 10. 10.)로부터 기산하여 60일 이내 청구로 준수. 99헌마170 — 1999. 2. 25. 가석방 제외로 기본권침해사유 인지, 동일자 기산 60일 이내인 1999. 3. 25. 청구로 준수. 99헌마498 — 1999. 2. 25. 기본권침해사유 인지 후 60일을 명백히 경과한 1999. 8. 24. 청구로 청구기간 도과 → 부적법 각하
(나) 본안 — 양심의 자유 침해 여부
헌법 제19조가 보호하는 양심은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지 않고는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가 파멸되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로서의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이며, 막연하고 추상적인 양심이 아님.
헌법상 그 침해로부터 보호되는 양심이 문제되려면 ① 당해 실정법의 내용이 양심의 영역과 관련되는 사항을 규율할 것, ② 위반 시 이행강제·처벌 또는 법적 불이익의 부과 등 법적 강제가 따를 것, ③ 그 위반이 양심상의 명령에 따른 것일 것을 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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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법서약의 내용과 양심의 영역 관련 여부: 국법질서 준수 의무는 자유민주적 법치국가의 존립 전제로서 헌법상 자명한 국민의 기본의무임. 이 사건 준법서약의 내용은 "대한민국의 국법질서를 준수하겠다"는 취지로서 어떤 정형화된 문구 없이 단순하게 기재하게 하는 것으로, 국민이 부담하는 일반적 의무를 장래를 향하여 확인하는 것에 불과하며 어떤 구체적이거나 적극적인 내용을 담지 않음. 어느 누구도 국법질서·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무력·폭력 등 비헌법적 수단으로 전복할 권리를 헌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없으므로, 단순히 국법질서·헌법체제를 준수하겠다는 서약을 하는 것으로는 양심의 영역을 건드리는 것이 아님
-
법적 강제와 양심의 자유 침해 여부: 양심의 자유는 내심의 윤리적 확신과 외부적 법질서 요구가 회피할 수 없는 상태로 충돌할 때에만 침해될 수 있음. 당해 실정법이 특별한 혜택을 부여하거나 권고·허용에 불과하다면 수범자는 수혜를 포기하거나 권고를 거부함으로써 법질서와 충돌하지 않은 채 양심을 유지·보존할 수 있어 양심의 자유 침해가 아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외부적 법질서의 요구가 있으려면 법적 의무 부과와 이행강제·처벌·법적 불이익 부과 등 강제력이 있을 것을 요하며, 여기서 법적 불이익은 기존의 법적 지위를 박탈하거나 법적 상태를 악화시키는 등 현재의 법적 지위나 상태를 장래에 불안하게 변모시키는 것을 의미함. 이 사건의 경우 준법서약서 제출이 법적으로 강제되어 있지 않고 수형자는 자신의 의사에 의해 거부 가능하며 가석방은 행형기관의 교정정책·형사정책적 판단에 따른 은혜적 조치로서 수형자에게 주어지는 권리가 아니므로, 준법서약서 제출 거부 시 가석방 혜택을 받지 못할 뿐 법적 지위가 불안해지거나 법적 상태가 악화되지 않음. 자유의사에 따른 행위·불행위와 혜택부여 관계가 사실상 조건화 되었다 하여도 이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적 강제로 볼 수 없으며, 단순한 혜택부여의 문제에 그칠 경우에는 그 혜택이 절실하여 외면하기가 사실상 고통스럽더라도 스스로의 선택의 문제일 뿐 양심의 자유 침해와 무관함
(다) 적법절차 원칙 위반 여부
헌법 제12조 제1항 후문의 적법절차 원칙은 절차는 물론 법률의 실체적 내용도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출 것을 요구하며, 공권력에 의한 국민의 생명·자유·재산의 침해는 합리적·정당한 법률에 의거하여 정당한 절차를 밟은 경우에만 유효하다는 원리임. 이 사건 규칙조항은 양심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으므로 기본권 침해를 전제로 적용되는 적법절차 원칙 위반 여부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위반되지 않음이 명백함
(라) 가석방을 받을 권리 침해 여부
가석방은 수형자의 사회복귀 촉진 등을 위한 형사정책적 행정처분으로서, 수형자의 개별적 요청·희망에 따라 행하여지는 것이 아니라 행형기관의 교정정책·형사정책적 판단에 따라 수형자에게 주어지는 은혜적 조치일 뿐이며 수형자에게 주어지는 권리가 아님. 수형자는 가석방 행정처분이 있을 때 비로소 형기만료 전 석방이라는 사실상의 이익을 얻을 뿐임. 가석방을 요구할 주관적 권리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규칙조항에 의해 동 권리가 침해될 여지 없음
(마) 평등권 침해 여부
평등위반 심사척도는 입법형성권의 정도에 따라 달라짐. 헌법이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거나 차별 근거·금지 영역을 명시한 경우 또는 차별적 취급으로 관련 기본권에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는 경우 엄격한 심사척도가 적용되고, 그 외에는 완화된 합리성 심사에 의함. 이 사건 규칙조항은 행형당국의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되는 가석방 심사방법에 관한 것이고 헌법이 특별히 차별금지를 규정하지 않으며 양심의 자유 등 기본권의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는 것도 아니므로 완화된 합리성 심사로 족함. 준법서약제는 남북한 대치 상황에서 공안사범의 헌법적 충성확인을 받아 국가체제 존립을 방어하려는 목적과, 종래 사상전향제의 양심의 자유 침해 비판을 불식하고 국민의 당연한 의무인 국법준수만을 확인케 하는 제도 개선 의도 하에 제정됨. 남북한 대결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침해·붕괴시키려는 세력의 위법행위가 주로 국가보안법위반·집시법위반으로 처단되어 온 법적 현실에서, 해당 수형자들에게 일반 심사방법 외에 '국법질서 준수 확인절차'를 추가로 거치게 하는 것은 당해 수형자들의 차별적 상황을 합리적으로 감안한 것으로 정책수단으로서의 적합성이 인정됨. 차별취급의 목적이 분명하고 비중이 큼에 비하여 차별취급의 수단은 국민의 일반적 의무사항의 확인·서약에 불과하여 차별취급의 비례성 유지 →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음
4) 적용 및 결론
적법요건 — 직접성
- 법리: 집행행위가 존재하더라도 구제절차가 없거나 권리구제 가능성이 없어 불필요한 우회절차 강요에 불과하고 당해 법령과의 전제관련성이 확실하면 법령 직접 헌법소원 가능
- 포섭: 가석방심사위원회의 준법서약서 제출요구는 권고적 중간조치에 불과하여 독립한 행정처분 외형을 갖추지 못하고, 이를 대상으로 한 행정소송 등 사전구제절차를 통한 권리구제 기대 불가
- 결론: 직접성 요건 충족
적법요건 — 권리보호이익
- 법리: 청구인들의 주관적 권리구제에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같은 유형의 침해행위가 반복될 위험이 있고 헌법질서 수호를 위해 헌법적 해명이 긴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심판청구 이익 인정
- 포섭: 준법서약서 제출요구는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것으로 보이고 그에 대한 헌법적 정당성 해명이 헌법질서 수호를 위해 매우 긴요
- 결론: 심판청구 이익 존재
적법요건 — 청구기간
- 법리: 기본권침해사유를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청구
- 포섭: 99헌마498 사건 청구인들은 1999. 2. 25. 기본권침해사유 인지 후 60일을 명백히 경과한 1999. 8. 24. 심판청구
- 결론: 청구기간 도과로 부적법 → 각하
본안 — 양심의 자유 침해 여부
(가) 제한되는 기본권
- 양심의 자유(헌법 제19조):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지 않고는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가 파멸될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로서의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을 보호하는 자유
(나) 평등원칙에 의한 심사 (양심의 자유 쟁점에서는 법리→포섭→결론)
- 법리: 양심의 자유 침해가 문제되려면 ① 실정법 내용이 양심의 영역을 규율할 것, ② 위반 시 법적 강제가 따를 것, ③ 위반이 양심상의 명령에 따른 것일 것을 요함. 단순한 혜택부여의 문제에 그치는 경우에는 양심의 자유 침해와 무관
- 포섭: 이 사건 준법서약의 내용은 단순한 헌법적 의무의 확인·서약에 불과하여 양심의 영역을 건드리지 않음. 준법서약서 제출이 법적으로 강제되어 있지 않고, 가석방은 수형자에게 주어지는 은혜적 조치일 뿐이어서 준법서약서 제출 거부로 가석방 혜택을 받지 못하더라도 법적 지위의 불안·법적 상태의 악화가 없으며 원래의 형기대로 복역하는 수형생활에 아무런 변화가 없음
- 결론: 양심의 자유 침해 아님
본안 — 적법절차 원칙 위반 여부
- 법리: 적법절차 원칙은 공권력에 의한 국민의 생명·자유·재산 침해를 전제로 합리적·정당한 법률과 절차를 요구하는 원리
- 포섭: 이 사건 규칙조항이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으므로 기본권 침해를 전제로 적용되는 적법절차 원칙 위반을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음
- 결론: 적법절차 원칙 위반 아님
본안 — 가석방을 받을 권리 침해 여부
- 법리: 가석방은 행형기관의 재량에 의한 은혜적 조치일 뿐 수형자에게 주어지는 권리 아님
- 포섭: 가석방 요구의 주관적 권리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규칙조항에 의해 동 권리가 침해될 여지 없음
- 결론: 가석방을 받을 권리 침해 아님
본안 — 평등권 침해 여부
(나) 평등원칙에 의한 심사
- (1) 심사기준: 행형당국의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되는 가석방 심사방법에 관한 것이고, 헌법이 특별히 차별금지를 규정하지 않으며, 양심의 자유 등 기본권의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지 않으므로 완화된 합리성 심사 적용
- (2) 구체적 판단: 남북한 대결 상황에서 공안사범의 헌법적 충성확인을 통한 국가체제 존립 방어라는 입법목적이 분명하고 비중이 크며, 차별수단은 국민의 일반적 의무사항인 국법준수 확인·서약에 불과하여 기본권침해 문제가 없어 차별취급의 비례성 유지. 해당 수형자들이 지니는 차별적 상황을 합리적으로 감안한 정책수단으로서의 적합성 인정
- 결론: 평등원칙 위반 아님
최종 결론(주문)
- 청구인 조○록(98헌마425), 조○원(99헌마170)의 심판청구: 기각
- 나머지 청구인들(99헌마498 사건): 청구기간 도과로 부적법 → 각하
5) 반대의견
재판관 김효종, 주선회의 반대의견 — 이 사건 규칙조항은 위헌
가. 양심의 자유의 보호범위에 관한 이견
- 헌재 선례(89헌마160 등)는 양심을 "세계관·인생관·주의·신조 등은 물론 보다 널리 개인의 인격형성에 관계되는 내심에 있어서의 가치적·윤리적 판단"을 포함하고, 양심의 자유에는 "윤리적 판단을 국가권력에 의하여 외부에 표명하도록 강제받지 아니할 자유까지 포함"된다고 넓게 해석한 바 있음
- 다수의견은 이러한 선례를 고려하지 않고 양심 범위를 도덕적 양심에 국한시키며, 음주측정 거부 사건(96헌가11)의 판시를 인용하여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 "개인의 윤리적 정체성"이라는 새로운 요건 표현을 추가함으로써 종래 판례 취지를 축소·변경함
- 우리 헌법이 양심의 자유를 신앙의 자유와 구별하고 사상의 자유에 포함시키지 않은 채 독립 조항으로 둔 취지에 비추어, 양심의 자유는 세계관·주의·신조까지 포괄하는 넓은 보호범위를 지님
- 다수의견이 설정한 세 가지 요건 중 "이행강제·처벌 또는 법적 불이익 부과 등 법적 강제가 따를 것"이라는 두 번째 요건은, 판례 축적도 없는 상황에서 연역적으로 양심의 자유 보호범위를 확정하는 것으로서 구체적·실질적 해석을 제약할 우려가 있음
나. 준법서약서제도가 양심의 자유 보호범위에 속하는지 여부
- 일반인에 대한 준법서약과 달리, 공산주의 신조를 지닌 국가보안법위반 수형자에게 대한민국 국가체제와 국가보안법 준수를 서약하면 가석방 시켜주겠다는 상황에서는 문제가 달라짐
- 그러한 수형자에게 있어 자유민주주의 법의 준수는 바로 '공산주의 실현의 포기'와 대동소이하며, 이는 자신의 세계관·주의·신조를 변경하는 것으로서 단순한 서류에 불과한 것이 아님. 준법서약서는 사상전향서와 마찬가지로 내심의 사상 포기를 외부에 표현하도록 하는 기능을 지님
- 원칙적으로 자유민주주의 헌법에서 양심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체제를 선호하는 개인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보장됨. 폭력적 국가전복을 시도하는 자의 "행위"를 처벌할 수 있어도, 직·간접적 강제수단으로 자신의 신념을 번복하게 하거나 신념에 어긋나는 준법의사를 강요·고백하게 해서는 안 됨
- 헌재는 양심의 자유 문제에서 여러 각도에서 해당 국가작용이 가져오는 개인의 내면에 대한 실질적 효과를 개별적·구체적·실질적으로 검토해야 함
다. 준법서약서 미제출 시 가석방 배제가 법적 강제인지 여부
- 다수의견이 "권리와 혜택"이라는 개념적 도식으로 법적 불이익이 없다고 단언한 것은 지나친 형식논리이며 기본권 보호적 시각에서 벗어남
- 무기수인 국가보안법 위반자에게 있어 가족 품으로 돌아가 자유를 누릴 것인지, 감옥에서 여생을 마감할지의 문제는 심각하며, 준법서약서 제출은 지금껏 신봉한 공산주의 포기·동료 배신을 의미하는 것으로 심각한 세계관·양심상 기로에 서게 함
- 미국 연방대법원 Speiser v. Randall(1958) 사건에서 표현의 자유는 국가에 의한 중요한 혜택 배제 시에도 제한될 수 있으며, 조세 면제의 배제는 혜택 박탈에 불과하다는 주 정부 논거를 배척하고 억지효과에 있어서 처벌과 동일하다고 판단한 법리가 시사함
- 양심의 자유 등 기본권은 국가에 의한 중요한 혜택의 배제 시에도 제한될 수 있으며, 장기수에 있어 가석방의 배제는 일생 일대의 중요한 문제로서 이에 포함되어야 함
라. 양심의 자유 침해
- 양심의 자유에는 내심적 자유(양심형성의 자유·양심적 결정의 자유)와 양심실현의 자유가 포함되며, 내심적 자유는 절대적 자유임
- 준법서약서제도는 개인의 세계관·인생관·주의·신조 등 내심에 있어서의 윤리적 판단을 그 대상으로 하여 내심의 자유를 직접 제한하며, 가석방이라는 중대한 법적 이익을 조건으로 수형자의 내심의 신조를 사실상 강요·고백시키는 효과를 지님. 준법서약서를 쓰지 않더라도 당연한 귀결로서 자신의 신조를 소극적으로 표명하게 되는 침묵의 자유 제약도 발생함
- 스페인 헌법 제16조 제2항, 유엔인권규약 B규약 제18조 제2항, 독일기본법 제4조 제1항이 신념의 고백 강요를 금지한 것은 내심의 자유 침해 방지를 위한 헌법의 역사적 귀결
마. 법률유보 위반
- 준법서약서제도는 양심의 자유의 보호영역 범위 내의 문제이므로, 이를 제한하려면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법률로써만 제한 가능. 그런데 준법서약서제도는 어느 법률에서도 직접 규정하거나 하위법령에 위임하는 근거규정이 없고 법무부령(법무부 가석방심사등에관한규칙)에 의해서만 시행됨 → 법률의 근거나 위임 없이 법무부령으로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그 자체로 헌법 위반
바. 비례원칙 위반
- 설사 양심실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으로 보더라도, 준법서약서 제출 여부가 재범 가능성을 판단하기에 실질적으로 적합하고 효과적인 방법인지 의문. 재범 가능성은 사회복귀 후 정치적·사회적 제반 여건과 개인적 환경 등 무수한 조건에 의존하는 것으로 준법서약서 제출과 재범 가능성 간의 연관이 명확하지 않음
- 수형성적, 가석방 면접심사 시 구두 질의 등 일반 가석방 심사 방법으로도 충분히 목적 달성이 가능하므로 침해의 최소성 충족 불가
- 개인이 겪는 세계관·양심상의 갈등(신조 변경 표현 또는 침묵을 통한 신조 불변 표명)의 심각성은 재범 위험성 판단자료라는 공익과 대비할 때 법익의 균형성 심각하게 훼손
- 결론: 이 사건 규칙조항은 양심의 자유의 내심의 자유를 침해하고, 법률에 의하지 않고 기본권을 제한하며, 양심실현의 자유 제한으로 보더라도 비례원칙에 위반되어 위헌
참조: 헌법재판소 2002. 4. 25. 선고 98헌마425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