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헌바24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2항 제1호에 대한 헌법소원
1) 쟁점
적법요건 판단
- 심판대상: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1966.2.23. 법률 제1744호, 개정 1973.2.24. 법률 제2550호, 1984.8.4. 법률 제3744호) 제5조의3 제2항 제1호 (형식적 의미의 법률)
- 재판의 전제성: 서울고등법원 90노1338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사건 계속 중, 위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가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침
- 위헌제청신청 기각 후 청구: 서울고등법원 90부32로 위헌여부심판제청신청 → 1990.7.13. 기각결정 송달 → 같은 달 26.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 청구
본안 판단
- 국가의 형벌권에 관한 입법이 위헌심판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
- 이 사건 법률조항의 법정형(사형·무기징역·10년 이상 유기징역)이 살인죄 등과 비교하여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을 상실한 것인지 여부
-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지 여부
- 헌법 제10조(인간의 존엄과 가치), 제11조(평등원칙), 제37조 제2항(과잉입법금지원칙) 위반 여부
2) 사실관계
사건개요
- 청구인은 자신이 운전하던 자동차로 사람을 치어 상해를 입힌 후, 피해자를 다른 곳으로 옮겨 유기·도주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 선고받음
- 서울고등법원에 항소 중 같은 법원에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2항 제1호에 대한 위헌여부심판제청신청 → 기각 → 헌법소원 청구
당해 사건 및 위헌제청신청 경위
- 관련소송: 서울고등법원 90노1338
- 위헌제청신청: 서울고등법원 90부32 → 1990.7.13. 기각결정 송달 → 1990.7.26. 헌법소원 청구
청구인 주장
- 이 사건 법률위반죄의 구성요건은 업무상 과실치사죄와 사체유기 내지 유기치사죄의 경합범에 불과함에도, 죄질이 훨씬 무거운 살인죄·사체유기죄의 경합범보다도 지나치게 무거운 법정형을 규정한 것은 형벌체계상 균형을 잃고 합리성·비례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권을 침해함
법무부장관·검찰총장 및 서울고등법원의 의견
- 형벌법규의 제정은 기본적으로 국가의 입법정책에 속하는 사항임
- 형벌의 기능·목적에 본질적으로 배치되거나 합리성·비례성 원칙을 현저하게 침해하지 않는 한 헌법위반이라 단정할 수 없음
- 이 사건 법률조항은 도주차량 예방을 위한 정책적 고려 및 적극적 유기·도주에 대한 중대한 윤리적 비난가능성을 함께 고려하여 입법한 것으로, 살인죄 등과 평면적으로 비교하여 위헌이라 할 수 없음
3) 적용법령 및 결정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2항 제1호 | 자동차 운전자가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치어 상해에 이르게 한 후 피해자를 사고장소로부터 옮겨 유기하고 도주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사형·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함 |
| 헌법 제10조 |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할 의무를 짐 |
| 헌법 제11조 | 법 앞의 평등원칙. 법 적용상의 평등뿐 아니라 입법권자에게 정의와 형평의 원칙에 합당하게 합헌적으로 법률을 제정할 것을 명하는 법내용상의 평등을 의미함 |
| 헌법 제37조 제2항 |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수 없음. 과잉입법금지원칙의 헌법적 근거 |
결정요지
[형벌입법에 대한 위헌심판 가능성]
- 형벌법규의 제정은 원칙적으로 국회의 고유권한에 속하고 법정형의 종류·범위의 선택은 국회의 입법정책적 고려에 따라 결정됨. 그러나 우리 헌법은 법치국가의 실현을 기본이념으로 하며, 그 법치국가의 개념에는 형식적 법치국가의 이념(죄형법정주의, 소급효 금지, 유추해석 금지)뿐만 아니라 법정형벌은 행위의 무거움과 행위자의 부책에 상응하는 정당한 비례성이 지켜져야 하며, 저의금지 및 과잉금지의 원칙이 도출되는 실질적 법치국가의 이념도 포함됨
- 국회의 입법재량 내지 입법정책적 고려에 있어서도 국민의 자유와 권리의 제한은 필요한 최소한에 그쳐야 하며,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입법은 할 수 없음. 입법내용이 정의와 형평에 반하거나 자의적으로 이루어진 경우 위헌성을 면하기 어려움
- 헌법 제11조의 평등원칙은 법내용상의 평등을 의미하므로, 특가법이라 하더라도 입법권자의 형성의 자유는 무한정 허용될 수 없고, 그 입법내용이 정의와 형평에 반하거나 자의적인 경우에는 위헌성을 면할 수 없음
[법정형의 형벌체계상 정당성·균형 여부]
- 이 사건 법률조항의 구성요건 유형 분석:
- 첫째 유형: 피해자를 치어 사망케 한 후 사체를 유기·도주 → 업무상과실치사죄(형법 제268조: 5년 이하 금고)와 사체유기죄(형법 제161조: 7년 이하 징역)의 경합범에 해당
- 둘째 유형: 피해자를 치어 상해를 입힌 후 유기·도주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 업무상과실치상죄(형법 제268조)와 유기치사죄(형법 제275조, 상해치사죄 기준 3년 이상 유기징역)의 경합범에 해당
- 일반형법만 적용 시 경합범 가중처벌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의 법정형인 최하 징역 10년 이상·무기징역·사형은 일반형사범의 법정형 결정 원리를 무시하고 지나치게 높은 가혹한 형벌위하임
- 우리나라 형사법의 법정형에는 과실범에 대하여 사형에 처하는 경우를 찾아볼 수 없음. 과실로 사람을 치상하게 한 자가 구호행위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하거나 고의로 유기함으로써 치사의 결과에 이르게 한 경우에 고의적 살인범과 동일하게 처벌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그보다 더 무겁게 처벌할 수 없음
- 이 사건 법률조항의 법정형은 하한이 살인죄(징역 5년 이상)의 갑절인 징역 10년 이상으로, 고의로 자동차를 이용하여 사람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모살 살인범보다도 훨씬 무거운 형벌을 과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형벌체계상의 정당성을 상실하고 형벌의 기능과 목적에 본질적으로 배치됨
- 이 사건 법률조항의 가중처벌 법정형은 오히려 피해자를 유기치사·유기살인을 유발하는 역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입법목적인 교통사고 예방이나 피해자 구호에 실효성이 없음
[법관의 양형재량권 침해]
- 우리 형사법은 상대적 법정형주의 원칙을 채택하여, 법관이 죄질과 정상에 따라 적정한 형을 선고할 수 있게 폭넓은 재량의 폭을 인정함. 이는 구체적 정의를 구현하는 선고형의 합리성과 사법권 독립을 보장하는 중요한 기능임
- 우리 헌법은 범죄인의 교화개선과 사회복귀·재범방지를 형벌의 기본으로 하는 민주적 형사정책을 구현하도록 하며, 형사관계법은 법정형을 규정함에 있어서도 범죄인의 사회복귀 및 순화적응의 목적에 적합하도록 합리적인 형벌체계를 갖추어 제정하도록 하고 있음
- 이 사건 법률조항은 죄질의 형태와 정상의 폭이 넓어 탄력적으로 운용하여야 할 성질의 것인데도, 법정형의 최하한이 10년 이상 유기징역·무기징역·사형으로 규정되어 법관이 양형을 선택·선고하는 재량의 폭이 극도로 한정됨
- 최대한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별도의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어 범죄자의 귀책사유에 알맞은 형벌을 선고할 수 없도록 법관의 양형결정권을 원천적으로 제한함
- 일반예방적 차원에만 치중한 전근대적 중형위주의 가혹한 응보형주의에 따른 규정으로서 범죄인의 교육개선과 사회복귀를 기본으로 하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반함
4) 적용 및 결론
[형벌입법에 대한 위헌심판 가능성]
- 법리: 형벌입법은 국회의 입법정책적 고려에 따르나,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에서 나오는 비례성·과잉금지원칙 및 법내용상의 평등원칙의 헌법적 한계가 존재하며, 이를 자의적으로 위반한 경우 위헌심판의 대상이 됨
- 포섭: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라는 특별법 형식을 통해 제정된 이 사건 법률조항도 위 헌법적 한계 내에서 입법되어야 하며, 그 입법내용이 정의·형평에 반하거나 자의적인 경우에는 평등권 등 기본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한 입법으로서 위헌심판의 대상이 됨
- 결론: 국가의 형벌권에 관한 입법도 위헌심판의 대상이 됨
[형벌체계상 정당성·균형 상실 여부]
(가) 제한되는 기본권
-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국가는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짐. 지나치게 가혹하고 과중한 법정형은 이 존엄과 가치를 침해함
- 평등권(헌법 제11조): 법내용상의 평등을 포함하며, 형벌체계상 균형을 잃은 불평등한 법정형은 평등원칙에 반함
(나) 과잉금지원칙에 의한 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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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목적의 정당성: 교통사고 예방, 피해자 구호 확보, 도주차량에 대한 일반예방적 효과 달성이라는 입법목적은 일응 수긍할 만한 점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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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단의 적합성: 업무상 과실범에 대하여 사형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극단적 형벌위하가 교통사고 예방이나 피해자 구호의 일반예방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 부합하지 않음. 오히려 피해자 유기치사·유기살인을 유발하는 역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수단으로서의 적합성에 의문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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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침해의 최소성: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제정될 당시 이미 다른 처벌법규에 의해 가중처벌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음에도, 생명권 박탈 및 집행유예 원천 봉쇄라는 극단적 방법으로 이중적 규정을 설정하여 기본적 인권 규제의 필요최소한을 넘어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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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법익의 균형성: 법정형의 하한이 살인죄(5년 이상 징역)의 갑절인 10년 이상 징역으로서, 고의로 자동차로 사람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모살 살인범보다 더 무거운 형벌을 과하는 결과를 초래함. 과실범에서 비롯된 범죄에 대하여 사형의 법정형 상한을 두고 고의 살인범보다 무거운 하한을 설정하는 것은 죄질에 비하여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현저히 상실한 것으로, 귀책사유 이상의 과잉처벌에 해당함
결론
- 이 사건 법률조항은 형벌체계상 정당성과 균형을 상실한 과중하고 가혹한 법정형을 규정한 것으로서, 헌법 제10조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할 국가의 의무, 헌법 제11조의 법 앞의 평등원칙, 헌법상 법치국가의 기본원리인 과잉입법금지원칙, 헌법 제37조 제2항의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 침해금지에 위반됨
[주문]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2항 제1호는 헌법에 위반됨
5) 반대의견
재판관 최광률, 재판관 황도연의 반대의견
요지
- 이 사건 법률조항이 형벌의 목적·기능에 본질적으로 배치되거나 합리성·비례성의 원칙을 현저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할 수 없음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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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형벌입법의 광범한 입법재량: 법정형의 형종과 형량은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의 성격, 역사와 문화, 입법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일반의 가치관, 형사정책적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부가 결정하는 국가의 입법정책에 속하는 문제임. 그 내용이 형벌의 목적과 기능에 본질적으로 배치되거나 합리성·비례성의 원칙을 현저하게 침해하지 않는 한 쉽사리 헌법위반이라고 단정할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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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 사건 범죄의 특수성과 죄질: 이 사건 범죄는 과실범과 고의범의 특수한 결합범이며, 가중처벌의 근거는 선행행위인 과실범 자체가 아니라, 과실로 피해자 사망의 위험을 야기한 자가 방지의무를 위반하여 적극적으로 유기·도주한 고의범 및 그로 인한 피해자 사망이라는 결과의 발생에 있음. 사회윤리적 평가의 측면에서 이 사건 범죄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는 경우로 동일시해도 괜찮을 정도의 냉혹성·비난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피해자 사망에 대한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업무상과실치상·도로교통법위반·살인죄의 불법내용을 포괄하여 오히려 단순 고의 살인보다 불법의 실질이 높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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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살인죄와의 단순 평면적 비교의 부당성: 보호법익이 다른 범죄를 동일선상에 놓고 단순 평면적 비교로 법정형의 과중 여부를 판정하는 것은 잘못임. 이 사건 범죄는 사람의 생명 안전 외에도 피해자 구호의무, 도로교통 질서 등 다른 중요한 보호법익을 갖고 있으므로, 살인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이 사건 범죄의 법정형의 과중 여부를 판정할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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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법정형 하한의 합리성: 우리 형법에도 살인죄보다 법정형의 상한은 낮으면서 하한은 높은 범죄들이 있음(강도강간죄, 해상강도상해죄 등). 이 사건 범죄의 죄질이 살인죄와 비견할 정도인 이상, 일반예방적 효과 달성을 위한 형사정책적 고려에서 법정형의 하한을 살인죄보다 높였다 해서 합리성·비례성의 원칙을 현저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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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법관 양형재량권 과도 제한 주장에 대한 반론: 살인죄의 형선택 폭이 넓은 것은 살인죄의 동기·행위태양이 다양하고 정상에 참작할 사유가 많기 때문이며, 이 사건 범죄는 동기와 행위태양이 비교적 단순함. 또한 심신미약·자수 등 법률상 감경사유가 있는 경우 집행유예의 길이 완전히 막혀 있지 않으며, 이는 자수를 권장하면서 악랄한 사고운전자를 엄히 다스려 일반예방적 효과를 거두고자 하는 입법정책적 고려로서 수긍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음
결론
-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입법정책상 졸렬한 면이 있더라도 형벌의 목적·기능에 본질적으로 배치되거나 합리성·비례성의 원칙을 현저하게 침해한 것이라 할 수 없어 헌법위반이라 단정할 수 없음. 입법정책 내지 입법기술의 당부 문제와 헌법위반 여부는 판단 기준을 달리하므로, 입법의 졸렬이 곧 헌법위반은 될 수 없음
참조: 헌법재판소 1992. 4. 28.자 90헌바24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