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도53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등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대체물(금전)이 일정 목적으로 위탁된 경우 횡령죄 성립 여부
-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는 금전에 대해 횡령죄 객체 인정 여부
- 장물인 현금을 예금 후 인출하거나 자기앞수표로 교환한 경우 장물성 유지 여부
- 본범(피고인 A)과 장물범(피고인 C) 사이의 불법원인급여 관계가 장물보관죄 성부에 미치는 영향 — 장물죄에서 추급권자의 범위
소송법적 쟁점
- 항소심에서 양형부당만을 항소이유로 삼은 경우 상고심에서 채증법칙 위배·법리오해를 상고이유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
- 피고인과 검사 쌍방이 항소한 경우 불이익변경금지 원칙(형사소송법 제368조) 적용 여부
- 징역 10년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사건에서 양형부당이 적법한 상고이유인지 여부
2) 사실관계
- 피고인 A는 동양증권 주식회사 I지점에 근무하면서 고려종합금융 주식회사 및 부은상호신용금고의 예탁금 계좌를 사실상 관리하여 옴
- 고려종금 명의 예탁금 45,645,833,078원 및 부은상호신용금고 명의 예탁금 30,809,895,667원을 횡령함
- 피고인 A는 피고인 C에게 주식회사 금양 등 상장회사 주식에 대한 시세조종('작전')에 투입할 목적으로 금원을 보관·위탁함
- 피고인 C은 위 금원을 임의로 소비 내지 은닉함(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
- 피고인 C은 피고인 A가 횡령한 금원을 차명계좌를 이용한 수차례 입출금, 환전, 자기앞수표와 현금 교환 등을 통해 보관함(장물보관 혐의)
- 제1심은 피고인 A에게 징역 10년 및 벌금 50억 원을 선고하였고, 피고인 A와 검사 쌍방이 양형부당으로 항소함
- 원심(부산고등법원)은 피고인 A의 항소를 기각하고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보다 더 중한 형(징역 10년 + 벌금 50억 원)을 선고함 — 본문상 형량 내용은 원심판결이 동일한 수치를 유지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원심이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더 중한 형을 선고하였다고 명시됨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형사소송법 제368조 | 불이익변경금지 원칙 — 피고인만 항소한 경우 원심보다 중한 형 선고 금지 |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관련 조항) | 대규모 횡령에 대한 가중처벌 |
| 형법 횡령죄 관련 규정 | 위탁물의 임의 소비·반환 거부 시 횡령죄 성립 |
| 형법 장물보관죄 관련 규정 | 재산범죄로 취득한 물건의 보관 처벌 |
판례요지
- 대체물의 횡령죄 객체성: 대체물이라 하더라도 일정한 목적 내지 용도를 특정하여 위탁된 경우, 이를 임의로 소비하거나 반환을 거부하면 횡령죄 성립함(대법원 1994. 9. 9. 선고 94도462 판결 등 참조)
- 금전 장물의 동일성 유지: 금전은 고도의 대체성을 가져 액수로 표시되는 금전적 가치가 거래상 의미를 가짐. 장물인 현금을 금융기관에 예금으로 보관하였다가 동일 액수의 현금을 인출한 경우, 물리적 동일성은 상실되었으나 금전적 가치에 변동이 없으므로 장물성은 그대로 유지됨. 자기앞수표도 액면금을 즉시 지급받을 수 있어 현금과 동일하게 취급되므로 동일한 법리 적용(대법원 2000. 3. 10. 선고 98도2579 판결 참조)
- 불법원인급여와 장물죄의 추급권자: 불법원인급여 대상 물건에 관하여 장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법리는, 피해자가 본범에게 불법원인급여를 한 경우 피해자의 반환청구권이 상실되어 추급권이 없게 되기 때문임. 이 사건 장물보관죄의 피해자는 동양증권 주식회사이고, 피고인 A는 본범에 불과하므로, 피고인 A와 피고인 C 사이의 금전 교부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더라도 피해자 동양증권 주식회사는 계속 추급권을 가지므로 장물보관죄 성립함. — 다만 원심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판단한 부분은 추급권자에 관한 법리 오해의 잘못이 있으나, 장물보관죄 성립을 인정한 결론은 정당함
- 불이익변경금지 원칙 적용 범위: 피고인과 검사 쌍방이 항소한 경우, 양형부당에 관한 검사의 항소를 이유 있다고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할 때에는 형사소송법 제368조의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되지 아니하여 원심은 제1심보다 더 중한 형을 선고할 수 있음
- 상고이유의 제한: 제1심에 대해 양형부당만을 항소이유로 삼은 경우, 원심판결에 대해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를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음. 징역 10년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사건에서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사유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함
4) 적용 및 결론
쟁점 1: 대체물인 금전의 횡령죄 객체 성립
- 법리: 대체물이라도 목적·용도를 특정하여 위탁된 경우 임의 소비·반환 거부 시 횡령죄 성립
- 포섭: 피고인 A는 피고인 C에게 주식 시세조종('작전') 투입이라는 목적을 특정하여 금원을 보관·위탁하였고, 피고인 C은 이를 임의로 소비 내지 은닉함 — 보관 목적이 특정된 금원에 해당하므로 횡령죄 객체로 인정됨
- 결론: 법리오해 없이 횡령죄 성립 인정한 원심 정당, 상고이유 배척
쟁점 2: 장물인 금전의 장물성 유지
- 법리: 장물인 현금을 예금 후 동일 액수로 인출하거나 자기앞수표로 교환한 경우에도 금전적 가치 변동이 없어 장물성 유지
- 포섭: 피고인 A가 횡령한 금원이 피고인 C 관리의 차명계좌를 통한 수차례 입출금, 환전, 자기앞수표와 현금 교환을 거쳤으나, 위 법리에 따라 장물성은 그대로 유지됨
- 결론: 장물보관죄 성립 인정한 원심 결론 정당, 상고이유 배척
쟁점 3: 불법원인급여와 장물죄 성부
- 법리: 장물죄에서 추급권자는 재산범죄의 피해자이며, 본범은 추급권자가 아님. 피해자의 추급권이 유지되는 한 장물죄 성립
- 포섭: 장물보관죄의 피해자는 동양증권 주식회사이고, 피고인 A는 본범에 불과함. 피고인 A와 C 사이의 불법원인급여 여부와 무관하게 피해자 동양증권 주식회사의 추급권은 소멸하지 않음 — 원심은 추급권자를 피고인 A로 잘못 파악하여 법리를 오해하였으나 결론은 정당
- 결론: 피고인 C에 대한 장물보관죄 성립 인정, 상고이유 배척
쟁점 4: 불이익변경금지 원칙 적용 여부
- 법리: 피고인·검사 쌍방 항소 시, 검사의 양형부당 항소가 인용될 경우 형사소송법 제368조 불이익변경금지 원칙 미적용
- 포섭: 피고인 A와 검사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고, 원심이 검사의 항소를 이유 있다고 판단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한 사안
- 결론: 원심이 제1심보다 더 중한 형을 선고한 것은 적법, 형사소송법 제368조 위반 없음
쟁점 5: 상고이유 적법성
- 피고인 A, B는 제1심에 대해 양형부당만을 항소이유로 삼았으므로 채증법칙 위배 등을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음
- 징역 10년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피고인 B, C에 대해 양형부당은 적법한 상고이유 불해당
최종 결론: 피고인 A, B, C의 상고를 모두 기각. 피고인 A, C에 대하여 상고 후 구금일수 중 100일씩을 각 본형에 산입
참조: 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2도5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