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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판례

[표준] 4. 형사소송의 구조: 대법원 92헌마44 판결

1995. 11. 30.

AI 요약

92헌마44 소송기록 송부지연 등에 대한 헌법소원

1) 쟁점

적법요건 판단

  • 자기관련성·현재성: 청구인의 제1심 소송기록이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검사를 거쳐 항소법원에 실제 송부되었으므로 충족
  • 직접성: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일의적·명백하여 집행기관의 심사·재량 여지 없이 기록 송부를 규정하고, 기록송부행위는 사실행위로서 형사소송법상 별도 구제절차 및 행정쟁송 대상이 아니므로 직접성 충족
  • 권리보호이익: 항소심 판결 확정으로 청구인의 주관적 권리구제는 불가능하나, ① 이 사건 법률조항에 기한 기록송부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고, ② 형사소송에서 피고인 방어권 보호라는 헌법질서 수호를 위하여 헌법적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므로 심판청구 이익 인정

본안 판단

  • 형사소송법 제361조 제1항·제2항이 항소 소송기록 송부 시 검사를 경유하도록 규정함으로써 피고인의 신속·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헌법 제27조 제1항·제3항) 및 법관의 재판상 독립을 침해하는지,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2) 사실관계

사건 개요

  • 청구인은 1991. 8. 24. 서울형사지방법원에 91고합1357 국가보안법위반죄 등으로 구속기소되어 1992. 1. 7. 징역 6년·자격정지 4년 선고받음
  • 피고인·변호인·검사 모두 항소하여 항소장이 1992. 1. 9. 및 1. 13. 접수됨
  • 원심법원은 1992. 1. 27.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에게,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는 1992. 2. 24.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에게(법정기간 7일보다 21일 초과), 서울고등검찰청 검사는 1992. 2. 28. 서울고등법원에 소송기록·증거물을 각 송부함
  • 청구인은 항소심 제1회 공판기일에 정치적 주장을 하며 임의 퇴정하여 변론 종결되었고, 항소심에서 징역 4년·자격정지 3년 선고, 대법원에서 상고기각으로 확정

당사자 주장

청구인

  • 이 사건 법률조항이 당사자주의 소송구조 하에서 소송기록을 유독 검사에게만 먼저 송부하도록 하는 것은 피고인을 검사보다 현저히 차별하는 것으로 헌법 제11조 평등권 및 헌법 제27조 제3항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
  •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의 21일 초과 지연송부는 헌법 제27조 제1항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제3항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위헌의 공권력행사

피청구인(서울지방검찰청 검사)

  • 적법요건 관련: 청구인이 항소심 제1회 공판기일에 재판을 거부하고 임의 퇴정하여 방어권을 자발적으로 포기하였으므로 자기관련성·현재성 및 권리보호이익 결여로 부적법
  • 본안 관련: 현행 형사항소심은 속심구조로, 검사는 속심에서도 수사권자 지위를 보유하며 공소유지 준비가 필요하므로 검사 경유규정은 논리필연적·합리적 근거가 있음; 법정 송부기간은 훈시규정에 불과하고, 21일 지연은 검사 항소이유서 동시 제출로 일부 상쇄됨

법원행정처장

  • 송부기간 규정은 훈시규정이므로 약간의 지연만으로 피고인 권리침해라 보기 어려움
  • 당사자주의 기반 형사소송체계에서 검사 경유방식은 꼭 필요한 절차가 아니며, 법원 간 직송방식으로 개정이 바람직함

법무부장관

  • 이 사건 법률조항 기반 공권력 행사는 재판장의 소송지휘권 행사라는 다른 집행행위를 통해야 기본권 침해가 나타나므로 직접성 결여로 부적법
  • 청구인 권리침해는 없었음

3) 적용법령 및 결정요지

적용법령

조문요지
형사소송법 제361조 제1항원심법원은 항소장 접수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소송기록·증거물을 대응 검찰청검사에게 송부, 그 검사는 7일 이내에 항소법원 대응 검찰청검사에게 재송부
형사소송법 제361조 제2항항소법원 대응 검찰청검사는 소송기록·증거물을 받은 날로부터 5일 이내에 항소법원에 송부
헌법 제27조 제3항형사피고인은 상당한 이유 없는 한 지체 없이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신속·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헌법상 근거)
헌법 제37조 제2항기본권 제한 시 과잉금지원칙(목적의 정당성·방법의 적절성·피해의 최소성·법익의 균형성)

결정요지

(1) 형사소송 구조와 기록송부 방식

형사소송 구조를 당사자주의와 직권주의 중 어느 것으로 할 것인가는 입법정책의 문제임. 헌법 제11조 제1항 평등권, 제12조 제1항 적법절차, 제27조 제1항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근거로 형사소송에서 완벽한 당사자주의나 무기평등의 원칙이 헌법상 요구된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현행 형사소송법은 공소장에 공소사실 특정 기재(제254조 제4항), 공소장변경절차(제298조), 교호신문방식(제161조의2), 전문증거법칙(제310조의2) 등 소송절차 전반에 걸쳐 기본적으로 당사자주의 소송구조를 취하는 것으로 이해됨. 당사자주의에 충실하려면 제1심 법원에서 항소법원으로 소송기록을 직접 송부함이 바람직함.

(2)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헌법상 의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는 주로 피고인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인정된 기본권이지만 동시에 실체적 진실발견, 소송경제,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형벌목적의 달성과 같은 공공의 이익에도 근거가 있기 때문에 어느 면에서는 이중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어, 형사사법체제 자체를 위하여서도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 기본권임.

(3) 과잉금지원칙 심사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검사에게 항소 사실·내용 사전 고지, 항소이유서 작성, 피고인 이송, 공소유지 준비, 장부정리·증거물관리 등)은 일응 정당하므로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되나,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판단함.

(4)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성

  •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 기록송부 시 검사 경유로 인해 직접 송부보다 기록 도달이 지연되어 피고인의 신속한 재판 기회 감소. 형사소송법 제92조상 항소심 구속기간이 최장 4월로 제한된 상황에서 검사가 최장 12일 기록 보관 가능. 이 사건 법률조항 소정의 송부기간은 훈시규정으로 해석되어 사실상 기록 보관기간에 제한이 없고, 실무상 검사가 송부기간을 어기는 사례가 많음
  • 방어권 침해: 헌법상 법치주의 원리, 헌법 제12조 제1항 적법절차, 제27조 제1항 공정한 재판청구권은 항소심에서도 피고인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할 것을 요구함. 현행 형사항소심이 기본적으로 속심제인 이상 항소심 방어권 보장의 내용은 본질적으로 제1심과 동일하게 보아야 함. 검사가 기록 송부를 지연하면 구속기간 제한과 맞물려 항소심 심리기간이 단축되고 피고인의 무죄 입증을 어렵게 할 수 있으며, 피고인의 기본권 보장을 오로지 법집행자(검사)의 의사에만 기대게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음. 이 사건 법률조항 소정 송부기간이 훈시기간인 이상 위반 시 구제수단이 사실상 없음
  • 보석·구속취소 제도 이용 제한: 기록이 검사에게 있는 동안 보석·구속취소 결정이 원심법원 관할이나, 실무상 기록이 항소법원에 도착할 때까지 결정을 미루는 경우가 많음
  • 법원·검찰 분리 원칙 및 법관 재판상 독립 침해: 헌법 제101조·제103조·제106조는 사법권독립을 보장하며, 소추기관인 검사에게 재판기록을 경유하게 하는 것은 법원·검찰청 분리 원칙에 반하고, 검사의 기록 장기 보관 시 구속기간 제한과 결합하여 항소법원의 심리기간을 사실상 검사가 결정하게 되어 법관의 재판상 독립에 영향을 줌

4) 적용 및 결론

가. 적법요건 판단

  • 법리: 헌법소원이 주관적 권리구제에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①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거나 ② 헌법질서 수호·유지를 위해 헌법적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는 경우 심판청구 이익 인정
  • 포섭: 이 사건 법률조항에 기한 기록송부행위는 형사항소심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고, 형사소송에서 피고인의 방어권 보호라는 헌법질서 수호를 위해 헌법적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가짐. 자기관련성·현재성은 실제 기록 송부가 이루어졌으므로 충족. 직접성은 일의적·명백한 규정으로 사실행위에 대한 별도 구제절차가 없으므로 충족
  • 결론: 적법요건 모두 충족, 본안 판단 진행

나. 형사소송법 제361조 제1항·제2항의 위헌 여부

(가) 제한되는 기본권

  • 헌법 제27조 제1항·제3항의 신속·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피고인이 지체 없이 재판받을 권리이자 실체적 진실발견·소송경제·국민 신뢰 등 공공의 이익에도 기초하는 이중적 성격의 기본권으로 형사사법체제 자체를 위해서도 중요
  • 헌법 제103조·제101조 등에 기한 법관의 재판상 독립

(나) 과잉금지원칙에 의한 심사

(1) 목적의 정당성

  • 검사에게 항소 사실·내용을 사전 고지하여 항소이유서 작성, 피고인 이송, 항소심 공소유지 준비, 형 집행 지휘, 각종 검찰사무 처리 등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은 일응 정당

(2) 수단의 적합성

  • 직접 언급은 없으나, 결정문은 방법의 적절성보다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에 위반을 주된 위헌 근거로 삼음

(3) 침해의 최소성

  • 검사에게 항소 사실 통보, 항소이유서 작성 기회 부여, 피고인 이송·형 집행 등은 이 사건 법률조항 외에 형사소송법의 다른 규정(예: 항소장 수리·통지, 기록 열람 등)만으로도 충분히 달성 가능
  • 굳이 검사를 경유하여 소송기록 전체를 보관하게 하는 것은 필요 최소한도를 초과하는 수단임
  • 검찰사무 처리를 위한 자세한 정보 필요성은 형사소송법·형사소송규칙 개정을 통한 정보 통보 방식으로 충족 가능하며, 그러한 필요성만으로 앞서 본 문제점을 정당화할 수 없음
  • 효율성·비용·편리성 주장은 피고인의 헌법상 기본권 및 재판상 독립 침해를 합리화하기 부족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 수단이 반드시 더 효율적이라고도 단정할 수 없음
  • 결론: 피해의 최소성 위반

(4) 법익의 균형성

  • 보호하려는 공익: 검사의 항소이유서 작성, 공소유지 준비, 피고인 이송·소재 파악, 형 집행 등 편의 제공
  • 침해되는 이익: 피고인의 신속·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항소심 구속기간 4월 중 최장 12일 또는 사실상 그 이상 심리기간 단축), 방어권(무죄 입증 기회 제한), 법관의 재판상 독립(검사가 사실상 항소심 심리기간 결정)
  • 침해되는 이익이 보호되는 공익보다 현저히 크므로 법익의 균형성 위반

최종 결론 형사소송법 제361조 제1항, 제2항은 그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형사소송법의 다른 규정만으로 충분한데도 구태여 항소법원에의 기록송부 시 검사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피고인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고 법관의 재판상 독립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여 헌법 제27조 제1항 및 제3항 규정의 신속·공정한 재판을 받을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의 법률조항임.

주문: 형사소송법 제361조 제1항, 제2항은 헌법에 위반된다.


5) 반대의견 (재판관 정경식, 재판관 신창언)

요지 및 근거

  •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제1심 재판 종결 후 항소심 진행을 위해 소송기록을 검사를 경유하여 송부하도록 하는 순전히 기술적 절차에 관한 규정으로, 구체적인 공판절차상 공격·방어와 무관하여 당사자주의 소송구조와 직접 관련이 없음
  • 당사자주의 소송구조 하에서도 검사와 피고인이 모든 절차에서 완전히 동일한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으며, 검사는 공익 전체의 대표자로서 범죄 수사·공소 제기·유지·재판집행 지휘 등 고유 권한과 임무를 부여받고 있으므로 그 지위를 고려한 입법자의 배려임
  • 소송기록 송부는 어느 방식이든 일정 기간이 소요되며, 직접 송부하더라도 반드시 12일보다 짧다고 단정할 수 없고, 최장 12일의 기록송부기간이 전체 형사소송법 체계가 용인할 수 없을 정도의 부당한 장기간이라고 볼 근거도 없음
  • 항소심 구속기간 4월 중 12일을 제외하여 심리기간이 단축된다는 다수의견의 논리는, 항소법원이 검사의 기록 송부 지연으로 충분한 심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판단하면 구속을 해제하고 재판을 계속할 수 있으므로 타당성을 결함
  • 검사의 고의적 기록 송부 지연으로 인한 방어권 침해는 검사의 위법행위에 의한 침해이지 이 사건 법률조항의 규정 내용 자체에 의한 침해가 아니며, 이를 혼동한 것임
  • 보석·구속취소 결정을 기록 도착까지 미루는 것도 이 사건 법률조항 자체가 아니라 제1심 법원의 재판 관행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위 조항 자체의 위헌 여부 판단과 무관함
  • 심급별로 법원에 대응한 검찰청을 설치하는 현행 체계상,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기록송부절차는 심급별 법원·검찰 분리 원칙 아래 각 심급 검찰청이 고유 역할을 원활히 수행하도록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며, 소송기록이 검사를 경유한다는 사유만으로 법관의 재판상 독립이 침해된다고 할 수 없음
  • 결론: 이 사건 법률조항은 항소심 기록 송부방법·기간에 관한 순수한 기술적 절차규정으로서, 입법재량권이 헌법규정이나 헌법상 제원리에 반하여 자의적으로 행사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는 합헌의 법률조항임

참조: 헌법재판소 1995. 11. 30.자 92헌마44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