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헌바22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23조 위헌소원
1) 쟁점
적법요건 판단
-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으로서 당해사건 계속 여부, 재판의 전제성, 위헌제청신청 기각 후 청구기간 준수 여부 등이 문제됨
- 위헌제청신청 기각결정을 대리인이 수령한 날로부터 30일 이내 청구 여부: 기각결정은 청구인 대리인이 1997. 3. 3. 수령, 청구는 같은 해 3. 15. 로 기간 내 청구됨
본안 판단
- 특례법 제23조(제1심공판의 특례)가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헌법 제27조 제1항)를 침해하는지 여부
- 위 조항이 헌법 제12조 제1항 후문의 적법절차원칙에 반하는지 여부
2) 사실관계
사건개요
- 청구인은 1995. 1. 25. 업무상횡령죄, 허위공문서작성죄, 동행사죄 등으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95고합25)에 기소됨
- 위 법원이 특례법 제23조에 따라 피고인 소재탐지를 명하자, 청구인은 불출석 재판의 근거가 되는 특례법 제23조에 대해 위헌제청신청(96초290)을 함
- 위 법원이 1997. 2. 26. 기각하자, 청구인은 같은 해 3. 15.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함
당사자 주장 요지
- 청구인: 피고인의 방어권이 전혀 행사될 수 없는 상태에서도 제1심 공판절차를 진행하도록 한 것은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를 넘어 재판청구권을 과도하게 침해함. 불출석에 개인적 책임을 전혀 물을 수 없는 경우까지 궐석재판을 허용하므로 적법절차원칙에도 반함
-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기각이유): 비교적 경미한 사건에 한해, 법원의 소재확인조치 후에만 궐석재판을 허용하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음
- 법원행정처장: 법원의 적절한 조치에도 소재 확인 불능 시 재판 진행이 불가하면 형벌권 행사가 저해되고 피고인 도피를 조장하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정성이 인정되어 합헌임
-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장: 방어권 보장은 기회 제공으로 족하고, 불출석 피고인을 사실상 면소 처리하는 것은 출석 피고인과의 불합리한 차별이 됨. 불구속재판 원칙의 인권보장 기능에 비추어 합헌임
3) 적용법령 및 결정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23조 (제1심공판의 특례) | 제1심공판절차에서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 접수일로부터 6월 경과 후에도 소재 확인 불능 시,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피고인의 진술없이 재판 가능. 단, 사형·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은 제외 |
| 특례법시행규칙 제18조 | 인정신문 후 주소변동 보고 명령·경고 의무; 송달불능 시 소재확인조치 의무; 주소 불특정·불거주 시 검사에게 보정 요구 의무 |
| 특례법시행규칙 제19조 | 6월 경과 후 소재 미확인 시 공시송달 실시; 공시송달로 2회 이상 소환에도 불출석 시 궐석재판 허용 |
| 헌법 제27조 제1항 | 재판청구권: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 |
|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 헌법 제27조 제1항에서 도출; 독립한 법관으로부터 적법절차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 + 공개 법정에서 피고인의 공격·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되는 재판을 받을 권리 |
| 헌법 제12조 제1항 후문 | 적법절차원칙: 법률과 적법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함 |
| 헌법 제37조 제2항 | 과잉금지원칙: 기본권 제한은 필요한 경우에 한하고,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 내용 침해 금지 |
| 형사소송법 제276조 | 피고인 불출석 시 원칙적 개정 불가; 예외 열거 |
| 형사소송법 제318조 제2항 | 피고인 불출석 시 검사 제출 증거에 대한 동의 간주 → 별도 증거조사 없이 유죄판결 가능 |
|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2항 | 판결 확정 없이 공소제기 후 15년 경과 시 공소시효 완성 간주(재판시효제도) |
결정요지
(1) 피고인의 공판기일출석권의 법적 성격
- 헌법 제12조 제1항 후문의 적법절차원칙은 절차가 법률로 정하여져야 할 뿐만 아니라 적용되는 법률의 내용에 있어서도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춘 적정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뜻하고, 특히 형사소송절차와 관련하여 보면 형벌권의 실행절차인 형사소송의 전반을 규율하는 기본원리로서, 형사피고인의 기본권이 공권력에 의하여 침해당할 수 있는 가능성을 최소화하도록 절차를 형성·유지할 것을 요구함
- 헌법 제27조 제1항의 재판청구권에는 형사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포함됨. 공정한 재판이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자격 있고 독립한 법관으로부터 적법절차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재판을 의미함. 이로부터 공개된 법정의 법관 면전에서 모든 증거자료가 조사·진술되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 공격·방어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받을 권리, 즉 원칙적으로 당사자주의와 구두변론주의가 보장되어 당사자에게 공소사실에 대한 답변과 입증 및 반증의 기회가 부여되는 등 공격·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되는 재판을 받을 권리가 파생됨
- 당사자주의와 구두변론주의 구조를 가진 형사소송절차에서 피고인의 공판기일출석권은 방어권 보장뿐만 아니라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하여도 매우 중요한 권리임
- 형사소송법은 다액 1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과료에 해당하는 경미사건·무죄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재판을 하는 경우 등 중형선고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경우, 또는 피고인 자의 퇴정·퇴정명령·구속피고인의 출석거부·상소심 등 불출석에 대한 책임이 피고인에게도 있다고 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불출석재판을 허용함
(2)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
- 피고인의 소재 불명으로 인한 공판절차 중단 → 정당한 형벌권 행사 불가, 피고인 도피 조장 등 불합리를 시정하고 형벌권의 신속·적정한 행사 도모, 부수적으로 영구미제사건 적체 해소를 목적으로 함
-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2항의 재판시효제도(공소제기 후 15년 경과 시 공소시효 완성 간주)를 두고 있는 특수성상 피고인 불출석에 대비한 입법 필요성이 더욱 큼
(3)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성 —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과잉금지원칙 위배)
- 이 사건 법률조항 단서가 "사형·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을 제외한다고 하여 나머지 사건이 모두 경미사건이라고 볼 수 없음. 단서는 장기(長期)에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으므로 최고 징역 15년(경합범 가중 시 최고 22년 6월, 누범 가중 시 최고 25년)까지 선고 가능한 사건이 포함됨
- 또한 적용대상이 너무 광범위함. 필요적 변호사건이 제1심 형사 공판사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996년 5.66%, 1997년 5.94%에 불과하므로, 적용대상이 지나치게 넓음
-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피고인 불출석 상태에서 중형이 선고될 수도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적용대상이 너무 광범위하므로, 비록 정당한 입법목적 아래 마련된 조항이라 할지라도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함
(4)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성 — 적법절차원칙 위반
- 이 사건 법률조항은 피고인의 불출석 사유를 구체적으로 따지지 않고 획일적으로 궐석재판의 가능성을 열어 둠. 피고인이 공소제기 사실조차 알지 못하거나, 공소제기 사실을 알더라도 불출석에 피고인에게 아무런 책임을 돌릴 수 없는 경우도 있음
- 형사소송법 제318조 제2항에 의하여 검사 제출 증거에 대한 동의 간주 → 별도의 증거조사 없이 곧바로 유죄판결 선고 가능
- 항소나 항소권회복청구 방법이 있으나, 이는 기본권 침해가 발생한 후 사후적으로 결과를 다소 시정하는 제도에 불과함. 형사피고인에게는 3심에 걸쳐 재판받을 권리가 보장되어 있다는 점에 비추어, 이러한 사유만으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제한이 필요한 최소한도에 머무른다고 할 수 없음
- 따라서 자기에게 아무런 책임 없는 사유로 출석하지 못한 피고인에 대하여 별다른 증거조사도 없이 곧바로 유죄판결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절차의 내용이 심히 적정하지 못한 경우로서 헌법 제12조 제1항 후문의 적법절차원칙에 반함
4) 적용 및 결론
쟁점 1.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 여부 (과잉금지원칙 위배)
(가) 제한되는 기본권
-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헌법 제27조 제1항): 공개된 법정 법관 면전에서 피고인이 공격·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 당사자주의·구두변론주의 보장, 공소사실에 대한 답변·입증·반증 기회 부여를 내용으로 함
(나) 과잉금지원칙에 의한 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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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목적의 정당성
- 법리: 형벌권의 신속·적정한 행사 도모, 피고인 도피 조장 방지, 영구미제사건 적체 해소라는 입법목적은 정당함
- 포섭: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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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단의 적합성
- 포섭: 명시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수단의 적합성은 인정함을 전제로 침해의 최소성으로 나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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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침해의 최소성
- 법리: 기본권 제한은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 머물러야 함
- 포섭(중형 선고 가능성): 이 사건 법률조항 단서는 장기에 아무런 제한이 없어 최고 징역 15년(경합범 가중 시 22년 6월, 누범 가중 시 25년)까지 선고 가능한 사건이 포함됨 → 피고인 불출석 상태에서 중형이 선고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음
- 포섭(과도하게 광범위한 적용대상): 필요적 변호사건은 1996년 5.66%, 1997년 5.94%에 불과하여 적용대상이 지나치게 광범위함
- 결론: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를 넘어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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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법익의 균형성
- 포섭: 별도 명시적 판단 없이 과잉금지원칙 위배로 귀결됨
쟁점 2. 적법절차원칙 위반 여부
- 법리: 헌법 제12조 제1항 후문의 적법절차원칙은 절차의 내용에 있어서도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출 것을 요구하며, 피고인의 기본권이 공권력에 의해 침해될 가능성을 최소화하도록 절차를 형성·유지할 것을 요구함
- 포섭: 이 사건 법률조항은 불출석 사유를 구체적으로 따지지 않고 획일적으로 궐석재판을 허용함. 피고인에게 아무런 책임 없는 사유로 출석하지 못한 경우에도 답변·입증·반증 기회 등 공격·방어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채 궐석재판을 허용하고, 형사소송법 제318조 제2항에 의한 증거 동의 간주로 별도의 증거조사 없이 곧바로 유죄판결 선고 가능. 항소·항소권회복청구는 기본권 침해 발생 후 사후적 시정 수단에 불과하고, 3심 재판받을 권리 측면에서 충분한 보완책이 되지 못함
- 결론: 절차의 내용이 심히 적정하지 못한 경우로서 적법절차원칙에 반함
최종 결론(주문)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23조는 헌법에 위반됨 (재판관 이영모의 반대의견 외 관여재판관 전원 일치)
5) 반대의견
재판관 이영모의 반대의견
(1) 적법절차원칙 미위반
- 헌법 제12조 제1항 후문의 적법절차원칙은 고지·청문의 기회 부여를 기본요소로 하나, 이는 형사공판절차에 계류된 모든 사건에 반드시 적용되어야 하는 원칙이 아님.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는 적용이 제한될 수 있음
- 통상 일반인을 기준으로 하면 주민등록법상 주소신고의무를 제때에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은 예외적 사정임. 입법자는 형사소송법 제60조, 제70조의 취지에서 연유한 주소신고의무와 주민등록법상 주소신고의무가 제대로 이행되는 것을 전제로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제정한 것임
- 헌재 1995. 3. 23. 선고 92헌바1 결정에서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23조의 경우에도 피고인이 주민등록지에 거주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 공시송달을 하는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책임이 있다"고 판시한 바 있음
- 제1심 공판절차에서의 적법절차원칙은 통상 일반인의 기준을 벗어나 주소신고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송달불능이 된 피고인을 보호하기 위한 원칙으로서 적용할 것이 아님. 입법자가 인권보장과 공익(사회질서 유지, 공공복리) 사이를 비교형량하여 공익을 우선시한 것은 합리성·정당성을 갖춘 적정한 조치임
-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적법절차원칙을 침해하지 않음
(2)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미침해
-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최고 징역 15년 또는 징역 25년까지의 선고가 가능하다는 것은 이론상의 설명에 불과하고, 그와 같은 중형이 선고된 사례는 없음
- 이 사건 법률조항 소정의 대상 범죄와 법정형의 상한을 정하는 문제는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입법정책 문제에 속하고, 그 한계를 현저히 벗어난 것이 아닌 한 헌법 위반이 아님
- 형사소송법 제318조 제2항에 의한 증거동의 간주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형사소송법상 다른 불출석재판 규정에서도 적용됨
- 유죄판결을 받았더라도 항소나 항소권회복청구로 구제받을 수 있음. 다수의견이 인용한 선례(헌재 1996. 1. 25. 95헌가5)는 필요적 변호사건에서도 의무적으로 궐석재판을 하도록 한 구 반국가행위자의처벌에관한특별조치법에 관한 방론으로서 이 사건에 꼭 들어맞지 않음. 심급의 이익 박탈만으로는 헌법 제27조 제1항의 재판청구권 침해라고 볼 수 없음
- 공정한 재판은 피고인뿐만 아니라 고소인·피해자에게도 정당해야 함
- 결론: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음
참조: 헌법재판소 1998. 7. 16.자 97헌바22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