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헌라8 국회의원과 정부간의 권한쟁의
1) 쟁점
적법요건 판단
- 국회의 구성원인 국회의원이 국회의 권한침해를 주장하여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지, 즉 권한쟁의심판에서 이른바 '제3자 소송담당'이 허용되는지 여부 (당사자적격)
-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이 국회의장이나 다른 국회의원이 아닌 국회 외부의 국가기관에 의하여 침해될 수 있는지 여부 (권한침해 가능성)
본안 판단
- 이 사건 합의문이 헌법 제60조 제1항 소정의 국회 동의가 필요한 조약에 해당하는지 여부 (다수의견은 일응 조약으로 보고 판단, 이동흡 재판관 별개의견은 신사협정으로 봄)
- 피청구인이 이 사건 합의문을 국회의 동의 없이 체결·비준한 행위가 국회의 조약 체결·비준 동의권 및 청구인들의 조약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
2) 사실관계
사건개요
- 대한민국 정부는 쌀 관세화 유예기간을 2014년까지 추가 연장하기 위하여 WTO 회원국들과 쌀협상을 진행하고, 그 결과 대한민국 양허표 일부개정안을 채택함
- 정부는 협상 과정에서 미국·인도·이집트와 사이에 관세화 유예 연장의 대가로 해당국 요구사항을 일부 수용하는 내용의 이 사건 합의문을 작성함
- 정부가 2005. 6. 7. 양허표 개정안에 대한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이 사건 합의문을 포함시키지 않자, 청구인들이 이를 포함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정부가 거부함
- 청구인들(민주노동당 소속 국회의원 9인 전원)이 2005. 10. 31.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고, 이후 2007. 4. 26. 청구취지를 피청구인이 이 사건 합의문을 국회의 동의 없이 체결·비준한 행위로 변경함
- 침해의 원인이 되는 공권력 행사: 대통령의 이 사건 합의문 체결·비준 행위
당사자 주장
- 청구인: ① 이 사건 합의문은 양곡관리법 개정이 필요한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 및 국가·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에 해당하여 헌법 제60조 제1항에 따른 국회 동의가 필요함 ② 정당국가적 권력분립구조 하에서 소수정당이 국회를 위하여 권한침해를 주장할 수 있어야 함 ③ 비준동의안 미제출로 심의·표결권 행사 자체가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는 대외적 관계에서도 심의·표결권 침해가 가능함
- 피청구인: ① 이 사건 합의문에 서명·날인한 바 없어 피청구인 적격 없음 ② 이 사건 합의문은 법적 구속력 없는 신사협정에 불과함 ③ 청구기간 도과 ④ 조약 체결·비준 동의권은 국회에 속하므로 개별 국회의원은 국회의 권한침해를 이유로 청구할 수 없고, 이를 허용하는 명문 규정도 없음
3) 적용법령 및 결정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헌법 제40조, 제41조 제1항 | 입법권은 국회에 속하고, 국회는 국민이 직접 선출한 국회의원으로 구성됨 |
| 헌법 제60조 제1항 | 국회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짐 |
| 헌법재판소법 제61조 제1항·제2항 | 국가기관 상호간 권한의 존부 또는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있을 때 당해 국가기관이 청구할 수 있음; 청구인의 권한이 침해되었거나 현저한 침해 위험이 있는 때에 한함 |
| 헌법재판소법 제62조 제1항 제1호 |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국가기관을 한정적으로 규정 |
| 헌법재판소법 제63조 제1항 | 청구기간: 사유 안 날로부터 60일, 사유 있은 날로부터 180일 (불변기간) |
| 국회법 제33조 제1항 | 20인 이상의 소속의원을 가진 정당이 하나의 교섭단체를 구성; 다른 교섭단체에 속하지 않은 20인 이상의 의원도 교섭단체 구성 가능 |
| 국회법 제93조, 제109조 ~ 제112조 | 국회의원의 안건 심의·표결 절차 규정 |
결정요지
(가) 권한쟁의심판에서 '제3자 소송담당' 허용 여부
- 헌법 제60조 제1항에 따라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은 국회에 속함. 피청구인이 국회의 동의를 요하는 조약에 대하여 국회 동의 없이 체결·비준하는 경우 침해되는 권한은 국회의 것이므로, 이를 다투는 권한쟁의심판의 당사자는 국회가 되어야 함
- 제3자 소송담당이란 권리주체가 아닌 제3자가 자신의 이름으로 권리주체를 위하여 소송을 수행할 수 있는 권능을 말함. 권리는 원칙적으로 권리주체가 주장하여 소송수행을 하도록 하는 것이 자기책임의 원칙에 부합하므로, 제3자 소송담당은 예외적으로 법률의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인정됨
- 헌법재판소법 제61조 제1항·제2항은 권한쟁의심판의 청구인이 청구인의 권한침해만을 주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음. 국가기관의 부분기관이 자신의 이름으로 소속기관의 권한을 주장할 수 있는 제3자 소송담당의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음 (독일은 기본법과 연방헌법재판소법에 명문 규정을 두고 있음)
- 제3자 소송담당을 인정할 필요성이 대두되기도 하지만, 국회의 의사가 다수결에 의하여 결정되었음에도 다수결의 결과에 반대하는 소수의 국회의원에게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다수결의 원리와 의회주의의 본질에 어긋나고, 모든 문제를 사법적 수단에 의해 해결하려는 방향으로 남용될 우려도 있음
- 따라서 제3자 소송담당을 허용하는 법률의 규정이 없는 현행법 체계하에서 국회의 구성원인 청구인들은 국회의 조약 체결·비준 동의권의 침해를 주장하는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수 없어 청구인 적격이 없음
(나) 국회 외 국가기관에 의한 국회의원 심의·표결권 침해 가능성
- 국회가 헌법 제60조 제1항에 따라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한을 행사하는 경우, 국회의원은 헌법 제40조·제41조 제1항 및 국회법 제93조·제109조 내지 제112조에 따라 조약 체결·비준 동의안에 대하여 심의·표결할 권한을 가짐
- 국회의 동의권과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은 그 권한의 귀속주체가 다름. 심의·표결권의 행사는 국회의 의사를 형성하기 위한 국회 내부의 행위로서 구체적인 의안 처리와 관련하여 각 국회의원에게 부여되는 데 비하여, 동의권의 행사는 국회가 그 의결을 통하여 다른 국가기관에 대한 의사표시로서 행해지며 대외적인 법적 효과가 발생함
- 국회의 동의권이 침해되었다고 하여 동시에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된다고 할 수 없음.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은 국회의 대내적인 관계에서 행사되고 침해될 수 있을 뿐 다른 국가기관과의 대외적인 관계에서는 침해될 수 없음. 국회의원들 상호간 또는 국회의원과 국회의장 사이와 같이 국회 내부적으로만 직접적인 법적 연관성을 발생시킬 수 있을 뿐이고, 대통령 등 국회 이외의 국가기관과 사이에서는 권한침해의 직접적인 법적 효과를 발생시키지 아니함
- 피청구인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 없이 조약을 체결·비준하였다 하더라도 국회의 체결·비준 동의권이 침해될 수는 있어도 국회의원인 청구인들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될 가능성은 없음
4) 적용 및 결론
① 제3자 소송담당 — 청구인 적격 판단
- 법리: 제3자 소송담당은 예외적으로 법률의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인정됨. 헌법재판소법 제61조 제1항·제2항은 청구인 자신의 권한침해만을 주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며, 부분기관의 소속기관 권한 주장에 관한 명시 규정 없음
- 포섭: 조약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은 국회에 속하는 것으로, 청구인들은 국회의 구성원인 국회의원임. 현행 헌법재판소법에 국회의원이 국회를 위하여 제3자 소송담당의 방식으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는 명문의 규정이 없음
- 결론: 청구인들의 국회 조약 체결·비준 동의권 침해 주장 부분은 청구인 적격 없어 부적법
② 국회 외 국가기관에 의한 심의·표결권 침해 가능성
- 법리: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은 국회의 대내적 관계에서 행사되고 침해될 수 있을 뿐, 국회 이외의 국가기관과의 대외적 관계에서는 권한침해의 직접적인 법적 효과 발생 불가
- 포섭: 피청구인이 이 사건 합의문을 국회의 동의 없이 체결·비준한 행위는 국회 외부의 국가기관(대통령)의 행위임. 이로 인해 국회의 체결·비준 동의권이 침해될 수는 있어도, 국회의원인 청구인들의 심의·표결권은 대외적 관계에서 침해될 가능성 없음
- 결론: 청구인들의 심의·표결권 침해 주장 부분도 부적법
최종 결론(주문)
5) 반대의견
재판관 이동흡의 별개의견
- 각하 결론에 동의하나, 이 사건 합의문은 '조약'이 아닌 '신사협정'에 해당하여 심판의 대상도 부존재한다는 추가 각하 사유를 밝힘
- 조약법에 관한 비인(Wien) 협약 제2조 제1항 a호에 따라, 조약은 국제법 주체 간에 권리·의무관계를 창출하기 위하여 서면형식으로 체결되고 국제법에 의하여 규율되는 합의로 정의됨. 신사협정은 법적인 권리·의무관계를 창출하지 않는 합의로, 법적 구속력 유무로 조약과 구별됨
- 이 사건 합의문은 ① 국무회의 심의·대통령 재가·공포 등 조약체결을 위한 국내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고 ② 재외공관장들 간의 외교서한 형태로서 특별한 명칭이 없거나 양해록(record of understanding)으로 되어 있어 조약의 형태로 체결할 의사가 없었음을 의미하며 ③ 다자간 조약인 양허안 개정안의 원만한 체결을 위하여 이해관계국과의 신의에 기초하여 작성된 것으로 볼 수 있음
- 따라서 이 사건 합의문은 신사협정에 해당하여 심판의 대상이 부존재하므로 각하 사유 추가
재판관 송두환의 반대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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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 소송담당이 허용될 수 없다'는 다수의견 부분에 동의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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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 소송담당의 헌법적 근거: 제3자 소송담당은 헌법의 권력분립원칙과 소수자보호의 이념으로부터 직접 도출될 수 있으므로, 헌법재판소법에 명문 규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전면 부정할 것이 아님. 헌법재판소법 제40조는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다른 소송법령을 준용하도록 하여, 헌법재판소가 헌법의 원리와 지도정신에 의거한 창조적 법형성으로 법적 흠결을 보완할 여지가 주어져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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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국가적 권력분립 하의 필요성: 오늘날 의회와 행정부가 정당을 통하여 융화되는 현상으로 의회의 대정부 견제기능이 약화되는 경우, 의회의 헌법상 권한이 침해되더라도 다수파가 이를 방어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 이러한 경우 의회 내 소수파 의원들에게 일정한 요건하에 국회를 대신하여 권한침해를 다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실질적 권력분립원칙과 소수자보호라는 헌법 정신에 부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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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용 우려에 대한 반론: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남소의 위험성은 개별 사안에서 심판이익 유무 검토 또는 권리남용 법리 적용으로 해소 가능하고, 제3자 소송담당 인정 범위와 요건을 정함에 있어서 고려할 요소가 될 수 있을 뿐 전면 부정의 논거가 될 수 없음. 또한 제3자 소송담당은 다수파의 정략적 결정으로 왜곡된 의회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수단이므로 의회주의의 본질에 반하지 않고 오히려 의회주의를 더욱 충실하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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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 범위·요건: 국회법상 교섭단체(20인 이상 소속의원을 가진 정당 또는 20인 이상의 무소속 의원 집단) 또는 그에 준하는 정도의 실체를 갖춘 의원 집단에게 제3자 소송담당 적격을 인정하여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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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에의 적용: 청구인들은 민주노동당 소속 국회의원 9인 전원으로 교섭단체는 결성하지 못하였으나, 일정한 정치적 주장과 정책을 추진하는 정치적 집단의 실체를 갖추고 있고, 개인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가·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에 대한 의회의 견제를 실현하기 위하여 이 사건을 제기하였으므로, 교섭단체에 준하는 지위를 인정하여 제3자 소송담당 방식으로 청구인 적격을 인정하는 것이 상당함. 따라서 이 사건은 본안 판단을 하여야 하고 각하할 것이 아님
참조: 헌법재판소 2007. 7. 26. 선고 2005헌라8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