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도9756 사기·배임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동산 양도담보 설정 후 채무자가 담보목적물을 제3자에게 처분한 경우, 채무자가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 동산 양도담보에서 채무자의 담보물 보관의무 및 담보가치 유지의무가 '타인의 사무'에 해당하는지 여부
- 사기죄에서 대가 일부 지급 시 편취액 산정 기준
소송법적 쟁점
- 배임죄 공소사실에 대해 공소장변경 없이 횡령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별개의견 관련)
2) 사실관계
- 피고인은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 운영자
- 피고인은 피해자 공소외 2 은행으로부터 1억 5,000만 원을 대출받으면서, 대출금 완납 시까지 골재생산기기 '크라샤4230'(이하 '이 사건 크러셔')을 점유개정 방식으로 양도담보로 제공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 체결
-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서 제2조·제4조에는 '담보목적물은 설정자가 채권자의 대리인으로서 점유·사용·보전·관리한다', '선량한 관리자로서 주의의무를 다하여야 한다'는 내용 포함
- 피고인은 대출 이후 이 사건 크러셔를 다른 사람에게 매각함으로써 공소외 2 은행에 대출금 상당의 손해를 가한 것으로 공소 제기됨
- 제1심 및 원심 모두 배임 부분 유죄 판단
- 피고인은 원심에서 각 사기의 점에 관하여 항소이유 중 양형부당 및 편취액 관련 사실오인을 제외한 나머지 항소이유 철회
- 반대의견 지적에 따르면, 피고인은 담보물 처분 약 3개월여 후부터 저지른 사기범행으로도 기소되었고, 당시 영업손실이 14억 원에 이르렀음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형법 제355조 제2항 (배임죄) |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경우 처벌 |
| 형법 제355조 제1항 (횡령죄, 별개의견 관련) |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 거부 시 처벌 |
| 형법 제347조 (사기죄) |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 처벌 |
|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 | 판결 확정 전 수개의 죄는 경합범으로 처리 |
| 민법 제189조 (점유개정) | 동산물권 양도 시 양도인이 점유를 계속하는 경우 양수인이 인도받은 것으로 간주 |
| 민법 제374조 (선관주의의무) | 특정물 채권자는 이행기까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목적물 보존 의무 |
판례요지
[다수의견]
-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요건
- 배임죄 성립을 위해서는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관리하는 데 있어야 함
- 이익대립관계에 있는 통상의 계약관계에서 채무자의 성실한 급부이행으로 상대방이 채권 실현의 이익을 얻게 되거나, 상대방을 보호·배려할 부수적 의무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 할 수 없음
- 위임 등과 같이 계약의 전형적·본질적 급부 내용이 상대방의 재산상 사무를 일정한 권한을 가지고 맡아 처리하는 경우이어야 함
-
동산 양도담보에서 배임죄 성립 부정
- 채무자가 동산을 양도담보로 제공하여 담보물의 담보가치를 유지·보전하거나 타에 처분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하더라도, 채무자가 통상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 채권자와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채권자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음
- 양도담보설정계약에서 채무자가 부담하는 각종 의무(담보 제공 의무, 담보가치 유지·보전 의무, 담보물 인도 협조 의무 등)는 모두 채무자 자신의 급부의무에 불과함
- 양도담보설정계약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은 여전히 금전채권의 실현 내지 피담보채무의 변제에 있음
- 채무자는 점유개정 이후에도 자신의 권리에 기초하여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담보목적물을 계속 점유·사용하는 것으로, 채권자로부터 재산관리에 관한 임무를 위탁받은 것이 아님
- 이 법리는 동산을 양도할 의무가 있음에도 제3자에게 처분한 경우 및 주식에 관한 양도담보설정 후 처분 사안에도 동일하게 적용됨
-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는 신분을 요하는 진정신분범이므로, 비난가능성이 높거나 처벌 필요성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배임죄 죄책을 묻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반함
- 점유매개관계에서 직접점유자의 소극적 의무(처분·멸실·훼손 금지) 존재만으로는 신임관계에 기초한 간접점유자의 재산상 이익 보호·관리 의무가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을 이룬다고 볼 수 없음
-
사기죄 편취액 산정
- 재물편취 사기죄에서 대가 일부가 지급된 경우에도 편취액은 피해자로부터 교부된 재물의 가치로부터 대가를 공제한 차액이 아니라 교부받은 재물 전부임 (대법원 1995. 3. 24. 선고 95도203 판결 참조)
[별개의견: 대법관 김재형, 김선수]
- 동산 양도담보는 신탁적 양도로서 소유권이 채권자에게 완전히 이전되므로, 점유개정에 따라 담보목적물을 직접 점유하는 채무자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에 해당하고 담보목적물을 처분하면 횡령죄가 성립함
- 소유권의 관계적 귀속(대내적으로 채무자, 대외적으로 채권자)은 물권법정주의, 일물일권주의, 민법의 물권변동 원칙에 반하여 허용 불가
- 채무자가 처분하더라도 제3자는 선의취득 방법 외에는 소유권 취득 불가하고, 채권자는 소유권을 행사하여 반환 청구 가능하다는 기존 대법원 민사 판결과 일치하는 입장
- 배임죄 공소사실에 대해 공소장변경 없이 횡령죄를 적용할 수 있으나,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에게 방어 기회를 충분히 부여할 필요가 있으므로 파기 환송이 바람직함
[반대의견: 대법관 민유숙]
- 동산 양도담보 설정 후 채무자의 담보물 보관의무 및 담보가치 유지의무는 '타인의 사무'에 해당하므로 배임죄 성립함
- 담보 설정 전 단계와 설정 후 단계는 의무의 성격이 본질적으로 다름 — 설정 후에는 채권자에게 이미 귀속된 재산권을 보호·관리할 의무가 됨
- 제1·2·3 전원합의체 판결 법리와 다수의견이 충돌하고, 처분문서 문언(계약서 제2조)과도 다르게 해석하는 문제가 있음
- 이 사건 계약서 제2조의 '채권자의 대리인으로서 점유·사용·보전·관리' 문언은 '타인의 사무' 위탁의 명시적 근거가 됨
4) 적용 및 결론
쟁점 1: 동산 양도담보 후 처분행위와 배임죄 성부
- 법리: 배임죄의 주체는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관리하는 것이어야 하며, 통상의 이익대립관계에서 급부의무 이행에 불과한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음
- 포섭: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은 대출금 채무의 변제와 담보에 있고, 공소외 1 회사(피고인)가 이 사건 크러셔를 계속 점유·사용하는 것은 자신의 권리에 기초하여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하는 것임. 계약서의 '채권자의 대리인으로서 점유·보전·관리' 기재는 점유개정에 따른 점유매개관계 설정의 의미에 불과하고, 공소외 2 은행이 공소외 1 회사에 별도로 신임관계에 기초한 사무를 위탁한 특약으로 보기 어려움. 채무자의 담보물 보존의무는 담보권 실행 시 인도의무에 부수하는 의무이자 채권 만족을 위한 수반 의무에 불과함
- 결론: 피고인은 공소외 2 은행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배임죄 불성립. 원심이 이와 달리 유죄로 판단한 것은 배임죄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음
쟁점 2: 사기죄 편취액 산정
- 법리: 재물편취 사기죄에서 편취액은 피해자로부터 교부된 재물 전부이고, 지급된 대가를 공제하지 않음
- 포섭: 원심이 판시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편취한 이득액 산정 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지급한 계약금을 공제하지 않은 것은 위 법리에 부합함
- 결론: 사기죄 편취액 산정에 관한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 없음. 피고인의 나머지 사기 관련 상고이유는 원심에서 항소이유 철회로 심판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부적법
최종 결론
- 배임 부분 파기로 인해 원심이 배임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을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으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 전부 파기
- 이 부분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
5) 소수의견
별개의견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김선수) — 결론은 파기 환송으로 동일, 이유 상이
- 동산 양도담보의 법적 성격: 신탁적 양도로서 소유권은 채권자에게 대내외적으로 완전 이전됨. 소유권의 관계적 귀속론(대내적 소유권 = 채무자, 대외적 소유권 = 채권자)은 물권법정주의·일물일권주의·물권변동 형식주의에 반하여 허용 불가
- 담보목적물을 점유개정으로 직접 점유하는 채무자는 채권자 소유 재물의 보관자에 해당 → 횡령죄 성립
- 이미 선의취득 법리, 제3자이의의 소, 부당이득 반환 청구 등 대법원 민사 판결들이 모두 채권자를 소유자로 취급하고 있어 신탁적 양도설이 일관된 입장임
- 다수의견은 동산 양도 전·후의 채무자 의무 성격 변화를 구분하지 않고, 신탁적 양도설의 진정한 의미를 간과하는 문제가 있음
-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에게 횡령죄에 대한 방어 기회가 충분히 부여되지 않았으므로 파기 환송하여 환송심에서 심리하는 것이 적절함
반대의견 (대법관 민유숙) — 배임죄 성립 긍정
- 동산 양도담보 설정 후 채무자의 담보물 보관의무·담보가치 유지의무는 '타인의 사무'에 해당함
- 담보권 설정 전(= 설정의무 불이행) 단계와 설정 후(= 유지관리의무 위반) 단계는 의무의 본질적 내용이 달라짐. 다수의견이 이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잘못
- 제1·2·3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권리 귀속 후 보호·관리의무는 타인의 사무)와 다수의견이 부합하지 않음
- 이 사건 계약서 제2조의 '채권자의 대리인으로서 점유·사용·보전·관리' 문언 자체가 타인의 사무 위탁의 명시적 근거임에도 다수의견이 이를 전형적인 양도담보계약의 내용에 불과하다고 달리 해석하는 것은 처분문서 해석 원칙에도 반함
- 무자력 채무자가 유일한 채권실현 수단인 담보물을 처분하는 행위는 배신성이 매우 크고, 배임죄의 본질인 배신설 입장에서도 처벌이 타당함
- 결론: 배임죄 성립을 긍정하여 원심을 유지해야 함
참조: 대법원 선고 2019도975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