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헌마111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에 대한 헌법소원
1) 쟁점
적법요건 판단
- 보충성: 형사소송법 제417조에 따른 처분 취소·변경 청구 가능성 → 대상 접견방해행위가 이미 종료된 사실행위여서 취소·변경 여지 없으므로 동 규정은 실효적 구제수단이 아님. 달리 효과 있는 구제방법 없음
- 권리보호이익: 침해행위 이미 종료 → 주관적 권리구제 실익 없음이 원칙이나, 헌법소원은 주관적 권리구제 외 객관적 헌법질서 보장 기능도 수행하므로 일반 소송사건과 달리 엄격 해석 불요. 침해행위 반복 위험 존재(교도관집무규칙·경찰청 훈령에 의해 제도적으로 시행 중) + 변호인 접견권 비밀보장 여부는 헌법적으로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닌 사항 → 위헌 여부를 선언적 의미에서 확인할 필요 인정. 심판청구의 이익 있고 소원 적법
본안 판단
-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헌법 제12조 제4항)의 내용·범위
- 국가안전기획부 수사관의 접견 참여·대화 청취·기록 행위가 위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 행형법 제62조 중 제18조 제3항을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에 준용하는 부분의 위헌 여부
2) 사실관계
사건 개요
- 청구인이 1991. 6. 13. 국가보안법 위반 등 피의사건으로 국가안전기획부에 의해 구속되어 서울 중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됨
- 청구인이 1991. 6. 14. 17시부터 18시경까지 국가안전기획부 면회실에서 변호인 조용환 변호사 및 처 김○○와 동시 접견하는 동안, 국가안전기획부 직원(수사관) 5인이 접견에 참여하여 가까이서 지켜보며 대화내용을 청취·기록하고 사진 촬영함
- 변호인이 변호인 접견의 비밀보장을 요구하고 따로 만나게 해 줄 것, 기록·사진촬영 중단을 요구하였으나 수사관들이 이를 거절함
- 청구인이 위 행위가 헌법 제12조 제4항 소정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며 1991. 6. 26. 헌법소원 청구
침해의 원인이 되는 공권력 행사
- 피청구인(국가안전기획부) 소속 수사관들이 청구인과 변호인의 접견에 참여하여 대화내용을 청취·기록한 사실행위
관련 제도적 현황
- 행형법 제62조는 수형자 접견에 교도관 참여를 규정한 제18조 제3항을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에도 준용
- 교도관집무규칙 제51조 제1항: 정복교도관이 재소자 접견에 참여하여 대화내용 등을 엄밀히 관찰하도록 규정
- 경찰청 피의자유치및호송규칙 제34조 제1항: 유치인과의 접견에 경찰관 참여 규정
- 위 규정들에 의해 구치소·교도소 및 경찰서에서의 변호인 접견에 관계공무원이 참여하여 대화내용을 청취하는 관행이 제도적으로 시행 중
3) 적용법령 및 결정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헌법 제12조 제4항 |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짐 |
| 헌법 제27조 제4항 | 형사피고인은 유죄판결 확정 시까지 무죄로 추정됨(무죄추정의 원칙) |
| 행형법 제18조 제3항 | 수형자의 접견과 서신수발은 교도관의 참여 또는 검열을 요함 |
| 행형법 제62조 | 미결수용자에 대하여 특별한 규정이 없는 때에는 수형자에 관한 규정을 준용함 |
| 형사소송법 제34조 | 변호인의 피의자·피고인과의 접견교통권 보장 |
| 형사소송법 제417조 |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구금·압수 등 처분에 불복 시 법원에 취소·변경 청구 가능 |
|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5항 | 헌법소원 인용결정에서 위헌법률 조항에 대해 위헌선언 가능 |
|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 신체구속을 당한 피의자·피고인이 변호인으로부터 충분한 조력을 받을 권리. 헌법 제12조 제4항 |
결정요지
(1) 무죄추정의 원칙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관계
- 형사피의자에게도 무죄추정의 원칙 당연 적용. 무죄추정의 원칙은 언제나 불리한 처지에 놓인 피의자·피고인의 지위를 옹호하여 형사절차에서 불이익을 필요한 최소한에 그치게 하자는 것으로 인간의 존엄성 존중을 궁극 목표로 하는 헌법이념에서 도출됨
- 구속은 무죄추정을 받는 자에 대해 만부득이 인정되는 제도이므로 도망·증거인멸 방지라는 구속의 목적을 넘어 수사편의·재판편의에 이용되어서는 아니 됨
- 구속된 피의자는 불안·공포·절망 등 불안정한 상태에 빠지기 쉽고 자백강요·고문 등이 자행되기 쉬우며 진술거부권이 보장되기 어려움. 이러한 폐해를 제거하기 위해 헌법 제12조 제4항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음. "변호인의 조력"은 "변호인의 충분한 조력"을 의미함
(2) 변호인과의 자유로운 접견의 헌법적 지위
-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필수적 내용은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과 변호인과의 접견교통임
- 변호인은 접견을 통하여: ① 구속된 피의자·피고인의 상태 파악 및 대응책 강구, ② 피의사실·공소사실 설명 및 피의자 의견 청취, ③ 진술의 방법·정도·시기·내용에 관한 지도, ④ 진술거부권·서명날인거부권의 행사방법 교시, ⑤ 자백강요·사술·유도·고문 등 대응방법 교시, ⑥ 수사관의 부당한 조사 여부 확인, ⑦ 피의자의 불안·절망·고민 등 정서적 조력을 수행함
- 이러한 역할은 대화내용에 비밀이 완전히 보장되고 어떠한 제한·영향·압력 또는 부당한 간섭 없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접견을 통해서만 가능함. 자유로운 접견은 관계공무원의 참여가 없어야 가능함
- 변호인과의 자유로운 접견은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 등 어떠한 명분으로도 제한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님
- 유엔 원칙(1988. 12. 9. 제43차 유엔총회 채택 "모든 형태의 구금 또는 수감상태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원칙" 제18조 제4항): 피구금자와 변호인 사이의 대담은 법집행공무원의 가시거리 내에서는 가능하나 가청거리 내에서 행하여져서는 아니 됨
(3) 행형법 제62조의 위헌성
- 행형법 제62조가 수형자 접견에 교도관 참여를 규정한 제18조 제3항을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에도 준용함으로써 교도관이 미결수용자(피의자·피고인)의 변호인 접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어서 헌법에 위반됨
(4) 결정의 성격 — 만장일치
4) 적용 및 결론
적법요건 — 보충성
- 법리: 헌법소원은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가 아니면 청구 불가
- 포섭: 형사소송법 제417조 소정의 처분 취소·변경 청구는 이미 종료된 사실행위를 대상으로 하므로 취소·변경 여지 없어 법원이 각하할 수밖에 없음 → 실효적 구제수단 아님. 달리 효과 있는 구제방법 없음
- 결론: 보충성 요건 충족
적법요건 — 권리보호이익
- 법리: 헌법소원은 객관적 헌법질서 보장 기능을 수행하므로 권리보호이익을 일반 소송사건처럼 주관적 기준으로 엄격히 해석 불요. 침해행위 종료 후라도 반복 위험 또는 헌법질서 수호·유지를 위해 헌법적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는 경우 심판청구의 이익 인정
- 포섭: ① 교도관집무규칙·경찰청 훈령에 의해 변호인 접견 시 관계공무원 참여가 제도적으로 시행 중이므로 침해행위의 반복 위험 존재. ② 변호인 접견 비밀보장 여부는 고도의 기본권에 관한 매우 중요한 헌법 문제임에도 헌법 제12조 제4항·형사소송법 제34조에 명시적 언급 없고 행형법 제62조는 오히려 준용을 허용하고 있어 헌법적 해명이 긴요함
- 결론: 심판청구의 이익 인정, 소원 적법
본안 판단 — 피청구인의 접견 참여·청취·기록 행위
(가) 제한되는 기본권
- 신체구속을 당한 자가 변호인으로부터 충분한 조력을 받을 권리(헌법 제12조 제4항). 그 핵심 내용은 변호인과의 자유로운 접견교통, 즉 대화내용에 비밀이 완전히 보장되고 어떠한 제한·영향·압력·부당한 간섭 없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접견
(나) 판단
- 법리: 변호인과의 자유로운 접견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가장 중요한 내용으로,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 등 어떠한 명분으로도 제한될 수 없음. 관계공무원이 가청거리 내에서 대화내용을 듣거나 녹취·사진 촬영하여 불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면 자유로운 접견이 방해됨
- 포섭: 피청구인 소속 수사관 5인이 접견에 참여하여 가까이서 지켜보며 대화내용을 청취·기록하고 사진 촬영함. 변호인이 비밀보장 접견을 요구하였음에도 수사관들이 거절함. 청구인의 처와의 동시 접견이라 하더라도 변호인과의 대화내용 비밀보장 의무는 변호인 접견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변호인 이외의 자를 동시에 접견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임. 변호인 이외의 자와의 접견에 관계공무원 참여가 필요한 경우라면 변호인 접견과 분리하여 실시하면 됨
- 결론: 피청구인의 수사관 접견 참여·대화 청취·기록 행위는 헌법 제12조 제4항 소정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위헌적 공권력 행사임을 확인
본안 판단 — 행형법 제62조의 위헌 여부
- 법리: 변호인의 충분한 조력을 받을 권리의 필수 내용인 자유로운 접견은 관계공무원의 참여가 없어야 가능함
- 포섭: 행형법 제62조가 수형자 접견에 교도관 참여를 규정한 제18조 제3항을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에 준용함으로써 미결수용자와 변호인의 접견에 교도관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임. 피청구인의 위헌적 공권력 행사가 바로 이 위헌법률에 기인한 것으로 인정됨
- 결론: 행형법 제62조 중 제18조 제3항을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에 준용하도록 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됨(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5항에 의해 위헌선언)
최종 결론(주문)
- 피청구인 소속직원이 접견에 참여하여 대화내용을 청취·기록한 행위는 헌법 제12조 제4항 소정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위헌임을 확인
- 행형법 제62조 중 제18조 제3항을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에도 준용하도록 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됨을 선언
- 재판관 전원 찬성
참조: 헌법재판소 1992. 1. 28. 선고 91헌마111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