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도482 업무방해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쟁의행위로서의 파업(단순 집단적 근로제공 거부)이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그 판단 기준
- 직권중재회부결정이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 및 평등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 직권중재회부결정 과정에서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는지 여부
- 이 사건 파업이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 원심의 유죄 판단에 위력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는지 여부
2) 사실관계
- 전국철도노동조합은 2005. 11. 10. 조정을 신청하였고, 특별조정위원회는 2005. 11. 25. 조정을 종료하면서 전국철도노동조합으로부터 파업 없이 성실히 교섭하겠다는 확약서를 받아 '중재회부보류, 향후 쟁의행위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 중재회부 권고'라는 조건부 중재회부권고결정을 함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2005. 11. 25.과 2005. 12. 16. 두 차례 중재회부보류결정을 함
- 전국철도노동조합은 2006. 1. 31. 더 이상 파업 자제 약속을 유지할 의사가 없음을 표명하였고, 2006. 2. 7. 쟁의대책위원회에서 총파업 시기를 2006. 3. 1. 01:00경으로 결의하여 한국철도공사에 미리 예고함
- 2006. 2. 28. 노사 간 교섭이 최종 결렬되자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같은 날 21:00부로 직권중재회부결정을 함
- 피고인(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은 직권중재회부결정에도 불구하고 파업을 강행하도록 지시함
- 조합원들은 2006. 3. 1. 01:00경부터 같은 달 4일 14:00경까지 전국 641개 사업장에 출근하지 아니하고 업무를 거부함
- 그 결과 KTX 열차 329회, 새마을호 열차 283회 운행이 중단되고, 한국철도공사에 영업수익 손실 및 대체인력 보상금 등 총 135억 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함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형법 제314조 제1항 |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 업무방해죄 성립 |
| 헌법 제33조 제1항 |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근로3권) 보장 |
| 헌법 제37조 제2항 | 기본권의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에 의한 제한 가능 |
|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62조 제3호, 제63조, 제91조 제1호 | 필수공익사업에 대한 직권중재 제도 및 중재 시 쟁의행위 금지 규정 |
판례요지
- "위력"의 개념: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의미함
- 파업과 위력의 관계(다수의견 법리 변경):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님. 파업이 전후 사정과 경위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함
- 종래 판례 변경: '집단적 근로제공 거부가 당연히 위력에 해당하고, 정당한 쟁의행위가 아닌 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1991. 4. 23. 선고 90도2771 판결 등 변경함
- 직권중재 제도 합헌성: 필수공익사업에서 파업으로 인한 공중의 일상생활 마비 및 국민경제 위협 방지를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기본권 제한 방법이 적절하며,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지 않고,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도 아님
- 직권중재회부결정의 재량권 일탈 여부: 중재회부보류결정이 자율교섭을 존중하면서 이루어진 것으로 실질적으로 쟁의행위를 제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고, 3개월 경과 후 결정이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는 재량권 일탈·남용이라 할 수 없음
- 정당행위 해당 여부: 직권중재회부결정에 따라 쟁의행위가 금지된 기간 중 이루어진 법령 위반 쟁의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음
4) 적용 및 결론
쟁점 ① 파업과 "위력" 해당 여부
- 법리: 파업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되는 경우에만 위력에 해당함
- 포섭: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두 차례 중재회부보류결정을 통해 교섭 결렬 시 직권중재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하였고, 교섭 최종 결렬 직후 직권중재회부결정을 함
-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총파업 일정을 2006. 2. 7.에 결의하였다 하더라도, 그 이후에도 단체교섭이 계속 진행되었고 교섭 결렬 직후 직권중재회부결정이 내려진 점에서 한국철도공사로서는 필수공익사업장에서 직권중재 시 쟁의행위 금지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파업을 강행하리라고는 예측할 수 없었음
- 피고인이 주도하여 전국적으로 이루어진 파업으로 수백 회 열차 운행 중단, 총 135억 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여 사업운영에 예기치 않은 중대한 손해를 끼침
- 결론: 이 사건 파업은 한국철도공사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세력으로서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위력"에 해당함
쟁점 ② 직권중재 제도의 위헌성
- 법리: 과잉금지 원칙 및 평등 원칙에 위배되지 않음
- 포섭: 필수공익사업에서의 공익 보전 목적의 정당성, 제한 방법의 적절성, 최소침해 원칙 준수, 공·사익 균형 유지가 인정됨. 일반사업과 공익사업 근로자 간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있음
- 결론: 구 노조법 제62조 제3호, 제63조, 제91조 제1호는 합헌
쟁점 ③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 법리: 직권중재회부결정은 자율교섭을 존중하되 필수공익사업장의 쟁의해결을 위해 내려지는 재량적 결정임
- 포섭: 중재회부보류결정이 자율교섭 진행 중 이루어진 것으로서 단지 쟁의행위 자체를 제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 것이 아님. 3개월 경과 후 결정된 것만으로 특별조정위원회 권고 및 공익위원 의견제시 제도를 형해화시킨 것으로 볼 수 없음
- 결론: 재량권 일탈·남용 없음
쟁점 ④ 정당행위 해당 여부
- 법리: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여야 위법성 조각 가능함
- 포섭: 직권중재회부결정에 따라 쟁의행위가 금지된 기간에 법령을 위반하여 이루어진 파업으로 그로 인한 손해 또한 상당함
- 결론: 정당행위 불해당
최종 결론: 상고 기각, 원심의 유죄 판결 정당
5) 소수의견
대법관 박시환, 김지형, 이홍훈, 전수안, 이인복의 반대의견
요지: 단순 파업(폭력적 수단 없이 소극적으로 근로제공을 거부하는 것)은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지 않으며, 다수의견이 이를 위력으로 인정한 것은 법리상 잘못임
근거:
- 단순 파업의 부작위성: 단순 파업은 신체적 활동 등 적극적인 행위가 없는 부작위임. 집단적으로 이루어지거나 쟁의행위 목적이 있다는 사정이 있다 하여 개별적으로 부작위인 근로제공 거부가 작위로 전환된다고 할 수 없음
- 부진정부작위범 성립 불가: 부진정부작위범이 성립하려면 보증인적 지위(법익보호 작위의무)가 필요함. 근로자와 사용자는 대등한 위치에 있어 ① 사용자가 스스로 법익을 보호할 능력이 없다거나, ③ 근로자가 보호자 지위에서 사태를 지배한다고 볼 수 없음. 근로계약상 근로제공의무를 형법상 작위의무로 볼 수 없고, 이를 작위의무로 인정하면 형벌로 노무 제공을 강제하는 것이 되어 부당함
- 단체자치 원칙 침해: 집단적 근로관계의 영역에서 위법 쟁의행위에 대해 작위의무를 인정하는 것은 단체자치 영역에 형사법적 제재를 허용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음
- 죄형법정주의 위반 우려: "위력" 개념은 광범위하고 모호한 일반조항적 성격을 가지므로 그 외연을 단순 채무불이행에까지 확대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함
- 비교법적 관점: 일본, 유럽 각국, 미국에서도 폭력적 수단이 없는 단순 파업을 업무방해죄로 처벌하지 않음. 국제노동기구(ILO) 제105호 조약 제1조 d항, 결사의 자유위원회, 유엔 사회권위원회 등도 비폭력 쟁의행위에 대한 형법 제314조 적용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음
- 처벌 공백 없음: 정당성 없는 쟁의행위에 대해서는 노조법 별도 처벌규정(제88조 ~ 제91조)이 있어 별도 처벌 가능하고, 민사상 채무불이행 책임도 물을 수 있으므로 업무방해죄 적용 불필요
- 다수의견 법리의 이 사건 적용 부당: 전국철도노동조합이 2006. 2. 7. 총파업 일정을 한국철도공사에 미리 예고하였고, 직권중재회부결정이 파업 개시 5시간 전에야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한국철도공사가 이 사건 파업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으므로,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파업"이라고 볼 수 없음. 다수의견의 법리를 적용하더라도 위력 해당 불인정
- 결론: 원심을 파기하여 환송하였어야 함
참조: 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