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헌마22 공권력에 의한 재산권침해에 대한 헌법소원
1) 쟁점
적법요건 판단
- 청구인이 행정심판·행정소송 등 전심절차를 거치지 않고 직접 헌법소원을 청구한 것이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 소정 보충성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 사실상의 부작위에 대하여 행정쟁송의 가능성이 있는지, 전심절차 이행의 기대가능성이 있는지 여부
본안 판단
- 피청구인의 토지조사부·임야조사서 열람·복사 신청에 대한 부작위가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 위 부작위가 헌법 제21조에서 파생되는 "알 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
- 토지조사부·임야조사서가 공용문서에 해당하는지, 그 공개를 제한할 법령상 근거가 있는지 여부
2) 사실관계
사건개요
- 청구인은 경기도 이천군 마장면 표교리 소재 임야 및 전이 청구인 망부의 소유로서 상속받은 미등기 재산임에도 국가가 권원 없이 국유로 보존등기를 하였다고 주장함
- 소유권 회복을 위한 입증자료 수집 목적으로 청구인은 1988. 3. 22.부터 동년 12. 10.경까지 수차례 문서·구두로 피청구인(이천군수)에게 구임야대장, 민유임야이용구분조사서, 토지조사부, 지세명기장 등의 열람·복사를 신청함
- 피청구인은 토지조사부 및 임야조사서(청구인이 민유임야이용구분조사서라 표기한 것의 실질)에 대하여 내무부의 열람·복사 불허 지시를 이유로 이해관계인 여부 검토조차 하지 않은 채 무응답으로 방치함
- 청구인은 동년 12. 17.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함
당사자 주장
- 청구인: 피청구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문서 열람·복사를 거부하여 재산권 회복에 지장을 받고 있음
- 피청구인: 구임야대장은 발급해 주었고, 지세명기장은 6·25 당시 소실되어 미보유, 토지조사부는 내무부 지시에 따라 열람·복사 불가
- 내무부: 토지조사부는 지적공부 작성 후 기능 상실로 대부분 폐기되어 공문서로 볼 수 없고, 수정·위조 가능성이 있어 공개 불가
- 법무부: 전심절차(행정심판·소송, 문서제출명령 등)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각하되어야 하고, 설령 본안을 판단하더라도 우회적 절차를 통한 열람 가능성이 있으므로 기각 마땅
3) 적용법령 및 결정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헌법 제21조 | 언론·출판의 자유(표현의 자유) — "알 권리"의 근거 조문 |
| 헌법 제21조 제4항 | 표현의 자유에 대한 헌법유보 |
| 헌법 제37조 제2항 | 기본권 제한에 관한 일반적 법률유보 |
|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 공권력의 행사·불행사로 기본권 침해 시 헌법소원 청구 가능 (단서: 다른 구제절차 존재 시 모두 경유) |
| 정부공문서규정 제36조 제2항 | 행정기관은 일반인의 문서 열람·복사 신청 시 특별한 사유 없는 한 허가 가능. 비밀·대외비 문서는 불허, 외교문서는 외무부령에 따름 |
| 정부공문서규정 제3조 제1호 | 공문서의 정의 — 행정기관 내부·상호간·대외적으로 공무상 작성·시행되는 문서 및 행정기관이 접수한 모든 문서 |
| 행정심판법 제4조 제3호 | 의무이행심판 — 부작위에 대해 적극적 이행재결 청구 가능 |
|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 부작위의 정의 — 행정청이 법률상 처분의무 있음에도 상당한 기간 내에 처분하지 않는 것 |
| 행정소송법 제4조 제1호·제3호 | 항고소송의 종류 — 거부처분취소, 부작위위법확인 |
| "알 권리" | 정보에의 접근·수집·처리의 자유, 국민의 정부 보유 정보에 대한 일반적 정보공개청구권(청구권적 기본권) — 헌법 제21조에서 파생 |
결정요지
(적법요건 판단)
- 피청구인의 대응은 ① 적극적 거부처분, ② 아무런 의사표시 없이 방치한 사실상의 부작위 두 유형으로 구별 가능하며, 본건은 사실상의 부작위에 해당함
- 행정소송법상 부작위는 "법률상 처분의무가 있음에도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나, 공문서 개시의무에 관한 법률상 명문규정이 없어 피청구인의 불응이 행정쟁송 대상이 되는 부작위에 해당하는지 불분명함
- 종래 대법원 판례는 행정청 내부의 사실행위나 사실상의 부작위에 대해 일관하여 행정처분성을 부인하여 행정쟁송 대상에서 제외시켜 왔음
- 따라서 행정쟁송 가능 여부가 객관적으로 불확실하고 권리구제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상황에서 법률 전문가가 아닌 일반국민에게 전심절차 이행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함
- 전심절차로 권리가 구제될 가능성이 거의 없거나 허용 여부가 객관적으로 불확실하여 기대가능성이 없을 때, 또는 청구인에게 불이익으로 돌릴 수 없는 정당한 이유 있는 착오로 전심절차를 밟지 않은 경우에는 보충성 원칙의 예외를 인정함
- 또한 피해보상 소송·소유권확인의 소에서의 문서제출명령은 이 사건 문서 열람·복사를 직접 대상으로 하지 않는 사후 보상적·우회적 절차로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 소정의 구제절차에 해당하지 않음
- 결론적으로 본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적법함
(본안 판단 — 재산권 침해 여부)
- 청구인의 문서 열람·복사 요구는 소유권 회복을 위한 입증자료 준비 목적의 것이므로, 이에 불응하였다고 해서 그로 인해 재산권이 직접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려움
- 그러나 헌법소원심판이 청구된 이상 청구인 주장에만 한정하지 않고 가능한 한 모든 범위에서 헌법상 기본권 침해 유무를 직권으로 심사하여야 함
(본안 판단 — 알 권리의 내용)
- 헌법 제21조의 표현의 자유는 전통적으로 사상·의견의 자유로운 표명(발표의 자유)과 전파할 자유(전달의 자유)를 의미하며, 개인의 존엄·가치 유지, 행복추구, 국민주권 실현에 필수불가결한 기본권임
- 자유로운 의사의 형성은 충분한 정보에의 접근이 보장됨으로써 비로소 가능하고, 자유로운 표명은 자유로운 수용·접수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
- 따라서 정보에의 접근·수집·처리의 자유 즉 "알 권리"는 표현의 자유에 당연히 포함됨
- "알 권리"의 핵심은 정부가 보유하는 정보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 즉 국민의 정부에 대한 일반적 정보공개청구권(청구권적 기본권)이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천명한 헌법 전문 및 제1조·제4조의 해석상 당연함
- "알 권리"는 국민주권주의(제1조),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제10조),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제34조 제1항)와도 관련됨
- 비록 정보공개에 관한 구체적 법률이 없더라도, 정부공문서규정 제36조 제2항을 근거로 국민의 알 권리를 직접 실현하는 것이 가능함
(본안 판단 — 알 권리의 제한)
- "알 권리"도 헌법유보(제21조 제4항) 및 일반적 법률유보(제37조 제2항)에 의해 제한될 수 있으나, 그 제한은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함
- 제한에서 오는 이익과 "알 권리" 침해라는 해악을 비교·형량하여 한계를 설정하여야 하며, 적어도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는 자에 대해서는 의무적으로 공개하여야 함
- 본건 토지조사부 및 임야조사서는 비밀·대외비로 분류된 바 없고, 공개로 타인의 사생활의 비밀이 침해된다거나 이를 금지할 법령상 근거도 없으므로 공개제한요인이 없음
- 부동산등기법이 폐쇄등기부라도 일반에게 공개하고 있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음
(본안 판단 — 토지조사부·임야조사서의 공용문서성)
- 토지조사부는 토지조사령 및 시행규칙, 임야조사서는 조선임야조사령 및 시행규칙에 의거 작성된 서류로서, 사정 절차(30일 종람)와 사정 확정을 통해 소유자 권리를 확정하는 근원서류임 — 이해관계 있는 당사자에게 매우 중요한 자료
- 정부공문서규정 제3조 제1호는 공문서를 행정기관이 직접 작성한 것에 한정하지 않으므로, 적법하게 취득하여 배타적 지배를 하고 있는 문서도 포함됨
- 이천군청이 보관 중인 본건 문서는 가필·정정 없는 원본으로 공용문서성을 부인할 수 없고, 설령 공문서성에 문제가 있더라도 국민의 알 권리 대상인 정보자료임에는 변함 없음
4) 적용 및 결론
적법요건 판단
- 법리: 전심절차로 권리구제 가능성이 거의 없거나 허용 여부가 객관적으로 불확실하여 기대가능성이 없을 때에는 보충성 원칙의 예외를 인정함
- 포섭: 공문서 개시의무에 관한 법률상 명문규정 부재, 종래 대법원 판례가 행정청의 사실상 부작위에 대해 일관하여 행정처분성을 부인해 왔으므로, 본건의 경우 행정쟁송 허용 여부가 객관적으로 불확실하고 권리구제 가능성이 매우 희박함. 법무부가 제시한 피해보상 소송·문서제출명령은 이 사건 열람·복사를 직접 대상으로 하지 않는 우회적 절차에 불과하여 구제절차에 해당하지 않음
- 결론: 보충성 원칙의 예외에 해당하여 본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적법함
구임야대장·지세명기장 청구 부분
- 포섭: 구임야대장은 피청구인이 발급해 주었고 청구인이 첨부한 심판청구서에 편철되어 있으며, 지세명기장은 6·25 당시 소실되어 피청구인이 소지하지 않음 — 청구인 주장을 인정할 자료 없음
- 결론: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
토지조사부·임야조사서 열람·복사 부작위 — 알 권리 침해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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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제한되는 기본권: 헌법 제21조에서 파생된 "알 권리" — 정보에의 접근·수집·처리의 자유, 국민의 정부 보유 정보에 대한 일반적 정보공개청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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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심사
- (1) 알 권리의 인정: 표현의 자유에서 자유로운 의사 형성을 위한 정보 접근의 자유가 당연히 포함되며, 정부공문서규정 제36조 제2항에 의해 구체적 법률 없이도 실현 가능함
- (2) 공개제한요인 부재: 본건 문서는 비밀·대외비로 분류되지 않았고, 공개로 인한 사생활 침해나 금지 법령상 근거도 없으므로 공개제한요인이 없음
- (3) 부작위의 위헌성: 청구인은 선조 묘소·묘비 존재 등을 근거로 직접적·정당한 이해관계를 주장하였음에도, 피청구인은 이해관계인 여부 및 공익 침해 여부를 전혀 검토하지 않은 채 법령상 근거 없는 상부 유권해석(내무부 질의 회신)만을 이유로 무조건 묵살·방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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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피청구인의 부작위는 헌법 제21조에 의해 보장된 청구인의 "알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위헌임을 확인
최종 결론(주문)
- 피청구인이 토지조사부·임야조사서 열람·복사 신청에 불응한 부작위는 청구인의 "알 권리"를 침해한 것이므로 위헌임을 확인함
- 구임야대장·지세명기장에 관한 나머지 청구는 기각함
5) 반대의견
재판관 최광률의 반대의견
요지 및 근거
- 다수의견은 공문서 개시의무에 관한 법률상 명문규정이 없다고 하나, 정부공문서규정 제36조 제2항은 비밀문서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열람·복사 청구에 응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됨. 따라서 이 조항을 간과하고 법률상 명문규정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임
- 다수의견은 행정청의 사실상 부작위에 대한 행정쟁송 가능성을 부인하나, 1985. 10. 1. 시행된 행정심판법(의무이행심판)·행정소송법(부작위위법확인소송) 개정으로 행정청의 부작위에 대한 쟁송의 길이 확연히 열렸음
- 청구인은 정부공문서규정 제36조 제2항을 근거로 ① 행정심판법상 의무이행심판 청구, ② 행정소송법상 부작위위법확인소송 제기, ③ 확인판결 불이행 시 간접강제에 의한 손해배상 청구(행정소송법 제38조 제2항, 제34조, 제30조 제2항)가 모두 가능함
- 다수의견이 인용한 대법원 판례는 구 행정소송법 시절의 것이거나 이 사건에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현행 법제 하에서 청구인이 행정쟁송으로 권리구제를 받을 가능성을 부인한 것은 부당함
결론
- 본건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 소정의 구제절차를 거치지 않은 부적법한 청구이므로 각하하여야 함
참조: 헌법재판소 1989. 9. 4. 선고 88헌마22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