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헌마186 긴급재정명령 등 위헌확인
1) 쟁점
적법요건 판단
- 이 사건 긴급명령이 통치행위로서 헌법재판소 심판 대상에서 제외되는지 여부
- 청구인의 청원권·알권리·재산권에 대한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자기관련성 구비 여부
- 국회의 탄핵소추의결 부작위가 헌법소원 대상인 공권력 불행사에 해당하는지 여부
본안 판단
- 이 사건 긴급명령이 헌법 제76조 제1항 소정의 요건(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 긴급한 조치 필요성, 국회 집회를 기다릴 여유 없음, 최소한의 필요 범위)을 충족하는지 여부
- 이 사건 긴급명령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가 헌법상 수인의무의 한계 내에 있는지 여부
2) 사실관계
사건개요
- 대통령이 1993. 8. 12.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긴급재정경제명령(대통령 긴급재정경제명령 제16호, 이하 "이 사건 긴급명령")을 발령, 같은 날 20:00부터 시행, 같은 달 19. 국회 승인을 받음
- 이 사건 긴급명령의 주요 내용: ① 모든 금융거래 시 실명 사용 의무화, ② 기존 비실명예금에 대해 2개월간 실명전환의무기간 설정, ③ 비실명에 의한 자금 인출 금지, ④ 일정 금액 이상 실명전환 비실명금융자산 인출 시 국세청 통보, ⑤ 실명전환의무기간 경과 후 고율 소득세 및 최고 원금의 60%에 달하는 과징금 부과, ⑥ 금융거래 비밀보장 강화, ⑦ 위반 시 형사처벌
- 청구인(변호사)이 1993. 8. 16. 헌법소원심판 청구
침해의 원인이 되는 공권력 행사/불행사
- 공권력 행사: 이 사건 긴급명령 발령(통상의 입법절차인 입법예고 등을 거치지 아니하고 전격 시행)
- 공권력 불행사: 국회가 이 사건 긴급명령을 발령한 대통령에 대해 헌법 제65조에 의한 탄핵소추의결을 하지 아니한 것
당사자 주장
청구인 주장
- 이 사건 긴급명령은 헌법 제76조 제1항 소정 요건 어느 하나에도 해당하지 않음에도 발포되었으므로, 그 내용의 합헌성 여부와 무관하게 절차상 위헌
- 금융실명제를 통상의 입법절차 없이 전격 시행함으로써 구체적 내용·실시시기에 관한 알권리 및 청원권이 직접 침해됨
- 보유 주식 11주의 시가 하락으로 재산권 침해
- 국회는 위헌적 행위를 한 대통령에 대해 탄핵소추를 의결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데 부작위로 기본권 침해
법무부장관 의견
- 적법요건: 이 사건 긴급명령은 통치행위에 속하여 헌법소원 대상 아님; 기본권 직접 침해 없으므로 청구 적격 없음
- 위헌 여부: 헌법 제76조 제1항 소정 요건 모두 충족; 기본권 침해 없거나 있더라도 헌법 제37조 제2항 한계 내에 있음; 설령 위헌성이 의심되더라도 불가피성·당위성을 고려하여 위헌선언 억제 필요
3) 적용법령 및 결정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헌법 제76조 제1항 | 대통령은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에 있어서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를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에 한하여 최소한으로 필요한 재정·경제상의 처분을 하거나 법률의 효력을 가지는 명령을 발할 수 있음 |
| 헌법 제76조 제3항·제5항 | 지체 없이 국회에 보고하여 승인을 얻어야 하며 국회 승인 여부를 즉시 공포하여야 함 |
| 헌법 제65조 제1항 | 대통령 등이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국회는 재적의원 과반수 발의,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탄핵소추 의결을 할 수 있음 (재량행위) |
| 헌법 제82조 | 긴급명령 문서에는 국무총리와 관계국무위원 부서 필요 |
| 헌법 제89조 제5호 | 긴급명령 발령 시 국무회의 심의 필요 |
| 헌법 제26조 | 청원권 — 국민이 국가기관에 법률·명령·규칙의 제정·개정 또는 폐지 등 청원법 제4조 소정 사항에 관하여 의견이나 희망을 진술할 권리 |
| 헌법 제21조 | 알권리 — 표현의 자유에 의해 직접 보장되는 권리로서, 정보에 접근·수집·처리함에 있어 국가권력의 방해를 받지 아니하는 자유권적 성질과 의사형성·여론형성에 필요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방해에 대한 제거를 요구할 수 있는 청구권적 성질을 아울러 가짐 |
| 헌법 제37조 제2항 | 기본권 제한의 한계(과잉금지원칙) |
결정요지
(1) 통치행위와 헌법재판소 심판 대상
-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의한 행위로서 그 결단을 존중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는 행위라는 의미에서 이른바 통치행위의 개념을 인정할 수 있고, 대통령의 긴급재정경제명령은 일종의 국가긴급권으로서 고도의 정치적 결단을 요하고 그 결단이 가급적 존중되어야 함
- 그러나 이른바 통치행위를 포함하여 모든 국가작용은 국민의 기본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한계를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고, 헌법재판소는 헌법의 수호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사명으로 하는 국가기관이므로 비록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의하여 행해지는 국가작용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국민의 기본권 침해와 직접 관련되는 경우에는 당연히 헌법재판소의 심판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고, 긴급재정경제명령은 법률의 효력을 갖는 것이므로 마땅히 헌법에 기속되어야 함
(2)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자기관련성
- 기본권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을 제기하기 위하여는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이 직접, 현재 침해받을 것을 요건으로 함
- 이 사건 긴급명령이 통상의 입법예고 등 절차 없이 전격 시행됨으로써 청구인이 구체적으로 실시될 금융실명제의 내용이나 실시시기에 관한 정보에 접근·수집할 권리 및 이에 관하여 청원할 권리는 직접 침해되었다고 할 것임
- 청구인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주식의 소유자는 청구인이 아니라 청구외 최명숙이므로 재산권 침해 부분은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 흠결로 부적법
(3) 탄핵소추의결 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
- 부작위위헌확인소원은 기본권 보장을 위하여 헌법상 명문으로 또는 헌법의 해석상 특별히 공권력주체에게 작위의무가 규정되어 있어 청구인에게 그와 같은 작위를 청구할 헌법상 기본권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됨
- 헌법 제65조 제1항은 탄핵소추의결이 국회의 재량행위임을 명문으로 밝히고 있고, 헌법해석상으로도 국정통제를 위한 다양한 헌법상 권한 중 어떠한 것을 행사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판단권은 오로지 국회에 있음
- 청구인에게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을 청구할 권리에 관하여 명문규정 없고 헌법해석상으로도 그와 같은 권리를 인정할 수 없음
- 따라서 국회의 탄핵소추의결 부작위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불행사에 해당하지 않음
(4) 긴급재정경제명령의 요건 및 한계
- 긴급재정경제명령은 정상적인 재정운용·경제운용이 불가능한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여 긴급한 조치가 필요함에도 국회가 현실적으로 집회될 수 없고 국회 집회를 기다려서는 목적을 달할 수 없는 경우에, 기존질서를 유지·회복하기 위하여 위기의 직접적 원인의 제거에 필수불가결한 최소의 한도 내에서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행사되어야 함 (사전적·예방적 발령 불가, 적극적 공공복리 증진 목적 불가)
- 긴급재정경제명령은 의회주의 및 권력분립의 원칙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되므로 위 요건은 엄격히 해석되어야 함
- 긴급재정경제명령이 헌법 제76조 소정의 요건과 한계에 부합하는 것이라면 그 자체로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정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이라는 과잉금지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됨
-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 상황 유무에 관한 제1차적 판단은 대통령의 재량에 속하나, 자유재량이 아니고 객관적으로 대통령의 판단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의 위기상황이 존재하여야 함
- 긴급권은 그 본질상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잠정적 성격의 권한이므로 긴급권 발동은 목적 달성 가능한 최단기간 내로 한정되어야 하고 원인 소멸 시 지체 없이 해제하여야 하나, 장기화가 바람직하지는 않더라도 그 사유만으로 발포 당시 합헌적이었던 긴급명령이 바로 위헌으로 된다고 할 수 없음
4) 적용 및 결론
① 통치행위 주장에 대한 적법요건 판단
법리
- 통치행위를 포함한 모든 국가작용도 기본권 침해와 직접 관련되는 경우 헌법재판소 심판 대상이 됨; 긴급재정경제명령은 법률의 효력을 가지므로 헌법에 기속됨
포섭
- 이 사건 긴급명령은 국민의 알권리·청원권과 직접 관련되고 법률의 효력을 가지는 명령이므로,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의한 통치행위라 하더라도 헌법재판소 심판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음
결론
- 통치행위를 이유로 헌법재판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주장 배척
②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자기관련성 판단
법리
- 헌법소원 청구 적격 요건으로 기본권의 직접성·현재성·자기관련성 필요
포섭
- 알권리·청원권: 금융실명제가 통상의 입법절차(입법예고 등)를 거치지 아니하고 대통령의 긴급명령 형태로 전격 시행됨으로써, 청구인이 구체적으로 실시될 금융실명제의 내용이나 실시시기에 관한 정보에 접근·수집할 권리 및 이에 관하여 청원할 권리는 직접 침해됨 → 직접성 인정
- 재산권: 청구인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해당 주식의 소유자는 청구인이 아니라 청구외 최명숙 → 자기관련성 흠결
결론
- 알권리·청원권 침해 부분은 직접성 인정, 재산권 침해 부분은 자기관련성 흠결로 각하
③ 국회의 탄핵소추의결 부작위 부분 (각하)
법리
- 부작위위헌확인소원은 헌법상 명문 또는 해석상 공권력주체에게 작위의무가 규정되어 있고 청구인에게 작위를 청구할 헌법상 기본권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됨
포섭
- 헌법 제65조 제1항이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탄핵소추의결이 국회의 재량행위임을 명문으로 밝히고 있고, 국정통제 수단 선택에 관한 판단권은 오로지 국회에 있음
- 청구인에게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을 청구할 권리에 관하여 명문 규정 없고 헌법해석상으로도 인정 불가
- 청원법상 탄핵소추를 청원할 수는 있으나, 국회는 성실히 심사처리할 의무만 있을 뿐 반드시 탄핵소추의결을 하여야 할 의무 없음
결론
- 국회의 탄핵소추의결 부작위는 헌법소원 대상인 공권력 불행사에 해당하지 않아 이 부분 청구는 부적법 → 각하
④ 이 사건 긴급명령의 요건 구비 여부 (본안 판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
- 이 사건 긴급명령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알권리(헌법 제21조) 및 청원권(헌법 제26조)이 침해됨
(나) 긴급재정경제명령 요건 심사
(1)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 상황 존재 여부
- 비실명금융거래 조장으로 음성불로소득 만연, 지하경제 확산, 금융시장 왜곡, 대형 금융사고 빈발, 부동산·사채시장 투기 극에 달함, 탈세·조세불형평 문제, 기업 자금조달 곤란 등 1980년대 이후 더욱 심각해져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중대한 사회·경제적 위기상황에 이름 →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에 있어서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를 위하여 발하여진 것으로 인정됨
(2) 기존 금융실명법으로는 위기 극복 불가 및 국회 집회를 기다릴 여유 없음
- 기존 금융실명법과 이 사건 긴급명령의 비교: 금융거래 대상 범위, 비실명 자금 인출 금지의 강도, 실명전환금융자산에 대한 과세 방식 등에서 이 사건 긴급명령이 더욱 엄격하고 실효적
- 대통령이 기존 금융실명법으로는 재정·경제상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 현저히 비합리적·자의적이라 인정되지 않으므로 존중되어야 함
- 당시 국회는 폐회 중이었고, 국회 소집 후 논의를 거쳐 기존 금융실명법을 개정하는 경우에는 검은 돈의 금융시장 이탈·부동산투기 재연·자금 해외도피·사채시장 의존 중소기업 자금부족·증권시장 혼란 등 큰 부작용 충분히 예상됨 → 긴급한 조치가 필요함에도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 요건 충족됨
(3) 최소한의 필요 범위 내
- 이 사건 긴급명령의 내용은 재정·경제상 위기상황 극복에 관련하여 최소한으로 필요한 금융실명제 실시 및 금융정보 비밀보장,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부수적 사항만을 규정함
(4) 발포 장기화 문제
- 긴급권은 잠정적 성격의 권한으로 원인 소멸 시 지체 없이 해제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긴급명령은 발포일로부터 2년이 훨씬 지난 시점까지 유지 중이어서 바람직하지 않음
- 그러나 그 사유만으로 발포 당시 합헌적이었던 이 사건 긴급명령이 바로 위헌으로 된다고 할 수 없음
(5) 절차적 요건
- 국회는 이 사건 긴급명령 발포 후 1993. 8. 19. 최초 소집된 임시국회에서 이 사건 긴급명령을 승인함; 기타 절차적 요건 구비에 문제점 없음
결론
- 이 사건 긴급명령은 헌법이 정한 절차와 요건에 따라 헌법의 한계 내에서 발포된 것이고, 이로 인한 청구인의 기본권 침해는 헌법상 수인의무의 한계 내에 있음 → 이 부분 심판청구 기각
최종 결론(주문)
- 국회의 탄핵소추의결 부작위 부분 → 각하
- 이 사건 긴급명령에 대한 부분 → 기각
-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
참조: 헌법재판소 1996. 2. 29. 선고 93헌마186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