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도1098 강도살인·사체유기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채무면탈 목적 살인에서 강제이득죄(형법 제333조 후단)의 성립 요건인 '재산상 이익의 취득' 인정 여부
- 살해 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뒤 별도의 범의에 기하여 이루어진 재물 취거행위를 살인행위와 결합하여 강도살인죄로 처단할 수 있는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여부
- 강도살인죄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여부
2) 사실관계
- 피고인은 피해자와 채무 변제기 유예 여부를 놓고 언쟁을 벌이던 중, 바닥에 있던 망치로 피해자의 뒷머리를 수회 가격하여 살해함
- 살해 직후, 피해자의 시체를 차량 적재함에 실으면서 피해자 상의 조끼에서 지갑을 발견하였으나, 시체 발견 시 신원 파악이 두려워 신원 은닉 목적으로 지갑을 차량 사물함에 넣어둠 (이 시점에서 불법영득의 의사 불인정)
- 살해로부터 약 15시간 후 다음날 10:00경 범행현장에 재방문하여 지갑 속 돈과 피해자 바지주머니의 현금 약 10만 원을 꺼냄
- 지갑 속 돈은 피에 젖어 사용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며칠 후 월악산 계곡에 지갑째 버리고, 바지주머니의 돈은 유류대금·담배값 등으로 사용함
-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차용증서는 없었으나, 피해자의 처(상속인)가 피해자로부터 전해 들어 피고인에 대한 대여금 채권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음
- 제1심 및 원심(대구고등법원 2004. 1. 29. 선고 2003노589 판결)은 강도살인죄 성립을 인정하여 피고인을 처단함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형법 제333조 (강도) | 폭행·협박으로 타인의 재물을 강취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강도죄 규정 (후단: 강제이득죄) |
| 형법 제338조 (강도살인) | 강도가 사람을 살해한 때 성립하는 강도살인죄 |
|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 | 판결 확정 전 수 개의 죄를 경합범으로 처리 |
판례요지
4) 적용 및 결론
쟁점 ① 채무면탈 목적 살인과 강도살인죄 성립 여부
- 법리: 강제이득죄의 '재산상 이익의 취득'은 재산상 이익이 피해자로부터 범인 앞으로 실질적으로 이전된 상태를 요하며, 상속인이 채권 존재를 확인할 방법이 확보된 경우 일시적 추급 면탈에 불과하여 이전 인정 불가
- 포섭: 이 사건에서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의 차용관계에 차용증서는 없으나, 피해자의 처(상속인)가 이미 피고인에 대한 대여금 채권의 존재를 피해자로부터 전해 들어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임. 따라서 채권 존재를 확인할 방법이 확보되어 있으므로, 가사 피고인이 차용금 채무 면탈 목적으로 살해하였더라도 일시적으로 피해자측의 추급을 면한 것에 불과하여 재산상 이익의 지배가 피해자측으로부터 피고인 앞으로 이전되었다고 보기 어려움. 아울러, 사건 경위에 비추어 피고인이 차용금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살해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변제기 유예 요청을 거부하면서 심히 모욕하는 바람에 격분하여 살해에 이른 것으로 봄이 타당함
- 결론: 채무면탈 목적에 의한 강도살인죄 성립 부정
쟁점 ② 살해 후 재물 취거행위와 강도살인죄 성립 여부
- 법리: 강도살인죄는 강도의 기회에 살인이 행하여질 것을 요건으로 하며, 살인의 범죄행위가 이미 완료된 후 별도의 범의에 기하여 이루어진 재물 취거행위는 앞선 살인행위와 결합하여 강도살인죄로 처단할 수 없음
- 포섭: 피고인이 피해자 소유 돈·신용카드에 대한 불법영득의 의사를 갖게 된 것은 살해 직후가 아니라 살해 후 약 15시간이 경과한 다음날 10:00경임. 살해 직후 지갑을 꺼낸 것은 신원 은닉 목적으로서 이 시점에서는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하기 어려움. 불법영득의 의사가 형성된 시점은 살인의 범죄행위가 이미 완료된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시점으로서, 사회통념상 범죄행위가 완료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 있는 단계를 벗어난 것임
- 결론: 살해 후 별도의 범의에 터잡은 재물 취거행위를 앞선 살인과 합쳐 강도살인죄로 처단할 수 없음
최종 결론
- 원심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및 강도살인죄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을 저질렀음
- 강도살인 부분을 파기하여야 하고, 사체유기죄와 경합범(형법 제37조 전단)으로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함
참조: 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4도109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