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도10500 횡령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타인의 부동산을 보관 중인 자가 선행 근저당권설정행위로 횡령죄 기수에 이른 후, 동일 부동산에 별개의 근저당권을 설정하거나 해당 부동산을 매각한 행위(후행 처분행위)가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별도의 횡령죄를 구성하는지
- 불가벌적 사후행위의 성립 기준 — 후행 처분행위가 선행 처분행위에 의해 당연히 예상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는지 여부
- 명의신탁받은 부동산에 대한 근저당권설정행위 및 그 이후 매도행위의 횡령죄 성립 여부
소송법적 쟁점
- 종래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보던 대법원 판례(1996년 ~ 2006년)의 변경 가부
- 형벌불소급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판례 변경의 한계 (별개의견)
2) 사실관계
- 피고인 1은 1995. 10. 20. 피해자 종중으로부터 파주시 적성면 소재 답 2,337㎡ 및 답 2,340㎡(이하 '이 사건 토지')를 명의신탁받아 보관함
- 피고인 1은 자신의 개인 채무 변제를 위한 차용금 마련 목적으로,
- 1995. 11. 30. 이 사건 토지에 채권최고액 1,400만 원의 근저당권 설정
- 2003. 4. 15. 이 사건 토지에 채권최고액 750만 원의 근저당권 설정
-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2009. 2. 21. 이 사건 토지를 공소외인에게 1억 9,300만 원에 매도함
- 피고인들은, 이 사건 토지 매도행위는 선행 근저당권설정행위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함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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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법 제355조 제1항 |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이를 횡령하는 경우 횡령죄 성립 |
판례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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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죄의 위험범적 성격: 횡령죄는 다른 사람의 재물에 관한 소유권 등 본권을 보호법익으로 하고, 법익침해의 위험이 있으면 침해 결과가 발생하지 아니하더라도 성립하는 위험범임(대법원 2002도2219 판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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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벌적 사후행위 일반 기준: 선행 처분행위로 횡령죄가 기수에 이른 후 후행 처분행위가 이루어진 경우, 후행 처분행위가 ① 선행 처분행위에 의하여 발생한 위험을 현실적인 법익침해로 완성하는 수단에 불과하거나, ② 그 과정에서 당연히 예상될 수 있는 것으로서 새로운 위험을 추가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후행 처분행위에 의해 발생한 위험은 선행 처분행위에 의해 이미 평가된 위험에 포함되므로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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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벌적 사후행위 부정 기준: 반면 후행 처분행위가 ① 선행 처분행위로 예상할 수 없는 새로운 위험을 추가함으로써 법익침해의 위험을 증가시키거나, ② 선행 처분행위와는 무관한 방법으로 법익침해의 결과를 발생시키는 경우에는, 선행 처분행위에 의해 이미 평가된 위험의 범위를 벗어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별도로 횡령죄를 구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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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근저당권설정 후 추가처분의 처리: 타인의 부동산 보관자가 근저당권설정등기 경료로 횡령죄 기수에 이른 후, ① 동일 부동산에 별개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새로운 법익침해 위험을 추가하거나, ② 해당 부동산을 매각하여 기존 근저당권과 관계없이 법익침해 결과를 발생시킨 경우에는, 당초의 근저당권 실행을 위한 임의경매에 의한 매각 등 그 근저당권으로 인해 당연히 예상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새로운 법익침해 위험을 추가시키거나 법익침해 결과를 발생시킨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볼 수 없고 별도로 횡령죄를 구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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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변경: 대법원 96도1755 판결, 96도2731 판결, 97도3282 판결, 99도5 판결, 99도2651 판결, 2000도310 판결, 2006도3636 판결, 2005도8699 판결 등 반대 취지의 기존 판례를 이 판결과 배치되는 범위에서 변경함
4) 적용 및 결론
쟁점 — 이 사건 토지 매도행위의 횡령죄 성립 여부 및 불가벌적 사후행위 해당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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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리: 후행 처분행위가 선행 처분행위로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새로운 법익침해 위험을 추가하거나 법익침해 결과를 발생시킨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별도로 횡령죄를 구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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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섭:
- 피고인 1의 선행 처분행위(채권최고액 1,400만 원 및 750만 원의 근저당권 설정)는 이 사건 토지에 대한 횡령죄의 기수를 구성함
- 피고인들의 후행 처분행위인 이 사건 토지 매도(1억 9,300만 원)는, 기존 근저당권 실행을 위한 임의경매에 의한 매각 등 근저당권으로 인해 당연히 예상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기존 근저당권과 관계없이 법익침해의 결과를 발생시킨 행위임
- 매도행위는 선행 근저당권설정행위와는 무관한 방법으로 법익침해 결과를 발생시킨 것이어서, 선행 처분행위에 의해 이미 평가된 위험의 범위를 벗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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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피고인들의 이 사건 토지 매도행위는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별도의 횡령죄를 구성함. 원심의 유죄 판단은 정당하며, 상고 모두 기각
5) 소수의견
별개의견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김용덕)
- 결론에는 찬성하나 이유를 달리함
- 근저당권설정이라는 선행 횡령행위로 부동산 전체에 대한 소유권 침해의 위험이 발생하는 이상, 후행의 별개 근저당권설정이나 매각행위는 이미 소유권 침해 위험이 발생한 부동산 전체에 다시 위험을 발생시킨 것에 불과하여 논리상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보는 것이 자연스러움
- 다수의견의 '당연히 예상될 수 있는 범위' 기준은 결국 부동산 전체 소유권 침해 위험을 의미하므로, 후행 횡령행위가 별개의 부동산 소유권을 침해한 것이 아닌 이상 원칙과 예외가 뒤바뀐 것임
- 판례 변경은 신중해야 하며, 특히 형사사건에서 종래 처벌대상이 아니던 행위를 새로 처벌대상에 포섭하는 판례 변경은 형벌불소급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더욱 삼가야 함. 법률 규정 변동 없이 오랜 기간 축적된 판례를 변경하려면 정의관념에 크게 어긋나게 되었거나 법규의 취지를 현저히 벗어나게 된 등 훨씬 우월한 가치가 있어야 함
- 기존 판례를 변경하더라도 "선행 횡령행위로 발생한 소유권 침해의 위험이 미약하여 과도한 비용·노력 없이 원상회복 가능한 상태에서 월등히 큰 위험을 초래하는 후행 횡령행위를 저지른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변경하면 충분함
- 이 사건에서는, 선행 근저당권설정(채권최고액 합계 2,150만 원)으로 발생한 위험은 미약하여 원상회복이 가능한 수준임에 비해, 후행 매도행위(1억 9,300만 원)는 월등히 큰 위험을 초래하므로 별도 횡령죄 성립의 결론은 수긍할 수 있음
반대의견 (대법관 이인복, 대법관 김신)
- 원심 파기 필요 — 선행 처분행위가 횡령인지 배임인지 재심리해야 한다는 취지
- 횡령죄는 재물 전체에 대한 불법영득의사에 기한 소유권 전면 침해를 본질로 하므로, 횡령죄가 일단 성립하면 이미 해당 재물 전체에 대해 법익침해 결과나 위험이 발생하여 이후 후행 처분행위에 의한 추가적 법익침해는 법논리상 불가능함
- 다수의견은 선행 처분행위로 횡령죄 성립을 인정하면서도 후행 처분행위의 가벌적 추가 법익침해를 긍정하는바, 이는 양립불가능한 법률적 평가의 모순임
- 후행 처분행위의 처벌가능성은, 선행 처분행위가 배임행위(부동산 일부 재산상 가치 유용)에 그친 경우에만 성립 가능함
- 따라서 원심은 선행 근저당권설정행위가 횡령행위로서 이루어진 것인지, 배임행위에 그친 것인지를 추가로 심리·판단하여야 하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해야 함
- '특별한 사정'이라는 다수의견의 문구는 내용·범위를 가늠하기 어려워 불명확성을 더함
참조: 대법원 2013. 2. 21. 선고 2010도1050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