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헌가6 구 농산물품질관리법 제37조 위헌제청
1) 쟁점
적법요건 판단
- 위헌법률심판 제청 사건으로, 심판대상 법률조항의 재판의 전제성 및 제청 적법성은 별도 쟁점화 없이 적법 인정됨
본안 판단
- 구 농산물품질관리법 제37조 중 종업원 관련 부분: 법인의 독자적 책임에 관한 규정 없이 종업원의 위반행위만으로 법인을 처벌하는 양벌규정이 책임주의원칙에 반하는지 여부
- 구 농산물품질관리법 제37조 중 대표자 관련 부분: 대표자의 행위를 법인의 행위로 동일시하여 법인을 처벌하는 것이 책임주의원칙에 반하는지 여부
2) 사실관계
사건 개요
- 본 결정은 2009헌가25, 2009헌가29, 2009헌가36, 2010헌가6, 2010헌가25 사건을 병합하여 전원합의체로 선고한 결정임
- 2010헌가6(당해 사건): 주식회사 △△식품(농산가공품 생산 법인)이 그 사용인 박○규가 업무에 관하여 중국산 고춧가루를 원료로 보쌈김치와 무절이를 생산·판매하면서 원산지를 국내산인 것처럼 허위로 표시하였다는 공소사실로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 약식기소(2009고약7421)되었고, 공판 회부 후(2009고단1103) 1심 법원이 직권으로 구 농산물품질관리법 제37조에 대해 위헌제청함
- 병합 사건 중 2009헌가29는 법인의 대표자 및 종업원 등 모두 관련된 사안이고, 나머지 사건들은 법인의 종업원(사용인) 관련 원산지 허위 표시 사안임
제청법원 위헌제청 이유 요지
- 법률조항이 법인 대표자나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대해 법인의 잘못 유무와 무관하게 자동적으로 법인도 처벌하도록 규정함 →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해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형벌을 부과하는 것으로 책임주의원칙에 반한다는 주장
관계 기관 의견
- 대전지방검찰청 검사장(2009헌가36): 문언상 '선임감독상 과실'이 명시되지 않더라도 그러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헌적 법률해석의 원칙에 부합함
3) 적용법령 및 결정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구 농산물품질관리법(2002. 12. 26. 법률 제6816호로 개정, 2009. 6. 9. 법률 제9759호 개정 전) 제37조(양벌규정) | 법인의 대표자, 법인이나 개인의 대리인·사용인 기타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34조의2·제35조·제36조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행위자 처벌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 대하여도 각 해당 조의 벌금형을 과함 |
| 구 농산물품질관리법 제34조의2 | 원산지·유전자변형농산물 표시의 허위 표시, 혼동 표시, 원산지 위장 판매, 혼합 판매·보관·진열 행위 금지 |
| 헌법 제10조 |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 책임주의원칙의 헌법적 근거 |
| 책임주의원칙 | '책임 없는 자에게 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는 형사법의 기본원리 — 헌법상 법치국가원리 및 헌법 제10조 취지로부터 도출됨 |
결정요지
(1) 종업원 관련 부분 — 위헌
- 책임주의원칙의 의의: 형벌은 범죄에 대한 제재로서 그 본질은 법질서에 의하여 부정적으로 평가된 행위에 대한 비난임. 부정적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그 결과가 어느 누구의 잘못에 의한 것도 아니라면 그 이유만으로 형벌을 가할 수 없음. '책임 없는 자에게 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는 형벌에 관한 책임주의는 형사법의 기본원리로서, 헌법상 법치국가의 원리에 내재하는 원리인 동시에 헌법 제10조의 취지로부터 도출되는 원리이며, 법인의 경우도 자연인과 마찬가지로 책임주의원칙이 적용됨
-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종업원 관련 부분의 구조: 법인이 고용한 종업원 등이 일정한 위반행위를 하면 곧바로 그 법인에게도 벌금형을 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음.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대한 법인의 가담 여부나 선임·감독상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처벌 요건으로 규정하지 않고, 법인이 면책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규정하지 않음
- 위헌 판단: 이 조항은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관하여 비난할 근거가 되는 법인의 의사결정 및 행위구조, 즉 종업원 등이 저지른 행위의 결과에 대한 법인의 독자적인 책임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지 않은 채, 단순히 법인이 고용한 종업원 등이 업무에 관하여 범죄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법인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과함 → 이는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해 그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형벌을 부과하는 것으로서 법치국가의 원리 및 죄형법정주의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원칙에 반함
(2) 대표자 관련 부분 — 합헌
- 법인 대표자 행위와 종업원 행위의 구별: 법인의 행위는 법인을 대표하는 자연인인 대표기관의 의사결정에 따른 행위에 의하여 실현되므로, 자연인인 대표기관의 의사결정 및 행위에 따라 법인의 책임 유무를 판단할 수 있음. 법인은 기관을 통하여 행위하므로 법인이 대표자를 선임한 이상 그의 행위로 인한 법률효과는 법인에게 귀속되어야 하고, 법인 대표자의 범죄행위에 대하여는 법인 자신이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부담함
- 법인의 직접책임: 법인 대표자의 법규위반행위에 대한 법인의 책임은 법인 자신의 법규위반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행위에 대한 법인의 직접책임으로서, 대표자의 고의에 의한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법인 자신의 고의에 의한 책임을, 대표자의 과실에 의한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법인 자신의 과실에 의한 책임을 부담함. 더 이상의 감독기관이 없는 대표자의 행위에 대하여는 누군가의 감독상 과실을 인정할 수도 없고, 대표자의 책임과 분리된 법인만의 책임을 상정하기도 어려움
- 합헌 판단: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대표자 관련 부분은 대표자의 책임을 요건으로 하여 법인을 처벌하므로 책임주의원칙에 반하지 아니함
4) 적용 및 결론
쟁점 1: 종업원 관련 부분의 책임주의원칙 위반 여부
- 법리: 책임주의원칙은 법인에게도 적용되며, 법인의 독자적 책임에 관한 규정 없이 타인의 범죄행위만을 이유로 형벌을 부과하는 것은 책임주의에 반함
- 포섭: 종업원 관련 부분은 법인이 종업원 등의 위반행위와 관련하여 선임·감독상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경우까지도 형벌이 부과될 수밖에 없는 구조임. 법인의 의사결정 및 행위구조, 즉 법인의 독자적인 책임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지 않은 채 종업원 등이 업무에 관하여 범죄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법인에게 형사처벌을 과함
- 결론: 법치국가의 원리 및 죄형법정주의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원칙에 반하여 위헌
쟁점 2: 대표자 관련 부분의 책임주의원칙 위반 여부
- 법리: 법인은 기관을 통해 행위하므로 대표자 행위의 법률효과는 법인에게 귀속되고, 대표자의 행위는 법인 자신의 직접책임으로 평가됨
- 포섭: 대표자 관련 부분은 법인이 대표자를 선임한 이상 대표자의 고의·과실에 의한 위반행위가 곧 법인 자신의 고의·과실에 의한 책임으로 귀속됨. 대표자의 책임을 요건으로 하여 법인을 처벌하는 것이므로 법인의 독자적 귀책사유 부재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음
- 결론: 책임주의원칙에 반하지 아니하여 합헌
최종 결론(주문)
- 구 농산물품질관리법 제37조 중 "법인의 대리인·사용인 기타의 종업원이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34조의2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그 법인에 대하여도 해당 조의 벌금형을 과한다."는 부분 → 헌법 위반
- 구 농산물품질관리법 제37조 중 "법인의 대표자가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34조의2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그 법인에 대하여도 해당 조의 벌금형을 과한다."는 부분 →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함
5) 반대의견
재판관 이공현의 종업원 관련 부분에 대한 일부위헌의견 및 대표자 관련 부분에 대한 별개의견
- 종업원 관련 부분: 법인의 경영방침이나 주요의사를 결정하거나 전체 업무를 관리·감독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기관이나 종업원, 또는 그러한 지위의 자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대리인의 행위는 법인의 행위와 동일시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하여는 법인의 형사책임 귀속이 책임원칙에 반하지 않음. 반면 그 이외의 대리인·사용인 기타 종업원 관련 부분은 귀책사유 없는 법인에게 형벌을 부과하는 것으로 책임원칙에 위반됨(일부위헌)
- 대표자 관련 부분: 등기부상 대표자뿐 아니라 법인의 경영방침·주요의사를 결정하거나 전체 업무를 관리·감독할 수 있는 지위의 자도 법인의 행위와 동일시할 수 있으므로, 다수의견과 결론은 동일하나 그 범위를 달리 설정함(별개의견)
- 아울러, 설령 종업원 관련 부분을 선임감독상 과실이 있는 법인을 처벌하는 규정으로 해석하더라도, 과실밖에 없는 법인을 고의의 본범과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는 것은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에도 위반됨
재판관 조대현의 종업원 관련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 및 대표자 관련 부분에 대한 별개의견
- 법인의 임원·직원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법행위를 한 경우에는 법인이 지휘·감독의무를 다하지 못하여 업무상 위법행위를 막지 못한 것이므로 책임주의에 위반되지 않음. 이 법리는 대표자이든 종업원이든 구별 없이 동일하게 적용됨 → 종업원 관련 부분도 합헌(다수의견에 대한 반대의견). 대표자 관련 부분에 대하여도 동일한 법리로 합헌이나, 대표자와 종업원을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다수의견의 이유 구성에 동의하지 않음(별개의견)
재판관 김종대·목영준의 대표자 관련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
- 법인과 개인은 우리 법체계상 엄격히 분리됨. 법인의 의사결정구조와 행위방식은 대표자 개인의 의사와 독립적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대표자 개인의 행위가 당연히 법인의 행위로 간주되지 않음
- 대표자 관련 부분도 종업원 관련 부분과 마찬가지로 법인이 대표자의 범죄에 대해 어떠한 잘못이 있는지를 전혀 묻지 않고 곧바로 법인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음. 대표자의 행위를 법인의 행위와 동일시하는 것은 법인의 법적 독자성을 부정하는 것이며, 오직 사적 이익을 위해 법인의 의사결정과정을 무시한 채 불법행위를 저지른 경우까지 법인에게 책임을 귀속시키는 것은 피해자인 법인에게 불법행위책임을 묻는 부당한 결과를 낳음
- 대표자 관련 부분도 법치국가의 원리 및 죄형법정주의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원칙에 반하므로 위헌
재판관 이동흡의 종업원 관련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
- 산업사회의 고도화로 법인범죄에 대한 강력한 제재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으며, 종업원 위반행위는 대개 법인의 이익을 위해 행해지거나 선임감독상 과실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음
- '법인의 업무'와 종업원 등의 '위반행위'를 연결하는 주관적 구성요건 요소로서 선임감독상 과실이 문언상 명시되지 않더라도 추단될 수 있고, 그러한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처벌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헌적 법률해석의 범위 내에 있음
- 이러한 해석을 전제로 하면 종업원 관련 부분은 책임주의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합헌
참조: 헌법재판소 2010. 7. 29.자 2010헌가6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