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도7497 명예훼손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피고인의 발언에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공연성 충족 여부
- 피고인에게 명예훼손의 범의(고의) 가 있었는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 사인(私人)이 녹음한 녹음테이프를 기초로 작성된 녹취록의 증거능력 인정 요건 충족 여부
2) 사실관계
- 피고인의 아들 공소외 3 등이 피해자 공소외 4를 폭행하여 피해자가 입원함
- 피고인은 공소외 5(같은 가해학생의 부모)와 함께 피해자의 병실을 방문함 — 당시 병실에는 피해자 어머니 공소외 1, 공소외 2도 있었음
- 공소사실: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아프다는 애가 왜 게임을 하느냐, 학교에 알아보니 원래 정신병이 있었다고 하더라"는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것
- 공소외 2는 공소외 1과 같은 건물 점포에서 약 5~6년간 알고 지내는 가까운 사이로, 병문안차 함께 있었음
- 공소외 2는 제1심 및 원심 법정에서 일관되게 피고인의 공소사실 기재 발언을 듣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고, 들었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함
- 공소외 5는 제1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정신병이 있었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공소외 1로부터 정신과적 문제가 생겼다는 말을 듣고 "과거에 정신과 진료를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을 뿐이라고 진술함
- 공소외 4는 2007년 학교 친구와 교류 문제로 정신과 외래 심리검사를 받은 사실이 있음
- 원심은 녹취록 등을 증거로 채택하여 유죄를 선고하였으나, 피고인은 녹취록을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않았고 원본 녹음테이프도 증거로 제출되지 않음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형법 제307조 | 명예훼손죄 —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처벌 |
|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 진술서·진술기재 서류의 증거능력 —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원진술자의 진술로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경우 증거능력 인정 |
판례요지
(가) 녹취록의 증거능력
- 수사기관이 아닌 사인이 피고인 아닌 사람과의 대화를 녹음한 녹음테이프는 형사소송법 제311조·제312조 이외의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와 동일하게 취급함
- 피고인이 증거 동의를 하지 않는 이상, 증거능력 부여 요건: ① 녹음테이프가 원본이거나 편집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일 것, ②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에 따라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녹음된 진술내용이 자신이 진술한 대로 녹음된 것임이 인정될 것 (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4도6323 판결 참조)
- 이 사건 녹취록: 피고인 미동의, 원본 녹음테이프 미제출, 원진술자(공소외 1·공소외 2)의 공판기일 진술에 의한 진정성립 불인정 → 증거능력 없음
(나) 명예훼손의 범의
- 공소외 2가 검찰 측 증인임에도 불구하고 제1심·원심에서 일관되게 피고인의 공소사실 기재 발언을 듣지 못하였다고 진술함
- 공소외 5의 진술(피고인이 허위 단정 발언이 아닌 확인 질문을 한 것), 공소외 4의 실제 정신과 진료 이력, 피고인·공소외 5의 병실 방문 동기(합의를 위한 방문), 당시 대화 분위기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외 1의 말에 반응하여 정신과 진료 이력 여부를 확인하고자 하는 의사로 발언하였을 여지가 충분함
- 공소외 1의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이 느닷없이 "원래 정신병이 있었다"고 단정적으로 발언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명예훼손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움
(다)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공연성
-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며,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게 유포하더라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 충족 (대법원 1984. 2. 28. 선고 83도891 판결, 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도4579 판결 참조)
- 단, 전파될 가능성이 없다면 특정 한 사람에 대한 유포는 공연성을 결한다고 봄
- 이 사건 현장의 참석자(공소외 1·공소외 2·공소외 5·피고인)의 관계, 공소외 2의 진술 내용("전파하지 않았을 것이다"), 위 건물 내 점포 구조, 공소외 5의 진술 등 종합 →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없고, 전파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공연성 없음
4) 적용 및 결론
쟁점 1 — 녹취록 증거능력
- 법리: 사인 녹음 녹음테이프 기초 녹취록은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에 따라 피고인 동의 또는 원진술자 공판진술에 의한 진정성립 증명이 있어야 증거능력 인정됨
- 포섭: 피고인이 녹취록에 대해 증거 동의를 하지 않았고, 검사는 원본 녹음테이프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원진술자인 공소외 1·공소외 2가 공판기일에서 녹취록 기재 내용이 자신의 진술대로 녹음된 것임을 확인한 바 없어 진정성립 요건이 전혀 갖추어지지 않음
- 결론: 위 녹취록은 증거능력 없어 유죄 증거로 사용 불가
쟁점 2 — 명예훼손의 범의
- 법리: 명예훼손죄 성립에는 허위사실 적시의 고의(범의)가 있어야 함
- 포섭: 공소외 2(검찰 측 증인)가 일관되게 피고인 발언을 듣지 못하였다고 진술하고, 공소외 5가 확인 질문에 불과하다고 진술하며, 공소외 4의 실제 정신과 진료 이력 및 방문 동기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허위사실을 단정하여 적시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공소외 1의 진술만으로는 범의 단정 불가
- 결론: 명예훼손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움
쟁점 3 — 공연성
- 법리: 전파 가능성이 없는 경우 특정 한 사람에 대한 사실 유포는 공연성 결여
- 포섭: ① 발언 당시 현장에는 4명만 있었고, ② 공소외 2는 공소외 1과 가까운 사이로 전파 가능성이 낮고 실제 전파하지 않겠다고 진술하였으며, ③ 해당 건물에 공소외 1·공소외 2 점포밖에 없어 다른 점포주들에 대한 전파 인정 불가, ④ 공소외 5는 같은 처지의 가해학생 부모로서 전파 가능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전파 자료도 없음. 원심이 인정한 공연성 판단은 기록에 부합하지 않음
- 결론: 공연성 없음
최종 결론
원심이 녹취록 증거능력, 명예훼손죄의 범의, 공연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함
참조: 대법원 2011. 9. 8. 선고 2010도749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