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다37647 손해배상(기)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시민단체에 대한 토론회 발언이 명예훼손적 사실 적시에 해당하는지 여부
- 해당 발언이 공적 사안에 관한 것임을 이유로 언론의 자유 한계 내에 있는지 여부
- 위법성조각(공익성·진실성·상당이유)이 인정되는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 채증법칙 위반 및 심리미진 여부
- 원심의 문서제출명령 명령 존재 여부(민사소송법 제320조, 제316조)
2) 사실관계
- 피고 한국논단은 월간 '한국논단' 발행사이고, 피고 2는 그 대표이사 겸 발행인·편집인임
- 피고 한국논단은 1997. 10. 8. 서울 타워호텔에서 당시 대통령 후보자들을 초청한 "대통령 후보 초청 사상 검증 대토론회"를 주최하였고, KBS·MBC·SBS를 통해 전국 생방송됨
- 피고 2는 토론 사회자로서 신한국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질의 과정에서 이 사건 발언을 함:
- "시민단체가 전체 시민·국민을 위해 봉사하기보다 상당히 위협을 주고, 특정 세력에 반대하며, 심지어 폭력적 위협을 하고 있다. 고소 사태도 그 중 하나"
- "이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돈을 가지고 그렇게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 일설에 의하면 재벌이라든가 기업체에서 약점을 미끼로 해서 돈을 긁어 쓴다는 말도 있습니다"
- 피고 한국논단은 월간 '한국논단' 1997년 11월호에 위 토론 내용 전문을 게재하면서, 이 사건 발언 부분에 '시민단체가 특정 세력에 반대, 폭력적 위협하고 있다'는 소제목을 붙여 배포함
- 원고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외 4인)은 해당 시민단체들임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민법 제751조 제1항 | 타인의 신체·자유·명예를 해하거나 정신상 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 책임 부담 |
| 헌법 제21조 제4항 |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되며, 이 경우 피해자는 법률에 의해 구제받을 수 있음 |
| 민사소송법 제320조, 제316조 | 문서제출명령에 관한 규정 |
판례요지
- 명예훼손에서 '사실의 적시'의 의미: 사실을 직접 표현한 경우에 한하지 않고, 간접적·우회적 표현이라도 전체 취지에 비추어 사실의 존재를 암시하고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의 구체성이 있으면 족함
- 명예훼손 기사 판단 기준: 일반 독자가 기사를 접하는 통상의 방법을 전제로, 기사의 전체적 취지와의 연관하에서 기사의 객관적 내용,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 의미, 문구의 연결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독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고, 당해 기사의 배경이 된 사회적 흐름 속에서 당해 표현이 가지는 의미도 함께 고려해야 함
- 언론의 자유와 명예보호의 한계 설정: 표현된 내용이 공공적·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사안에 관한 것이면 사적 영역과 달리 평가하여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하나, 피해자가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하였는지 여부도 함께 고려해야 함
- 위법성조각: 발언 내용의 공공성은 인정되나, 진실성을 뒷받침할 증거 없고 피고들이 위 내용을 사실이라 믿은 데 상당한 이유도 없으므로 위법성조각 불인정
4) 적용 및 결론
쟁점 ① 명예훼손적 사실 적시 해당 여부
- 법리: 간접적·우회적 표현도 전체 취지에 비추어 사실의 존재를 암시하고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 침해 가능성 있을 정도의 구체성이 있으면 사실의 적시에 해당함
- 포섭: "기업체에서 약점을 미끼로 해서 돈을 긁어 쓴다"는 표현은 "일설에 의하면"이라는 형식을 취하였으나, 원고들이 기업체를 협박하여 돈을 갈취하였다는 구체적 사실을 "약점을 미끼로", "돈을 긁어 쓴다"는 비속한 표현으로 적시한 것임. 또한 "폭력적 위협을 하고 있다", "고소 사태도 그 중 하나"라는 발언도 특별한 근거 없이 원고들에 대한 비방적 비판임
- 결론: 원고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함
쟁점 ② 언론의 자유 범위 내에 있는지 여부
- 법리: 공공적·사회적 의미를 가진 사안은 언론 자유 제한이 완화되나, 피해자의 위험 자초 여부도 고려해야 함
- 포섭: 이 사건 발언이 어느 정도 공적 관계에 관한 것임은 인정됨. 그러나 시민운동단체는 업무 수행의 도덕성과 공정성, 자원 조달의 투명성을 존립의 중요 기초로 하고 있는데, "폭력적 위협"·"약점을 미끼로 돈을 긁어쓴다"는 발언은 원고들의 도덕성·순수성에 상당한 타격을 주어 향후 활동에 제약이 예상됨. 원고들은 이러한 위험을 자초하지 않았고, 오히려 피고 2가 "명예훼손으로 추가 고소될지 모르겠습니다"라고 스스로 인식하면서도 발언을 감행한 것은, 기존 고소 사안에 대한 보복 감정 또는 비방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임
- 결론: 언론의 자유의 한계를 넘어선 발언으로서 원심 판단 정당함
쟁점 ③ 위법성조각 여부
- 법리: 공익성·진실성·상당이유가 모두 인정되어야 위법성 조각 가능
- 포섭: 발언 내용의 공공성은 인정되나, 발언 내용이 사실이라고 볼 증거가 없고, 피고들이 그 내용을 사실이라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도 부족함
- 결론: 위법성조각 항변 불인정, 원심 사실인정에 채증법칙 위반 없음
쟁점 ④ 문서제출명령 법리 위반 여부
- 결론: 원심이 원고들에게 문서제출명령을 명한 바가 없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의 상고이유는 이유 없음
→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피고들 부담
참조: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0다3764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