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전도252 [참고]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형법 제297조 강간죄의 객체인 '부녀'에 법률상 처(妻)가 포함되는지 여부
-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경우에도 남편의 아내에 대한 강간죄 성립 가능 여부
- 남편의 폭행·협박이 아내의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른 것인지 판단 기준
- 성폭력범죄 재범의 위험성 및 습벽 인정 기준 (부착명령 청구사건)
소송법적 쟁점
- 종전 대법원 1970. 3. 10. 선고 70도29 판결 변경 여부
- 가정폭력특례법에 따른 가정보호사건 처리와 피고사건 처리 선택 기준
2) 사실관계
- 피고인(남편)과 피해자(아내)는 혼인관계 유지 중이나 불화로 자주 부부싸움을 하며 각방을 써 온 상황임
- 피고인이 흉기를 사용하여 피해자를 폭행·협박한 후 강제로 성관계를 함(준강간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특수강간)
- 불과 며칠 후 다시 흉기로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후 강간함
- 피고인은 성범죄자 재범위험성 검사 도중 피해자의 외도를 의심하며 흥분하는 등 불안정한 정서상태를 보임; 책임 회피 성향 및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 부족으로 평가됨
- 원심: 준강간죄 및 특수강간죄 성립 인정, 부착명령 청구 인용 → 피고인 상고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형법 제297조 (개정 전) | 부녀를 강간한 자 처벌; '부녀'에는 법률상 처 포함됨 |
| 헌법 제10조 |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보장 |
| 헌법 제36조 | 혼인과 가족생활이 개인의 존엄·양성 평등을 기초로 성립·유지되어야 하며 국가가 이를 보장할 의무 부담 |
| 민법 제826조 제1항 | 부부의 동거의무 규정; 다만 강요된 성관계 감내 의무는 내포되지 않음 |
|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9조 제1항 등 | 가정폭력범죄에 대한 우선 적용 및 가정보호사건 처리 가능 |
| 구 전자장치부착법 제5조 제1항 | 성폭력범죄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자에 대한 전자장치 부착 요건 |
판례요지
[다수의견]
- 형법 제297조의 '부녀'는 성년·미성년, 기혼·미혼 불문하며 곧 여자를 가리킴; 법률상 처를 강간죄 객체에서 제외하는 명문 규정이 없으므로 문언 해석상 법률상 처가 포함됨
- 1995년 형법 개정으로 제32장 제목이 '정조에 관한 죄'에서 '강간과 추행의 죄'로 변경된 것은 강간죄의 보호법익이 '여성의 정조' 또는 '성적 순결'이 아니라 성적 자기결정권임을 반영한 것임
- 민법상 동거의무에는 폭행·협박에 의하여 강요된 성관계를 감내할 의무가 내포되어 있지 않음; 혼인이 성적 자기결정권 포기를 의미한다고 할 수 없음
- 아내에 대한 성폭력이 반복·지속되고 성적 자기결정권이 심각하게 유린되는 상황에서 국가가 개입을 자제하는 것은 헌법상 개인의 존엄과 양성 평등에 기초한 혼인생활 보장 의무를 소홀히 하는 것임
- 결론: 혼인관계가 파탄된 경우뿐만 아니라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경우에도 남편이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을 가하여 아내를 간음한 경우에는 강간죄 성립
- 다만 폭행·협박이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른 것인지 여부는, 부부 사이 성생활에 대한 국가 개입을 최대한 자제하여야 한다는 전제에서,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가 아내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정도에 이른 것인지 여부, 유형력 행사 경위, 혼인생활의 형태와 부부의 평소 성행,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상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함
- 종전 대법원 1970. 3. 10. 선고 70도29 판결 중 이와 배치되는 범위에서 변경
[재범위험성 판단 법리]
- 성폭력범죄의 재범의 위험성은 재범할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고, 장래에 다시 성폭력범죄를 범하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음을 의미함
- 재범 위험성 유무는 직업·환경, 이전 행적, 범행의 동기·수단, 범행 후 정황, 개전의 정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되, 판결 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함
- 성폭력범죄의 습벽은 행위자의 특성을 이루는 성질로서, 연령·성격·직업·환경·전과, 범행의 동기·수단·방법·장소, 전 범죄와의 시간적 간격, 범행 내용과 유사성 등을 종합하여 판단함
4) 적용 및 결론
쟁점 1: 법률상 처에 대한 강간죄 성립 여부
- 법리: 형법 제297조 '부녀'에는 법률상 처 포함; 혼인관계 유지 중이라도 반항을 불가능·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으로 간음한 경우 강간죄 성립; 판단은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함
- 포섭: 피고인과 피해자는 혼인관계 유지 중이나 각방을 쓰며 불화가 지속된 상황에서, 피고인이 흉기라는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여 폭행·협박한 후 강제로 성관계를 함; 흉기 사용이라는 수단의 강도와 반복성에 비추어 피해자의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른 것으로 인정됨
- 결론: 준강간죄 및 특수강간죄 성립 인정; 상고 기각
쟁점 2: 부착명령 청구 — 재범의 위험성·습벽 인정 여부
- 법리: 성폭력범죄의 재범의 위험성은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을 의미하며, 판결 시를 기준으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함; 습벽은 행위자 특성을 이루는 성질로 종합 판단
- 포섭: 피고인은 수일 간격으로 흉기를 이용한 성범죄를 반복 저질렀고, 재범위험성 검사에서 불안정한 정서·책임 회피·공감능력 부족이 확인됨; 나이·성행·환경·범행 동기 등 종합 시 성폭력범죄의 습벽 및 재범 위험성 인정됨
- 결론: 부착명령 청구 인용 유지; 상고 기각
5) 소수의견
[대법관 이상훈, 김용덕의 반대의견]
- 강제적인 부부관계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에는 다수의견과 동일하나, 현행 형법 제297조(개정 전)를 근거로 강간죄를 부부관계에까지 확대 해석하는 것에는 반대함
근거
- '간음(姦淫)'의 사전적 의미는 '부부 아닌 남녀가 성적 관계를 맺음'이므로, 강간죄의 문언상 법률상 처에 대한 강간은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됨
- 강간죄는 제정 당시부터 '배우자가 아닌 사람에 의한 성관계'를 강요당한다는 침해적 요소를 고려하여 형량을 무겁게 정한 것인데, 구성요건 변화 없이 제32장 제목 변경만으로 부부관계에까지 확대하는 것은 죄형균형의 원칙에 반함
- 강제적인 부부관계에서 행사된 폭행·협박에 대하여는 폭행죄·협박죄 등으로 처벌 가능하고, 이를 통해 성적 자기결정권 보호가 충분히 가능함; 침해 수단과 정도에 따라 상응한 형사처벌을 하는 것이 더 적합하고 일관된 태도임
- 40여 년간 유지된 종전 판례를 변경하면 공소시효 범위 내의 모든 강제적 부부관계가 소급하여 강간죄 처벌 대상이 되므로, 실질적으로 죄형법정주의·형벌불소급의 원칙에 어긋날 우려가 있음
- 개정 형법(2012. 12. 18. 법률 제11574호, 2013. 6. 19. 시행 예정)이 강간죄 객체를 '사람'으로 변경하는 입법을 앞두고 있으므로, 개정법 시행 이후의 행위에 대하여 강간죄 처벌을 하는 것이 형사법제의 기본 원칙에 더 부합함
- 불가피하게 판례를 변경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부부관계가 파탄 내지 단절된 경우'로 제한하는 점진적 변경이 타당함
참조: 대법원 2013. 5. 16. 선고 2012전도252 전원합의체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