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도1549 살인(예비적죄명: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사기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고속도로 추돌사고가 살인의 고의에 의한 것인지, 졸음운전에 의한 과실인지 여부
- 보험금 수령 목적이 배우자 살해의 충분한 동기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 피해자 혈흔에서 검출된 수면유도제(디펜히드라민) 성분이 고의 범행의 간접사실이 될 수 있는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 간접증거만으로 살인죄 유죄 인정 시 요구되는 증명의 정도
- 자유심증주의의 한계 — 논리칙·경험칙·과학법칙에 부합하지 않는 간접사실 인정의 위법 여부
- 무죄추정 원칙 및 '의심스러우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원칙의 적용
2) 사실관계
- 피고인은 2008년 ○○○○ 국적 피해자(여, 24세)와 혼인, 슬하에 딸 1명을 두고 피해자는 사고 당시 임신 7개월 상태였음
- 피고인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11개 보험사에 피해자를 피보험자·피고인을 수익자로 하는 25건의 생명보험에 가입(월 보험료 합계 약 360만 원, 사망 시 보험금 최대 약 95억 원 추산); 이 중 사고 약 2개월 보름 전인 2014. 6. 5. 삼성생명 변액유니버셜보험(사망보험금 약 30억 9,000만 원) 가입
- 피고인은 2014. 8. 23. 03:41경 경부고속도로 하향 335.9㎞ 지점 5차로(갓길)를 운행하던 중, 비상정차대에 정차 중이던 8t 화물차 후미에 스타렉스 승합차 전면 우측 68% 부분이 추돌함; 피해자 현장 사망, 피고인은 구조 후 생존
- 피고인은 수사 이래 일관되게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라고 주장
- 사고 현장의 객관적 증거는 반대편 상행선 휴게소 CCTV 영상이 유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화질·해상도 불량으로 차량의 정확한 위치·속도·움직임 판단 불가 의견 제출
- 피해자가 덮고 있던 이불 혈흔(DNA 식별 불능)과 차량 유리창 혈흔(피해자 DNA 확인)에서 수면유도제 성분 디펜히드라민 검출; 그러나 피고인 혈흔(에어백)에서도 동일 성분 검출됨
- 피고인의 경제 상황 — 자산이 부채를 상회, 악성 부채 없음, 생활용품점 월 수익 900~1,000만 원 수준 및 부수 수입 존재, 보험료 연체 또는 다수 실효 정황 없음
- 원심(대전고법 2015노358)은 살인 및 사기 공소사실 전부 유죄 판결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형사소송법상 증명의 정도(법원 해석) | 유죄 인정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엄격한 증거 요함 |
| 헌법상 무죄추정 원칙 |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되며 그 번복은 직접증거에 버금가는 수준 요함 |
| 자유심증주의(형사소송법 제308조) |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 판단에 의하나 논리칙·경험칙 한계 내에서만 허용 |
판례요지
- 형사재판에서 유죄 인정은 법관에게 합리적 의심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의 확신을 주는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그에 이르지 못하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함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31 판결 참조)
- 간접증거만으로도 살인죄 유죄 인정 가능하나, 개별 간접사실은 합리적 의심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하고, 상호 모순·저촉이 없어야 하며 논리·경험칙·과학법칙으로 뒷받침되어야 함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10895 판결 참조)
- 유죄 인정은 범행 동기·수단·과정·전후 태도 등 여러 간접사실로 보아 피고인의 범행이 압도적으로 우월하게 증명되어야 하며, 고의적 범행이 아닐 여지를 확실하게 배제할 수 없다면 유죄로 인정 불가
- 무죄추정의 번복은 직접증거가 존재할 경우에 버금가는 정도여야 함
- '의심스러우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원칙은 객관적 증거와 치밀한 논증 없이 가능성의 우월함만으로 단죄할 수 없는 근거가 됨
4) 적용 및 결론
쟁점 ① 살인의 동기
법리 — 간접증거에 의한 살인죄 유죄 인정 시 동기 부분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 요함
포섭
- 피고인의 경제 상황은 자산 > 부채, 악성 부채 없음, 월 수익 충분, 보험 연체 없음; 절박한 경제적 궁박 상태 불인정
- 보험 가입이 사고에 임박하여 집중된 것이 아니라 결혼 직후인 2008년부터 매년 꾸준히 가입, 피고인 본인·부모·자녀 등 가족 전반을 피보험자로 한 다수 보험 동시 보유; 보험을 자산운용 수단으로 활용한 정황 존재
- 사망보험금 최고액 삼성생명 보험의 경우 보험모집인이 일시금 환산액 30여억 원임을 피고인에게 설명한 사실 없음; 피고인이 이를 인식하고 범행을 계획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움
- 부부관계 원만, 부부갈등·불륜·금전 외 살해동기 불확인; 임신한 태아가 아들임을 알고 기뻐하였으며 태아보험 2건 가입
- 금전만이 살인 동기가 되려면 극단적 경제적 궁박이거나 범죄적 악성이 있어야 하는데 해당 사정 모두 불인정
결론 — 보험금 수령 기대만으로 살해 동기가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음; 원심의 동기 판단은 간접사실의 증명 정도가 부족한 채로 이루어진 것임
쟁점 ② 범행방법의 선택
법리 — 간접사실은 논리·경험칙·과학법칙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하고, 고의성이 아닐 여지를 확실히 배제할 수 없으면 유죄 인정 불가
포섭
- 시속 60~70km로 주행 중 대형 화물차 후미를 조수석 쪽만 정확히 추돌하는 것은 결과 예측·통제 가능성 측면에서 계획 범행으로 채택하기 어려운 방법
- 실제 사고 결과 이 사건 차량은 조수석 전부·운전석 오른쪽 일부까지 화물차 적재함 아래로 파고 들어갔고, 피고인은 차량 구조물에 다리가 끼어 소방에 의해 강제 절단 후 구조됨; 경동맥·대퇴동맥 등 치명 부위 인접 부상
- 범행 준비 흔적(범행장소 탐색·충돌방법 연구 등) 수사기관 압수수색에서 전혀 미발견
- 사고 지점에 이르기 전 커브 구간 통과 후 갓길 정차 화물차를 발견하고 1분 이내에 실행한 것으로서, 계획적 범행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즉흥적·우연적
- 피고인이 고도의 신체 위험을 감수할 무모한 성향이라는 자료 없음
결론 — 이 사건 범행방법이 고의 살인 범인이 선택할 수 있는 범주에 속하는지 단정하기 어렵고, 원심이 이 부분을 충분히 심리하지 않은 채 유죄를 인정한 것은 논리·경험칙에 반함
쟁점 ③ 사고 발생 당시 상황(간접사실의 과학적 증명)
법리 — 개별 간접사실의 인정 자체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어야 하고, 상호 모순·저촉이 없어야 함
포섭
- 상향등 점등 — 졸음운전 중 순간적 반무의식 상태에서 상향등 조작 가능성, 상향등 점등 후 약 20초·422m 추가 진행 후 사고 발생; 졸다 깨다를 반복하며 상향등을 켠 뒤 재가수면 가능성 배제 못함; 과학적 검증 없이 단정 불가
- 수동변속기 변속 — 변속 시점 불분명
- '앞 숙임 현상' —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관은 화질 불량으로 제동장치 조작 여부 판단 불가 의견 제출; 현가장치 특성·노면 상태·속력 등 복합 원인 가능성 제시; 다른 감정인 의견과 불일치
- 추돌 직전 조향 조작 경로 — 감정인 공소외 15·16·17의 분석(우조향 후 좌조향만으로 충돌 위치 도달 가능)과 원심의 추론(추가 우조향 필요)이 불일치; CCTV 영상에서도 원심 추론과 합치하는 방향 변화가 확인되지 않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영상 해상도·화질 불량으로 명확한 판단 불가 의견 제출
- 수면유도제 성분 — 피해자 혈흔에서 디펜히드라민 검출되었으나, 피고인 에어백 혈흔에서도 동일 성분 검출됨; 임산부가 복용 가능한 디펜히드라민 포함 복합제제 가능성, 다른 약물 동시 복용 여부 미확인; 이불 혈흔은 DNA 식별 불능으로 피해자 혈흔 여부 단정 불가
- 안전벨트 미착용 — 의자를 뒤로 젖혀 누운 자세에서 안전벨트 불편으로 자발적으로 풀었을 가능성 배제 불가; 피고인이 임의로 풀었다는 증거 없음
결론 — 원심이 인정한 간접사실들이 논리칙·경험칙·과학법칙에 의해 충분히 뒷받침된다고 볼 수 없고, 졸음운전 가능성을 배제할 과학적·정밀한 심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유죄를 인정한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것임
최종 결론
- 살인의 동기, 범행방법의 선택, 사고 당시 상황 어느 부분에서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음
- 원심판결은 형사재판에서 요구되는 증명의 정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거나, 논리·경험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음
- 사기의 점은 살인의 점과 불가분적으로 연결되어 함께 파기 대상이 됨(나머지 상고이유 판단 생략)
- 주문: 원심판결 파기, 대전고등법원에 환송 (관여 대법관 일치된 의견)
참조: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7도1549 판결