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도4949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전환사채 발행에서 주주배정방식과 제3자배정방식의 구별 기준
- 주주배정방식으로 발행된 전환사채에서 실권주를 제3자에게 배정한 경우, 이를 제3자배정방식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 제3자배정방식의 현저한 저가 신주 등 발행이 이사의 임무위배(배임죄)에 해당하는지 여부
- 이사회 결의가 정족수 미달로 무효인 상태에서 전환사채 발행절차를 진행한 것이 배임죄의 임무위배에 해당하는지 여부
- 지배권 이전을 목적으로 한 전환사채 발행이 이사의 임무위배에 해당하는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 전환가액 산정의 적정성(주당 85,000원 vs. 14,825원) 및 공소사실 범위
2) 사실관계
- ○○○○는 1996. 10. 30. 이사회(총 17명 중 8명 참석)에서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전환사채 발행 결의 — 총액 9,954,590,000원, 전환가액 1주당 7,700원, 주주우선배정 후 실권 시 제3자배정 방식
- 주주들에게 배정기준일(1996. 11. 14.) 및 청약·납입일(1996. 12. 3.) 통지
- 주주 26명 중 공소외 3 회사만 지분비율(2.94%)에 따라 인수청약; 나머지 97.06%는 실권
- 같은 날(1996. 12. 3.) 이사회에서 실권된 전환사채를 공소외 2(△△그룹 회장)의 장남인 공소외 4 등 4인에게 배정 의결; 공소외 4 등은 당일 인수청약 및 납입 완료 후 전환권 행사하여 ○○○○ 주주가 됨
- 당시 ○○○○에 자금 수요는 있었으나 긴급·돌발적 자금조달 필요성은 없었음
- 1996. 10. 30. 이사회 결의는 정족수 미달로 무효
- 피고인 1은 대표이사, 피고인 2는 상무이사(□□□□실장, 자금조달계획 수립·집행 담당)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형법 제355조 제2항 | 배임죄: 타인의 사무처리자가 임무위배행위로 재산상 손해를 가한 경우 성립 |
| 상법 제330조, 제417조 | 신주 발행가액은 액면가 이상이어야 함 |
| 상법 제416조 | 이사회는 신주 발행 시 종류·수·발행가액 결정 |
| 상법 제424조의2 제1항 | 이사와 통모하여 현저히 불공정한 가액으로 주식 인수 시 공정가액 차액 지급 의무 |
| 상법 제513조 제3항, 제516조의2 제4항 | 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의 제3자배정은 정관 규정 없으면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 |
| 상법 제513조의3, 제419조 제4항, 제469조 | 주주배정방식에서 실권 시 이사회 결의로 제3자에게 처분 가능 |
| 상법 제399조 제1항 | 이사의 회사에 대한 임무위배 손해배상책임 |
| 상법 제472조 제2항, 제478조 제2항 | 동일 종류 사채는 발행조건 균일 원칙 |
판례요지
-
업무상배임죄의 임무위배 개념: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성질 등에 비추어 법령·계약·신의칙상 당연히 하여야 할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행위를 함으로써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함. 단, 형식적 법령위반 모두가 임무위배가 아니라 경제적·실질적 관점에서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 발생 위험이 있는 행위를 의미함
-
재산상 손해: 현실적 손해뿐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 초래 포함; 객관적으로 취득이 충분히 기대되는 이익을 얻지 못한 소극적 손해 포함. 임무위배행위가 없었다면 실현되었을 재산 상태와 현실 재산 상태를 비교하여 산정
-
주주배정방식 발행 시: 발행가액이 시가보다 현저히 낮더라도 특별한 사정 없는 한 임무위배 아님. 이사는 액면가 이상의 제약 외에 주주 전체의 이익·자금조달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경영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발행조건 정할 수 있음
-
제3자배정방식 발행 시: 시가를 적정하게 반영한 공정가액보다 현저히 낮게 발행하는 경우 공정 발행가액과 실제 발행가액의 차액 × 발행주식수 상당의 손해가 회사에 발생함. 이러한 회사의 손해는 구주 가치 희석으로 인한 기존 주주의 손해와 성질·귀속 주체·평가방법이 다르므로 구별됨
-
주주배정방식과 제3자배정방식의 구별 기준: 주주들에게 지분비율에 따라 신주 등을 우선 인수할 기회를 부여하였는지 여부로 객관적으로 결정. 주주들이 실제로 인수권을 행사하였는지 여부에 좌우되지 않음
-
실권주의 발행조건 변경 불가: 동일한 기회에 발행되는 전환사채는 발행조건이 동일하여야 하므로(사채권자평등의 원칙), 주주배정으로 발행하다 실권된 부분을 제3자에게 배정하더라도 주주의 경우와 같은 조건으로 발행할 수밖에 없음. 이 법리는 실권의 규모에 따라 달라지지 않음
-
이사회 결의 흠결과 신주발행 효력: 이사회 결의에 흠이 있더라도 이사회 결의는 회사 내부적 의사결정에 불과하므로 신주발행의 효력에는 영향 없음
-
지배권 이전과 배임죄: 이사가 주식회사의 지배권을 기존 주주의 의사에 반하여 제3자에게 이전하는 것은 기존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일 뿐, 주식회사 자체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 아님. 회사 지분비율 변화가 기존 주주 스스로의 선택에 기인한 것이라면 이사에게 지배권 이전 관련 임무위배 없음
4) 적용 및 결론
쟁점 1 — 이 사건 전환사채 발행이 제3자배정방식인지 여부
- 법리: 주주배정방식과 제3자배정방식의 구별은 주주들에게 지분비율에 따른 우선 인수 기회를 부여하였는지 여부로 객관적으로 결정; 실제 인수권 행사 여부는 무관
- 포섭: ○○○○는 배정기준일과 청약 절차를 통해 주주 전원에게 지분비율대로 전환사채 인수 기회를 부여하였음. 공소외 3 회사가 실제 인수청약을 완료하였고, 나머지 주주들은 스스로 인수청약을 하지 않아 실권이 발생함. 또한 동일 기회에 발행되는 전환사채는 발행조건이 균일하여야 하므로 실권된 부분만 전환가액을 변경할 법적 근거가 없음. 원심이 '실질적으로 제3자배정'이라고 본 것은, 피고인들이 내심으로 실권을 기대하였다는 것인지 경제적 효과가 동일하다는 것인지조차 불분명하고, 발행의 법적 성격은 주주배정방식임이 명백함
- 결론: 이 사건 전환사채 발행은 주주배정방식에 의한 것. 원심의 판단에는 전환사채 발행에 관한 법리 오해의 위법 있음
쟁점 2 — 이사회 결의 정족수 미달로 무효임에도 발행절차를 진행한 것이 임무위배인지 여부
- 법리: 배임죄의 임무위배행위는 경제적·실질적 관점에서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 발생 위험이 있는 행위를 의미; 형식적 법령위반이 곧 임무위배는 아님
- 포섭: 이 사건 전환사채는 주주배정방식으로 발행된 것이어서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려움. 이사회 결의의 흠결은 신주발행 효력에 영향 없음. 실권된 전환사채를 공소외 4 등에게 배정하기로 의결한 1996. 12. 3. 이사회 결의에는 흠이 인정되는 자료가 없음
- 결론: 이사회 결의 정족수 미달을 이유로 발행절차를 진행한 것이 임무위배에 해당한다는 원심 판단은 배임죄의 임무위배에 관한 법리 오해
쟁점 3 — 지배권 이전 목적의 전환사채 발행이 임무위배인지 여부
- 법리: 이사는 주식회사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이지 주주들의 사무를 직접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음. 경영권 이전은 지배주식 확보에 따르는 부수적 효과에 불과함
- 포섭: 이 사건에서 지분비율 변화는 기존 주주들 스스로 인수청약을 하지 않는 선택에 기인한 것임
- 결론: 지배권 이전을 초래하는 실권된 전환사채의 제3자 배정이 임무위배에 해당한다는 원심 판단은 배임죄의 임무위배에 관한 법리 오해
쟁점 4 — 전환가액의 적정성(검사의 상고이유)
- 법리: 주주배정방식에 의한 전환사채 발행에서는 반드시 시가 또는 실질가액을 반영한 전환가액으로 발행하여야 하는 것이 아님
- 포섭: 이 사건 전환사채는 주주배정방식으로 발행된 것이므로, 전환가액의 적정 여부를 따질 필요 없음
- 결론: 검사의 상고이유 이유 없음
최종 결론
원심판결 파기, 서울고등법원에 환송
5) 소수의견
반대의견 (대법관 김영란, 박시환, 이홍훈, 김능환, 전수안)
- 주주배정방식과 제3자배정방식의 구별 및 달리 취급하여야 한다는 점은 다수의견과 동일
-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주주 26명 중 1명만 인수(2.94%)하고 97.06%가 실권된 것은 이사들이 주주 대부분이 실권하도록 유도(표면이율 연 1%, 만기보장수익률 연 5% 등 매력 없는 조건)한 것으로, 발행의 실질은 제3자배정방식임
- 주주배정방식으로 발행된 것이더라도, 대량 실권이 발생하여 실권 부분을 제3자에게 배정하는 것이 당초부터 제3자배정방식으로 발행하는 것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경우에는, 이사는 ①발행을 중단하거나 ②발행조건(전환가액)을 시가에 맞게 변경할 의무 있음
- 실권주를 발행조건 변경 없이 공소외 4 등에게 배정한 것은 선관의무 위반이고, 회사에 차액 상당 자금이 덜 유입되는 손해 발생 → 업무상배임죄 성립
- 공소외 4 등은 전환사채 납입 직후 곧바로 전환권 행사 → 전환사채 발행 형식을 빌린 제3자배정방식 신주발행이 실질임
- 원심판결은 정당하므로 유지되어야 하고, 피고인들의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음
별개의견 (대법관 양승태)
- 이 사건 전환사채 발행이 주주배정방식이라는 결론은 다수의견과 동일
- 그러나, 다수의견이 제3자배정방식의 경우에는 저가발행으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여 배임죄가 성립한다는 부분에는 반대
- 이사는 회사에 필요한 만큼의 자금을 형성하면 되고, 그 이상 가능한 한 많은 자금을 형성할 의무는 없음. 회사에 필요 자금이 조달되었다면 임무를 다한 것
- 신주 저가발행으로 인한 주식가치 희석화·지분율 저하는 기존 주주의 손해이지 회사 자체의 손해가 아님. 상법상 회사와 주주의 이익은 엄격히 구별됨
- 상법 제424조의2는 주주보호 목적의 규정이지 회사의 시가발행의무 규정이 아님
- 구 상증세법령의 증여의제 규정은 저가발행의 이익이 지배주주 등으로부터 제3자에게 이전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므로, 이는 주주의 손해이지 회사의 손해가 아님을 방증
- 시가발행 시에도 저가발행에 의한 전환 주식수만큼 실제로 인수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으므로 소극적 손해 산정에 증거법상 문제 있음
- 주주배정이든 제3자배정이든 회사에 대한 임무위배 및 회사의 손해는 없으므로 배임죄 성립 불가
- 결론은 파기환송으로 다수의견과 동일하나, 파기 이유를 달리함
참조: 대법원 2009. 5. 29. 선고 2007도4949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