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헌바148 과거사 국가배상청구와 소멸시효 (민법 제166조 제1항 등 위헌소원)
1) 쟁점
적법요건 판단
-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위헌심사형)으로, 당해 소송사건(국가배상청구) 계속 중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 기각 후 청구됨
- 심판대상: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 구 예산회계법 제96조 제2항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해당하므로 심판대상 적격 인정)
- 재판의 전제성: 당해 손해배상 소송에서 소멸시효 규정의 위헌 여부가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침 (인정)
- 예비적 심판청구(한정위헌)는 주위적 청구와 동일한 입법적 결함에 관한 것으로 별도 심판대상으로 삼지 않음
본안 판단
- 심판대상조항들이 일반적 국가배상청구권에 관한 소멸시효 기산점·기간을 정한 것이 합헌인지 여부
-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항의 '객관적 기산점'을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3호(민간인 집단희생사건), 제4호(중대한 인권침해·조작의혹사건)에 적용하는 것이 국가배상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2) 사실관계
사건개요
- 2014헌바148, 162, 219, 466, 2015헌바50: 청구인들은 국가보안법위반 등으로 1982 ~ 1986년경 유죄판결 확정된 자 및 그 가족.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위원회')가 2006 ~ 2009년경 진실규명결정을 함. 2009 ~ 2011년경 재심에서 무죄 확정, 형사보상금 지급받음. 형사보상금이 재산적·정신적 손해 전보에 부족하다고 보아 2010 ~ 2012년경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 제기, 소송 계속 중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 기각·각하됨.
- 2015헌바440: 청구인들은 위 사건 유죄판결 확정자의 상속인. 2009년경 재심 무죄 확정, 2010 ~ 2012년경 형사보상금 수령 후 2012년경 손해배상 소 제기, 제청신청 기각됨.
- 2014헌바223, 290: 청구인들은 1950년경 국민보도연맹사건으로 집단 희생된 자의 상속인. 위원회가 2009년경 진실규명결정. 2012년경 손해배상 소 제기, 제청신청 각하됨.
- 2016헌바419: 청구인은 1950년경 포항시 북구 환여동 미군함포사건으로 집단 희생된 자의 상속인. 위원회가 2010년경 진실규명결정. 2013년경 손해배상 소 제기, 제청신청 각하됨.
- 9개 병합사건(2014헌바148, 162, 219, 223, 290, 466, 2015헌바50, 440, 2016헌바419) 전원합의체로 병합 심리
청구인 주장
-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조작의혹사건 피해자들에 대해 일반 소멸시효 조항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국가가 불법행위를 저지르고도 배상책임을 소멸시켜 피해자 재산권을 박탈하는 것으로 위헌
- 전시·사변 등 국가비상시기에 조직적·계획적으로 행해진 직무상 불법행위로 발생한 손해배상채권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일반 소멸시효를 적용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재산권 침해 및 국가의 기본권 보장의무 위배
3) 적용법령 및 결정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민법 제166조 제1항 | 소멸시효의 기산점: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 (객관적 기산점의 전제) |
| 민법 제766조 제1항 |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 피해자·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주관적 기산점·단기소멸시효) |
| 민법 제766조 제2항 |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 (객관적 기산점·장기소멸시효) |
|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 | 국가에 대한 금전급부 채권: 5년 소멸시효 (장기소멸시효 기간 단축) |
| 구 예산회계법 제96조 제2항 | 동일: 국가에 대한 금전급부 채권 5년 소멸시효 |
| 국가배상법 제8조 | 국가배상 책임에 관하여 이 법 규정 외에는 민법에 따름 (소멸시효 조항들의 적용 근거) |
|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3호 | 1945. 8. 15.부터 한국전쟁 전후 불법적으로 이루어진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
|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4호 | 1945. 8. 15.부터 권위주의 통치시까지 위법·현저히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발생한 사망·상해·실종·중대한 인권침해·조작의혹사건 |
| 국가배상청구권 |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손해를 받은 국민이 국가에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 (헌법 제29조 제1항) |
| 재산권 | 국민의 재산에 관한 일반적 권리 (헌법 제23조 제1항); 형사보상청구권·국가배상청구권은 그 특칙 (헌법 제28조, 제29조 제1항) |
결정요지
가. 심판대상조항들의 원칙적 합헌성 (민법 제766조 제1항,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 구 예산회계법 제96조 제2항 — 합헌)
- 국가배상청구권에 적용되는 소멸시효의 기산점과 시효기간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재량에 속하나, 지나치게 단기간이거나 불합리하여 국가배상청구를 현저히 곤란하게 만들거나 사실상 불가능하게 한다면 입법형성의 한계를 넘어 위헌임
- 민법상 소멸시효제도의 일반적 존재이유: ① 오랜 기간 계속된 사실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법적 안정성 보호에 부합, ② 채무자가 채무를 이미 변제하였으나 시간이 지나 증명이 어렵게 된 경우 이중변제 방지, ③ 채권자의 장기간 권리 불행사에 대한 채무자의 정당한 신뢰 보호·채권자 제재
- 위 소멸시효제도의 존재이유는 국가배상청구권에도 일반적으로 타당함. 특히 국가의 채권·채무관계를 조기에 확정하고 예산수립의 불안정성을 제거하기 위해 국가채무에 단기소멸시효를 정할 필요성도 인정됨
- 따라서 심판대상조항들이 일반적인 공무원 직무상 불법행위로 손해를 받은 국민의 국가배상청구권에 관한 소멸시효 기산점과 시효기간을 정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합헌
나.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항의 과거사 사건에 대한 적용 — 예외적 위헌성 (위헌)
- 일반적 국가배상청구권에 적용되는 소멸시효 기준 자체에 합리적 이유가 있더라도,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3·4호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항의 '객관적 기산점'을 그대로 적용하도록 규정하는 것은 입법형성의 한계를 일탈하여 국가배상청구권을 침해함
[과거사 사건의 특수성]
- 국가기관이 국민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워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소속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관여하였으며, 사후에도 조작·은폐로 진실규명활동을 억압하여 오랫동안 사건 진상 규명이 사실상 불가능하였음
- 과거사정리법은 여·야 합의로 제정되어 개별 피해자를 특정하고 피해 회복이 국가·정부의 의무임을 명시(제34조, 제36조)하며, 대법원도 과거사정리법 제정은 국가배상청구의 사법적 구제방법을 수용하겠다는 취지를 담은 것이라 판시함(대법원 2013. 5. 16. 2012다202819 전원합의체)
-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3·4호 사건은 사인간 불법행위 내지 일반적인 국가배상 사건과 근본적으로 다른 유형에 해당함
[소멸시효제도 입법취지의 적용 부적합성]
- '채무자의 이중변제 방지': 국가가 현재까지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채무를 변제하지 않은 것이 명백하므로 국가배상청구권 제한의 근거가 되기 어려움
- '채권자의 권리행사 태만에 대한 제재 및 채무자의 보호가치 있는 신뢰 보호': 국가기관이 소속 공무원을 조직적으로 동원하여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조작·은폐를 통해 피해자의 권리 주장을 장기간 저해하였으므로 그 근거가 되기 어려움
- 따라서 위 사건 유형에서는 '법적 안정성' 입법취지만 남게 됨
- 그러나 국가배상청구권은 단순한 재산권 보장을 넘어 헌법 제29조 제1항에서 특별히 보장한 기본권으로서, 헌법 제10조에 따라 기본권 보호의무를 지는 국가가 오히려 국민에 대해 불법행위를 저지른 경우 이를 사후적으로 회복·구제하기 위해 마련된 특별한 기본권임. 이 경우 국가배상청구권의 시효소멸을 통한 법적 안정성의 요청이 헌법 제10조의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와 헌법 제29조 제1항의 국가배상청구권 보장 필요성을 완전히 희생시킬 정도로 중요하다고 보기 어려움
- 나아가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3·4호 사건과 같은 예외적 상황을 일반적 국가배상 사건과 구분하지 않은 채 동일한 소멸시효 정당화 논리를 적용하는 것은 헌법 제11조의 평등원칙에도 부합하지 아니함
[주관적 기산점 적용의 합리성]
- 민법 제766조 제1항의 주관적 기산점(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서 피해자와 가해자 보호의 균형을 도모하는 것으로,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3·4호 사건에도 합리적 이유가 인정됨
-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란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에 대해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를 의미함(대법원 2011. 11. 10. 2011다54686 등)
[객관적 기산점 적용의 위헌성]
- 소속 공무원들의 조직적 관여를 통해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조작·은폐로 피해자의 진상규명을 저해하였음에도 그 불법행위 시점을 소멸시효의 객관적 기산점으로 삼는 것은 피해자와 가해자 보호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발생한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지도원리에도 부합하지 않음
- 민간인 집단희생사건: 유족들이 집단희생의 일시·이유·경위·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던 경우가 많음
- 중대한 인권침해·조작의혹사건: 가혹행위 등에 의한 유죄판결 확정으로 재심 취소 전까지 국가배상 청구 불가능하였던 경우가 많음
4) 적용 및 결론
가. 심판대상조항들의 원칙적 합헌성 (민법 제766조 제1항 등)
- 법리: 소멸시효 기산점·기간 설정은 입법형성재량 범위 내이나, 지나치게 단기간이거나 불합리하여 국가배상청구를 현저히 곤란·사실상 불가능하게 하면 위헌
- 포섭: 법적 안정성·이중변제 방지·채권자 제재 및 채무자 신뢰 보호라는 소멸시효제도의 존재이유는 국가배상청구권에도 일반적으로 타당하고, 국가채무관계 조기 확정 및 예산수립 불안정성 제거 필요성도 인정됨. 헌재도 관련 조항들에 대해 합헌 결정을 반복하여 선고함
- 결론: 일반적인 공무원 직무상 불법행위 피해자의 국가배상청구권에 관한 소멸시효 기산점·기간 규정은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합헌
나.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항의 과거사 사건 적용 부분
- 법리: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3·4호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객관적 기산점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입법형성의 한계를 일탈하는지 여부. 국가배상청구권은 헌법 제29조 제1항의 특별 기본권으로서 입법자는 권리구제의 실효성이 상당한 정도로 보장되도록 입법해야 함
- 포섭:
- 소멸시효 입법취지 중 '이중변제 방지' 및 '채권자 제재·채무자 신뢰 보호'는 과거사 사건에서 국가배상청구권 제한의 근거가 되기 어려움
- '법적 안정성'만 남으나, 국가가 조직적 불법행위 및 조작·은폐로 피해자의 권리행사를 장기간 저해한 과거사 사건에서는 법적 안정성의 요청이 헌법 제10조의 기본권 보호의무와 헌법 제29조 제1항의 국가배상청구권 보장 필요성을 완전히 희생시킬 정도로 중요하다고 볼 수 없음
- 동종 사건을 일반적 국가배상 사건과 동일 취급하는 것은 평등원칙(헌법 제11조)에도 부합하지 않음
- 민법 제766조 제1항의 주관적 기산점 적용: 위원회 진실규명결정 등으로 손해 및 가해자를 현실적·구체적으로 인식하게 된 때를 기준으로 3년 단기소멸시효 적용은 피해자·가해자 보호의 균형 도모로 합리적 이유 인정됨
-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항의 객관적 기산점 적용: 불법행위 시점부터 기산하는 것은 피해자와 가해자 보호의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발생한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지도원리에 부합하지 않음
- 결론: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항 중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3·4호에 규정된 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합리적 이유 없이 국가배상청구권 보장 필요성을 외면한 것으로서 입법형성의 한계를 일탈하여 청구인들의 국가배상청구권을 침해하므로 위헌
다. 객관적 기산점 배제의 효과 및 구체적 기산점
-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3·4호 사건에 대해서는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항의 객관적 기산점 적용 배제. 이를 전제로 한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구 예산회계법 제96조 제2항)의 5년 장기소멸시효기간 적용도 당연 배제
- 민간인 집단희생사건: 위원회로부터 진실규명결정을 받은 피해자 등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진실규명결정이 있었던 때에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진실규명결정을 안 날로부터 3년 이내 국가배상 청구 필요
- 중대한 인권침해·조작의혹사건(유죄확정판결 존재 사건): 재심으로 기존 유죄확정판결이 취소된 이후에야 불법행위 요건사실에 대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인식이 가능하므로, 재심판결 확정을 안 날로부터 3년 이내 국가배상 청구 필요
최종 결론 (주문)
-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항 중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3호, 제4호에 규정된 사건에 적용되는 부분: 헌법 위반
- 민법 제766조 제1항,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 구 예산회계법 제96조 제2항: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함
5) 반대의견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
요지: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각하하여야 함
근거
-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의 본질은 위헌법률심판의 일종으로, 법원이 구체적 사건에 관한 재판 시 선결문제가 되는 '법률'의 위헌 여부를 심사하는 절차임
- 구체적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 인정과 법률 해석·적용은 법원의 역할이고, 헌법재판소의 심판대상이 되려면 '법률'의 위헌 여부를 다투는 것이어야 함. '법률의 해석·적용'만을 다투는 것은 헌법재판소의 심판대상이 될 수 없고 최종적 사법적 해석권한은 법원에 있음
- 당해사건 법원은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하였고,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도 기각·각하함
- 청구인들 주장의 실질은, 과거사 사건에는 소멸시효 조항을 적용하여서는 안 된다거나 재심 무죄판결 확정까지 시효가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이는 법원의 법령 해석·적용이 잘못되었다는 주장에 불과함. 이는 심판대상조항들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개별·구체적 사건에서의 법률조항의 단순한 포섭·적용에 관한 법원의 해석·적용이나 재판결과를 다투는 것에 불과함
- 재판소원을 금지하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취지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으므로 모두 각하하여야 함
참조: 헌법재판소 2018. 8. 30.자 2014헌바148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